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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야구' 역전승보다 더 뭉클했던 오주원-이택근의 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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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리뷰] JTBC <최강야구> 두 선수의 조합이 준 감동

오마이뉴스

▲ 15일 밤에 방송된 JTBC <최강야구>서 배터리로 호흡을 맞춘 오주원과 이택근 ⓒ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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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야구 붐'이 일어나기 전부터 KBO리그를 봤던 올드 팬들의 마음이 뭉클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 조합을 2022년에, 그것도 예능 프로그램에서 볼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15일 밤 전파를 탄 JTBC <최강야구>에서는 최강 몬스터즈가 충암고와 3차전을 치르는 모습이 그려졌다. 경기 초반만 해도 몬스터즈 선발투수로 등판한 유희관이 다소 고전을 면치 못하는가 하면 타자들은 상대 선발 이태연에게 꽁꽁 묶였다.

게다가 이틀 연속 경기를 치르는 탓에 가뜩이나 투수진이 약한 몬스터즈는 경기 중반 이후 막아줄 투수를 찾기 힘들었다. 그때 3차전을 앞두고 급하게 제작진의 호출을 받은 오주원이 투입됐다. 그와 함께 호흡을 맞춘 포수는 10년 넘게 한솥밥을 먹었던 이택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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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밤에 방송된 JTBC <최강야구>서 배터리로 호흡을 맞춘 오주원과 이택근 ⓒ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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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진짜 '케미'라는 것을 보여준 오주원-이택근

팀이 0-4로 지고 있던 6회초 마운드에 오른 오주원은 연습투구부터 묵직한 공을 뿌렸다. 양 팀 덕아웃과 포수 이택근마저 감탄하게 만든 구위였다. 고척스카이돔 전광판에 표출된 오주원의 패스트볼 평균시속은 130km대 중후반이었다.

느린 공으로도 '롱런'할 수 있었던 오주원답게 올라오자마자 충암고 타자들을 쉽게 요리했다. 경기 초중반 어설픈 수비로 선발투수 유희관을 힘들게 했던 야수들마저 집중하기 시작하면서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고 6회말 대거 5득점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제는 리드를 지켜야 하는 입장이 되면서 7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온 오주원이 이전 이닝과 달리 바짝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그때 이택근이 오주원에게 끝까지 막아줘야 한다면서 마음을 편안하게 했고 자신감이 붙은 오주원은 7회초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이택근은 박채울의 땅볼 타구를 잡아 송구로 연결시키면서 본인의 손으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내 수비까지 안정적이었다.

비록 8회초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한 점을 주기는 했지만 이날 오주원의 최종 성적은 2⅔이닝 1실점으로 기대 이상이었다. 뒤에서 대기하던 송승준과 이대은의 활약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가운데서 무려 아웃카운트 8개를 잡아냈다.

MVP는 '4타수 4안타'를 기록한 내야수 류현인에게 돌아갔다. 그러나 2021년 9월 25일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283일 만의 등판을 성공적으로 끝낸 오주원도 숨은 영웅이었다. 그는 자신의 등판을 이렇게 돌아보았다.

"<최강야구>가 사람을 긴장하게 하는 것 같다. 프로 팀이랑 경기를 하는 게 아닌데도 '왜 이렇게 긴장되고, 왜 이렇게 열심히 하는지?' 이런 생각이 든다. 근데 야구공을 잡는 순간 알겠더라. '야구선수였구나, 나도 선수였구나.' 모든 사람들이 다 똑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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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어로즈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두 선수, (왼쪽부터) 오주원-이택근 ⓒ 키움 히어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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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스서 히어로즈까지, 더 의미 있는 조합이었던 이유

프로그램 초반부터 출연한 이택근은 KBO리그를 대표했던 외야수이자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하는 등 국제무대를 밟은 경험도 있다. 2020년을 끝으로 은퇴하기 전까지 1군 통산 1651경기 5361타수 1621안타(136홈런) 타율 0.302 773타점을 기록했다. 2009년 이후 현금 트레이드로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기는 했지만 2년 후 FA 계약으로 친정팀에 복귀했다.

야구 팬들에게 '원 클럽 맨'으로 기억되는 오주원은 데뷔 첫해 2004년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해 신인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그해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시간을 구원투수로 보낸 그의 1군 통산 성적은 584경기 41승 57패 84홀드 25세이브 평균자책점 4.67이었다.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2019년 18세이브를 올리면서 마무리투수로 활약했다.

현대 유니콘스, 히어로즈 시절을 통틀어 두 선수가 한 팀에서 뛴 시간만 해도 10년이 훌쩍 넘는다. 각각 '전성기'는 달랐어도 팀이 안 좋을 때나 좋을 때나 늘 묵묵히 활약을 해주었기에 지금의 히어로즈 팬들에게는 오주원-이택근 조합이 갖는 의미가 더 남달랐다.

오주원의 경우 지난해 현역 은퇴를 선언한 이후 구단에 남으면서 올해 퓨처스 팀(고양 히어로즈)의 전력분석원 업무를 맡고 있다. 4월 3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 위즈와 홈 경기에서는 팬들의 박수를 받으며 은퇴식을 갖기도 했다.

대학 리그 일정으로 잠시 빠졌던 주전 포수 윤준호가 돌아오면서 두 선수가 <최강야구>서 다시 호흡을 맞출 기회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럼에도 팬들에게 잊을 수 없는 순간을 선사한 오주원-이택근 배터리는 오랫동안 많은 시청자의 기억 속에 남을 것이다.

유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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