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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레카] 소녀시대와 다만세 / 정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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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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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가요는 현실 비판을 담은 노래다. 노동·통일·인권 등 주제별로 다양하다. 학생시위·노동운동·집회 때 자주 불린다. 서구에서는 저항가요라고 일컬어진다. 우리나라에서 민중가요는 1970년대 박정희 독재정권에 맞서기 위해 대학생들이 시위 때 자주 부른 노래에서 비롯됐다.

민중가요는 처음부터 현실을 비판하기 위해 만들어지기도 했지만, 시대가 그 노래를 민중가요로 재해석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노래가 김민기 1집 앨범(1971년)에 실린 ‘아침이슬’이다. 이 노래가 세상에 나올 때는 아름다운 노랫말로 ‘건전가요 서울시문화상’을 받았다. 하지만 유신정권은 1975년 이 노래를 금지곡으로 지정했다. 가사가 불순하다는 이유에서다. 가사에 나오는 ‘묘지’가 민주항쟁으로 세상을 떠난 이를, ‘태양’은 새 시대를 뜻한다고 풀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민기는 애초 그런 의도로 이 노래를 만들지 않았다. 서정적인 노래였으나, 가사가 주는 큰 울림으로 시대가 그렇게 해석한 것이었다.

2007년 세상에 나온 소녀시대의 데뷔 노래 ‘다시 만난 세계’(다만세) 역시 마찬가지다. ‘다만세’ 작사가인 김정배는 언론 인터뷰에서 “막 시작하는 소녀시대가 앞으로 어떤 어려움이 와도 피하지 말고 헤쳐 나가라는 메시지를 주기 위해 만든 노래”라고 했다. ‘다만세’는 ‘아침이슬’처럼 대중가요로 나왔지만 민중가요처럼 불리곤 했다. 2016년 이화여대 시위 당시 경찰이 투입됐을 때 학생들이 이 노래를 불러 화제가 됐다. 같은 해 국정농단 사태를 규탄하는 광화문 촛불집회가 열릴 때마다 이 노래가 흘러나왔다. 이런 사실이 타이에도 알려져 2020년 타이 민주화 운동 시위 때도 이 노래가 쓰였다.

소녀시대 데뷔 15돌을 맞아 5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신곡 ‘포에버 원’이 소개됐다. 이 자리에서 소녀시대 멤버들은 ‘포에버 원’을 ‘제2의 다만세’로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수영은 “‘다만세’로 데뷔할 때는 뭔지도 모르고 에너지 넘치게 불렀던 곡인데, 시간이 지나면서 굉장히 여러 의미로 해석되는 곡이 됐다”며 “(‘다만세’ 같은) 메시지도 담고 다 같이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였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젠 막내 서현(1991년생)까지 30대에 접어들며 ‘소녀’에서 벗어났지만, 그들이 10대 때 불렀던 ‘다만세’는 시대와 맞물리면서 여전히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정혁준 문화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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