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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베어마켓랠리 vs 의외의 강세장···증시가 심상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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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외국인이 7월 들어 순매수를 보이며 한국 증시에 훈풍이 불고 있다. 지난 8월 11일 2500선을 넘어선 코스피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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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등장을 향한 조건이 하나씩 채워지는 걸까. 외국인이 돌아오고 우려했던 실적은 선방했다. 환율도 안정화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달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증권가에서는 일시적인 반등, 즉 ‘베어마켓 랠리’가 아니라 확연한 반등장을 연출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외국인은 올해 상반기 코스피에서 16조원을 팔아치웠다. 언제 돌아오나 했던 외국인은 7월 국내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 외국인 매수세 유입은 단기적으로 미국 물가 지표가 정점을 통과했다는 안도감으로 보인다. 미국의 올해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8.5%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8.7%)를 밑돌았다. 1980년대 초 수준 인플레이션이 계속 이어졌다가 한풀 꺾이며 월가에서는 물가가 정점을 찍었을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전망이 나온다. 8%대 상승률이 연준 목표치인 2%를 훌쩍 넘기는 하지만, 현재 수준에서 물가가 안정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75bp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밟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들었다.

▶외국인 복귀 실적 선방…‘바닥론’

실적도 우려와는 달리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올해 2분기 어닝 시즌에서 상당수 기업들이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면서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추정치가 있는 상장사 가운데 지난 8월 5일까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은 129곳이다. 이 가운데 54.3%인 70곳은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보다 좋았다.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10% 이상 웃돈 어닝 서프라이즈 기업은 39곳이나 된다.

미국에서도 ‘바닥론’이 등장했다. 비관적인 입장을 고수했던 JP모건은 “주식의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이라며 미국 증시 강세장을 점쳤다. JP모건 추정으로 미국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은 15.4배다. 지난해 고점(22.9배)보다 28% 낮은 수치다. 충분히 주식을 매수해도 좋은 시기라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조심스럽게 9월 상승장을 점친다. 다만 경기 침체가 현실화한다면 최근 상승장은 ‘베어마켓 랠리’에 그칠 수 있다. 유동원 유안타증권 글로벌자산배분 본부장은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더라도 3%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과거 사례를 보면 3%대 인플레이션이 있을 때 가격 전가를 할 수 있는 기업 주식을 들고 있으면 11% 정도의 초과 수익률을 얻을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가격 전가가 가능한 업종은 통신, IT 등이다.

다만 외국인이 완전히 돌아왔다고 실적이 무난할 것이라 단정 짓기에는 이르다. 지난 8월 10일 코스피는 외국인 순매도로 하루 만에 2500선 아래로 주저앉았다. 전일 미국 증시에서 마이크론의 실적 가이던스 하향 조정에 따른 반도체주 급락, 테슬라를 비롯한 전기차주 약세로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하락했다. 외국인이 10거래일 만에 매도세로 전환하며 언제든 쉽게 떠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명순영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72호 (2022.08.17~2022.08.2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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