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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만명 주주 운명 갈린다…상장폐지 심사 앞둔 신라젠 "자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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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젠 소액주주들이 지난 2월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앞에서 집회를 열고 신라젠 거래재개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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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진의 배임ㆍ횡령으로 2년 넘게 주식매매 거래가 정지된 신라젠의 상장 폐지 여부를 심의할 '운명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 거래 정지로 2년 넘게 돈이 묶인 16만명여명의 신라젠의 소액 주주뿐 아니라 증권투자 업계도 거래 재개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6일 증권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코스닥시장위)가 신라젠에 부여한 개선기간(6개월)이 오는 18일 종료된다. 신라젠은 이날부터 15영업일 이내에 개선계획 이행내역서와 이에 대한 전문가의 확인서 등을 제출해야 한다. 거래소는 서류 제출일로부터 20영업일 이내 코스닥시장위를 개최해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의결한다. 이에 따라 이르면 9월 늦어도 10월 중순에는 상장 유지 또는 폐지 여부가 결정된다.



신라젠, "거래소 요구 사항 10월까지 이행 가능"



신라젠 측은 '자신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 6개월간 기업의 체질을 개선했고, 10월까지 거래소가 요구한 개선 사항을 이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라젠 관계자는 "지난 2월에 부여받은 주요 과제들은 대부분 완료했다"며 "신약 파이프라인(개발 제품군 신약후보 물질)을 추가하는 과제만 남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복수의 파이프라인 도입을 진행 중이기 때문에 다음 달까지는 (후보물질 실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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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현재 신라젠의 주력 파이프라인은 면역항암제 물질인 '펙사벡'과 신규 항암 바이러스 플랫폼인 'SJ-600'다. 특히 펙사벡은 신라젠이 대표 선수로 내세운 신약 물질로 신라젠 사태의 일으킨 주범으로 통한다. 펙사벡은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공략하는 항암 바이러스 물질로 2015년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글로벌 임상 3상 허가를 받았다. 이를 발판 삼아 신라젠은 2016년 코스닥 시장에 화려하게 등판해 한때 코스닥 시가총액 2위에까지 올랐다. 하지만 2019년 8월 FDA의 임상시험 중단 권고와 함께 주가가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검찰은 2020년 5월 문은상 당시 대표 등 경영진을 횡령과 배임 혐의로 구속기소 했고 이후 신라젠 주식은 거래 중단의 위기를 맞았다. 거래소는 그해 11월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1심 격인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를 통해 신라젠에 개선 기간 1년을 부여했지만 올해 1월 상장 폐지를 결정했다. 이후 거래소 코스닥시장위가 개선 기간을 주면서 신라젠은 6개월의 시간을 벌게 됐다.

대신 거래소 코스닥시장위위는 신라젠의 주식 거래를 재개하기 위한 요건으로 파이프라인 추가 확충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이미 신라젠은 지난해 4월 신라젠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였던 엠투엔으로부터 파이프라인 추가 확충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받아들인 상황"이라며 "파이프라인 확충은 신라젠의 거래 재개 뿐 아니라 회사의 경쟁력과도 직결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때문에 제약·바이오 업계에선 거래소가 신라젠이 내세울 추가 파이프라인의 경쟁력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거래 재개 여부가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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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서울 중구 신라젠의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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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전문 인사로 경영진 재편



이와 함께 신라젠은 비(非)연구개발 관련 거래소의 요구도 이미 이행했다는 입장이다. 4일 신라젠은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제약·바이오 분야의 전문성 있는 인사들로 경영진을 개편했다. 대표이사에는 김재경 전 랩지노믹스 창립자를 선임했다. 성균관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외래교수로 재직한 의사 출신이다. 사내이사인 박상근 R&D 총괄(전무)는 다국적 제약사 얀센(J&J) 자회사인 악텔리온코리아 대표를 역임했다. 신라젠 측은 "사내이사는 제약·바이오 출신으로, 사외이사는 외부 기관 추천 인사를 전면 배치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코스닥위원회가 요구한 투명경영위원회·기술위원회 설치도 완료했다.

다만 증권가의 전망은 엇갈린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신라젠 전체 주식의 66.1%를 보유한 16만5000여명의 소액주주의 불만이 높아 민심과도 직결된 문제"라며 "여기에 신현필 부사장의 미공개 정보 이용 혐의가 최근 대법원의 무죄 확정을 받은 점을 감안하면 거래 재개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에비해 또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신라젠의 고속 성장이 이전 정부 인사들과 관련이 있다는 의혹이 있는 데다 신라젠 경영진과 공모해 신라젠 신주인수권부사채(BW) 가장납입을 설계한 DB금융투자 전·현직 임원들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것을 보면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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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공개 정보 주식거래 의혹'을 받는 문은상 신라젠 대표이사가 지난 2020년 5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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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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