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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윤석열 정부 출범

윤석열 정부 100일, 위기 또 위기…출구 못 찾는 국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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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소야대 국회 속 수세적 출범

잇단 인사 참사·정책 혼선에

여권 내홍·배우자 리스크까지

17일 회견…국면 전환 기로에

경향신문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하루 앞둔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마치고 집무실로 걸어가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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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가 17일 출범 100일을 맞는다. 100일의 시간을 관통하는 단어는 ‘위기’다. 취약한 기반 위에 출범한 뒤 연달아 위기를 맞고, 이를 수습하는 데 국정 동력을 소진했다. 국민의힘도 내분에 휘말리며 집권세력 두 축이 동시다발 수렁에 빠졌다. 위기가 장기화하면 대통령 리더십·국정 동력이 위태로운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 정부 출범 100일을 계기로 신뢰를 회복할 돌파구를 찾을지 향후 한국 사회 진로가 달렸다.

윤 대통령의 지난 100일은 위기의 연속이었다. 역대 최소인 0.73%포인트 차 당선, 여소야대 국회라는 수세적 상황에서 국정을 맡았다. 의욕적으로 추진한 변화는 수시로 리스크가 됐다. 용산 시대를 열고 출근길 문답으로 역대 정부 사상 최대로 소통 폭을 넓혔지만 논란의 최전선이 될 때도 적지 않았다. 대선 과정부터 제기된 배우자·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리스크도 현실화했다. 민정수석실과 제2부속실 폐지는 ‘족쇄’로 지적됐다. 여당의 지원은 기대하기 어려웠다. 6·1 지방선거 압승의 여운이 가시기 전에 여권은 내홍으로 빠졌다.

위기는 현재진행형이고 일부는 수습 여부가 불투명하다. 그사이 쇄신 요구는 전방위로 퍼졌다. 대통령의 ‘국정 컨트롤타워’ 역할은 흐릿해졌다. 윤 대통령이 17일 기자회견을 통해 내놓을 국정 구상에 따라 한국 사회 전체가 위기 국면 전환의 기로에 서게 된다.

■ 셀프 위기: 여권 스스로 만든 위기들

위기의 대부분은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등 여권 내부에서 왔다. 정책·국정철학을 둘러싼 논쟁보다는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주변 인사들과 관련한 논란, 여권 내홍 논란이 잦았다. 윤 대통령이 이 같은 문제에 뚜렷한 방향 전환을 택하지 않으면서 윤 대통령 리더십 자체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이 일었을 때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서툰 방어가, 집중호우 전화 지시 논란이 불거졌을 땐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의 “비 좀 왔으면” 망언이 빠른 위기 수습을 막았다. 정부 초반부터 불안했던 ‘단일대오’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징계 사태로 표면화하더니 윤 대통령의 ‘내부 총질’ 문자메시지가 노출되며 극에 달했다. 100일간 안정보다는 충돌이, 국정 지원보다는 논란 확산이 여권 내부를 달궜다. 이례적으로 집권 초반 전국단위 선거에 승리한 여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했다. 집권세력 스스로가 가장 큰 국정 리스크가 됐다.

■ 인사 위기: 신뢰 떨어뜨린 인사참사

위기의 객관적 지표는 윤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긍정평가)이다. 취임 직후부터 6·1 지방선거 여당 승리까지 50%대 초반으로 유지되던 지지율이 두 달 사이 반토막이 됐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7월 초 지지율 40%선이 붕괴되고 데드크로스(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서는 현상)가 현실화했다. 7월 말에는 30%선마저 무너지며 20%대로 지지율이 내려앉았다.

부정평가의 이유로는 대체로 인사 문제를 꼽는 이들이 많았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 주변 측근 인사들의 공직 기용이 여러 차례 문제가 됐다. 윤 대통령은 ‘전 정권보다 낫다’거나 “동지” 등 표현으로 본질을 회피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국무위원들의 연이은 낙마도 수시로 불거져 국정 신뢰를 갉아먹었다. 장관급 이상만 따져봐도 김인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5월3일),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5월23일), 김승희 복지부 장관 후보자(7월4일),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7월10일) 등이 낙마했다.

윤 대통령의 ‘능력주의’ 인사 원칙 자체가 초반부터 위기를 맞았다. 우여곡절 끝에 입각한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지난 8일 현직 국무위원 중 처음으로 직을 내려놔야 했다.

■ 비전·시스템 위기: 정책·갈등 조율 능력 부재

크고 작은 변화의 바람은 불었다. 취임 첫날 청와대를 개방하고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용산 시대’를 열었고,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출근길 문답을 도입했다. 양적 소통 증가에는 리스크가 따라붙었다. 윤 대통령의 출근길 발언은 수시로 논란을 불렀다. ‘스타 장관’ 주문에 호응해 각 부처 장관들이 적극 나섰지만, 경찰국 논란을 12·12 쿠데타에 비유(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했다가 사과하는 등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정책 혼선, 민주적 의견 수렴 과정이 삐거덕거리는 등 시스템 위기를 드러낸 점도 아픈 부분이다. 박 부총리 사퇴로 이어진 ‘5세 입학’ 학제개편안이 대표적이다. 공약부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정과제 발표까지 없었던 거대 학제개편안이 지난달 말 교육부 업무보고에서 불쑥 제시된 뒤 곧장 반발에 부딪혔다. 정책 추친 과정과 속도를 조율하는 컨트롤타워 역할과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능력은 부재했다. 비호감 대선과 ‘맹탕’ 인수위에 이어 정부 출범 100일까지도 정부의 큰 방향성과 핵심 어젠다가 국정 중심에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

■ 협치 위기: 거대 야당과 관계설정 위기

취임 전부터 난제로 꼽힌 야당과의 협치는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 지방선거 직전 코로나19 추가경정예산안을 야당 협조로 통과시킨 것을 빼면 굵직한 성과를 꼽기 어렵다. 5·18 민주화운동 기념사에서 오월정신을 헌법정신으로 띄우며 거리 좁히기에 나섰지만 현안에선 오히려 신구 권력 충돌을 강화했다.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 논란과 탈북어민 북송 사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등으로 여야 간 긴장도가 높아졌다. 더불어민주당도 비대위를 거쳐 전당대회 과정에 돌입하면서 야당 지도부와의 논의의 장도 미뤄지는 중이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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