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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이준석 전대 영향력 행사 나설까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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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사실상 이별을 선택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에겐 이 말이 가장 어울린다.

초읽기에 들어간 성상납 관련 경찰 조사 마무리와 여전히 남은 징계 기간 등 이 전 대표로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그렇다고 그의 정치적 생명이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 2030 보수층의 지지를 받고 있는 이 전 대표는 다가올 전당대회에서 자신의 입지를 다시 다지기 위해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일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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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전당대회에도 변수는 윤 대통령의 복심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의 차기 당대표와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는 조기 진행이 유력한 상황이다. 지금까지 윤핵관을 비롯한 친윤계 의원들은 조기 전당대회를 주장해왔다. 이 전 대표의 복귀일이 내년 1월인 상황에서 빠르게 전당대회를 끝내고 새 지도 체제를 정비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조기 전대로 치러질 가능성이 커지며 이미 하마평에 오른 후보들의 마음은 바빠졌다. 국민의힘 당 대표에 나설 인물로는 김기현·안철수·정진석·주호영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 등이 거론된다. 이번 조기 전대를 통해 당선된 대표는 2024년 총선의 공천권이라는 막강한 힘을 갖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전대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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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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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권의 가장 큰 변수로는 윤 대통령이 거론된다. 윤 대통령의 경우 현재 30%를 겨우 넘어서는 지지율을 보이고는 있지만 그가 당에 끼치는 영향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이 대표를 둘러싼 당 내홍 과정에서 보여줬듯 여전히 윤핵관을 위시한 친윤계 의원들은 견고한 세력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당 대표 본 경선의 경우 당원 70%에 국민 30%로 선출된다는 점에서 민심보다 당심이 중요한 상황이다.

여전히 바닥을 보이는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전당대회의 변수가 될 수는 있다. 친윤계 의원들의 계획대로 두 달 뒤인 10월에 전당대회가 치러지는 시점에 윤 대통령 지지도가 어느 정도 회복한다면 윤심의 영향은 당권 경쟁에 크게 발휘될 수 있지만, 반대로 지금처럼 20%대에서 탈출하지 못한다면 친윤 색채가 오히려 후보들에게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7일 취임 100일은 맞는 윤 대통령은 28%대 국정수행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리서치가 KBS의뢰로 지난 12~14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에게 물은 결과(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p)), 윤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 하고 있다’는 응답은 28%, ‘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67%를 기록했다. 긍·부정 차이는 39%p로 오차범위 밖이다. 전 지역에서 부정평가가 우세했다.

특히 윤 대통령이 임기 내 국정운영 전망에 대해서는 ‘잘할 것’이라는 응답은 37.6%, ‘못할 것’이라는 응답은 59.3%로 나타났다. 또 이 조사에서 정권초 지지율이 낮은 이유로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인 46%가 윤 대통령의 책임을, 그 다음으로 윤핵관 등 핵심 측근(19.7%)를 꼽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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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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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갈 길은 개혁보수뿐, 유승민과 손잡을까

각자 도생의 길을 가는 이 전 대표로서는 당분간 당이나 대통령과 거리를 두며 차별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민의힘 주류와 차별점을 둔 개혁보수의 길을 간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딱히 다른 방도도 없다.

실제 그는 지난 13일 긴급기자회견에서 “과거 자유한국당과 새누리당의 모습은 대안이 될 수 없다”며 “공정과 젠더, 차별, 약자에 대한 담론 등 미래 담론을 하나도 다루지 못하는 정치권이 어떻게 젊은층의 참여를 끌어내겠느냐”고 새로운 정치를 강조했다.

향후 유승민 전 의원과의 연대 시나리오를 예상해 볼 수 있다. 비록 그 자신은 조기 전당대회에서 출마가 어렵지만, 유 전 의원과의 연대를 통해 정치적으로 재기를 노릴 가능성이 엿보인다.

두 사람의 연대 가능성이 높은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 전 대표와 가까운 유 전 의원은 윤핵관의 이 전 대표 축출에 반대했으며 그 자신이 경기도지사 경선에서 윤심이 작동한 조직력에 밀려 패한 아픔이 있다.

당시 경선에서 패한 뒤 유 전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권력의 뒤끝이 대단하네요. 공정도, 상식도 아닌 경선이었습니다. 윤석열 당선자와의 대결에서 졌습니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지난달 부산에서 열린 북 콘서트에서는 “윤석열 캠프에 있었던 몇 사람의 머릿속에서 나오는 해법으로는 경제위기 대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하는 등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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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전 대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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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계 입장에서는 유 전 의원과 이 전 대표가 연합할 경우 무시하긴 어렵다. 이 전 대표가 당 대표에 출마하지 못한다고 해서 그의 영향력까지 사라지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한길리서치가 6~8일 만 18세 이상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포인트)에서 차기 당대표로 적합한 후보를 물은 결과, 유승민 전 의원이 23.0%로 1위를 기록했고 이 전 대표는 16.5%를 기록했다. 윤핵관인 권성동 원내대표는 2.5%, 장제원 의원은 2.2%에 불과했다.

유 전 의원과 이 전 대표 모두 현재 국민의힘 밖에서 잠행 중인데, 두 사람이 전당대회에서 선출될 차기 당대표 지지율의 40% 가량을 차지한 것이다.

다만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여론조사나,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적합도 조사가 실제 경선에서 그대로 표로 반영되기는 힘들다. 당원의 선택이 큰 영향을 미치는 국민의힘의 경선 룰을 감안했을 때, 유 전 의원과 힘을 합친다고 해도 이 대표가 바라는 결과를 얻기는 쉽지 않다. 이런 상황을 의식한 듯 이 대표는 최근까지 자신을 지지하는 청년층에게 표를 행사할 수 있는 권리당원이 되어 달라고 강조해 왔다. 이러한 그의 호소가 경선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미지수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아직 유 전 의원과 이 전 대표가 연대를 공식화한 것은 아니지만 개혁보수라는 정체성을 공유하는 두 사람의 연대는 유의미한 보수세력의 등장이라는 점에서 점수를 받을 것 같다”며 “재기를 꿈꾸는 유 전 의원과 당내 기반을 만들길 원하는 이 전 대표의 이익이 맞아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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