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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최태원-빌 게이츠 소형원자로 의기투합, 원전 르네상스 이끌길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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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에너지 전환 세미나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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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빌 게이츠 MS 창업자가 차세대 소형원자로(SMR) 개발을 위해 의기투합한 것은 지분투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SK그룹은 15일 게이츠 창업자가 설립한 SMR 설계기업 테라파워에 2억5000만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 탈원전 자해로 쑥대밭이 된 원전산업을 기업들이 다시 신성장동력으로 삼으려는 본격적인 신호탄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원전 최강국 도약을 내세운 새 정부 출범 후 탈원전 족쇄가 풀리니 기업들이 앞다퉈 소형원전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SK 외에도 GS에너지, 두산에너빌리티, 삼성물산이 세계 1위 SMR 기업인 뉴스케일파워와 SMR 건설·운영사업 공동추진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SMR는 공장에서 부품을 만들어 현장에서 조립하는 발전용량 300㎿ 이하 소규모 원전이다. 대형 원전보다 건설기간이 짧고, 건설비용도 확 줄일 수 있다. 일체화된 원자로 덕분에 방사능 누출 가능성이 작고, 대형 원전이 들어서기 힘든 도서산간지역에 설치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영국국립원자력연구소는 2035년까지 SMR 시장을 최대 630조원 규모로 전망했다.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판이니 시장 선점이 급선무다. 그럴수록 10년 전 세계 최초로 소형원자로 표준설계 인증을 획득할 만큼 SMR 선도국이었던 우리가 이젠 미·중·러에 뒤처지는 현실이 더욱 아쉽다. 지난 5년간 탈원전으로 허송세월한 탓이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우리 기업들이 SMR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점을 위안으로 삼아야 할 듯하다. SMR 투자와 함께 원전해외세일즈도 강화해야만 원전생태계를 정상화할 수 있다. 한국형 원전 1기 수출은 자동차 25만대 수출과 맞먹는다. 이와 관련해 이달 중 한수원의 사우디 엘다바 원전 일부 수주가 유력하다고 하니 반갑다. 이 기세를 몰아 체코·폴란드·영국 원전도 수주하기를 바란다. 기술이 국가경쟁력을 좌지우지하는 시대다. 대형 원전을 건설할 수 있는 나라는 우리를 포함해 손으로 꼽을 정도다. SMR 분야에서도 우리가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도록 정부도 팔을 걷어붙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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