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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윤석열 정부 출범

당대표·대통령 측근 싸움…“어느 여당이 이랬나”[윤석열 정부 10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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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집권여당 100일’

경향신문

바람 잘 날 없었던 100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13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왼쪽 사진). 권성동 원내대표가 지난달 2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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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대표 징계 후 비대위
대통령 ‘내부 총질’ 문자 파문
이 대표는 대통령 공개 저격
‘콩가루 집안 되어 간다’ 탄식

대통령의 ‘장악력’ 크지 않고
확고한 당 주도세력도 없어

국민의힘이 17일로 집권여당 100일을 맞는다. 국민의힘은 그사이 이준석 대표 중징계, 윤석열 대통령의 ‘내부총질’ 문자 파동,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이 대표의 윤 대통령 공개 저격 등 정권 초 어느 여당에서도 볼 수 없었던 ‘콩가루 집안’ 양상을 보였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책임감 있는 여당의 모습과 집권 초 추진할 국정과제는 보이지 않고, 당대표와 대통령 측근들의 집안 싸움만 부각됐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국민의힘의 100일은 지난 대선 때 봉합한 여권 ‘투톱’(이 대표와 윤 대통령)의 갈등이 6·1 지방선거 이후 폭발하는 과정이었다. 지방선거까지만 해도 더불어민주당과의 싸움에 집중하느라 내부 갈등은 봉합 상태를 유지했다.

지방선거 대승 이후 외부의 적이 사라지자 내부 갈등이 불거졌다. 이 대표와 정진석 국회부의장의 말싸움, 혁신위원회 출범을 둘러싼 최고위원회 내부 갈등,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만찬 회동을 둘러싼 진실게임이 대표적이었다. 이때만 해도 이 대표가 대통령을 직접 공격하지는 않았다. 이 대표는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을 비난하되, 윤 대통령은 감싸는 분리 대응책을 썼다. 지난달 8일 당 윤리위에서 이 대표에게 성비위 증거인멸 의혹과 관련해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징계를 내리고, 당이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됐을 때 이 대표는 비공개로 전국의 당원들을 만나며 복귀를 노렸다.

하지만 지난달 26일 윤 대통령이 권 원내대표에게 보낸 ‘내부총질이나 하던 당대표’ 메시지가 노출된 후 상황이 악화됐다. 이 대표에 대한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이 공개되자 친윤계는 거침없이 이 대표 복귀를 막는 비대위 전환에 속도를 냈다. 그 결과가 ‘주호영 비대위’다. 이 대표는 법원에 비대위 전환 결정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필두로 연일 방송에 출연하며 윤 대통령을 직격하고 있다. 집권 초 여당 대표로선 유례없는 행보다.

이는 ‘박근혜 탄핵’과 친박계 몰락으로 무주공산이 된 당 현실을 반영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부에서 수혈돼 대권을 잡은 윤 대통령이 여당을 장악하려 하고 바른정당 출신의 비주류였던 이 대표도 당을 원하는 모습으로 바꾸려 하는데, 당내 주도세력이 없다 보니 양측 갈등이 더 증폭된다는 것이다. 한 당직자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는 대통령이 당을 장악하고 당 주도세력도 확고해 내부 권력 다툼이 있더라도 이렇게 당이 흔들리진 않았다”고 말했다.

국회에서도 여당 존재감은 미미하다. 여소야대 국회여서 야당과의 협치가 필수적이지만, 여권이 전임 민주당 정부에 대한 공세를 주요 동력으로 삼으면서 협치가 가능할지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21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 협상에서도 통 큰 양보로 야당과의 협상을 이끄는 여당의 모습은 보기 어려웠다. 윤 대통령은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 검찰 수사권 부활 등 주요 정책을 시행령 개정에 의존하는 시행령 정치를 하면서 여당 역할을 소거했다. 한 재선 의원은 “연금개혁 등 정권 초에 추진해야 할 중요한 이슈가 많은데, 국회를 ‘패싱’하고 갈 수는 없다”며 “민주당에 양보할 것은 양보하면서 우리가 원하는 개혁을 이뤄내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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