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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부츠의 무게, 집중견제에 흔들리는 손흥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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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 2022년 8월 14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첼시와 토트넘 홋스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첼시의 리스 제임스(왼쪽)가 토트넘의 손흥민을 끌어내고 있다. 경기는 2-2 무승부로 끝났다. ⓒ 연합뉴스 / Xinhu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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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부츠(득점왕)의 숙명일까. '아시아 최초의 EPL 득점왕'에 빛나는 손흥민(토트넘)이 새로운 시즌 초반, 다소 고전하고 있다. 손흥민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022-2023시즌 개막 이후 1, 2라운드에서 모두 새 시즌 첫 마수걸이 득점포를 가동하는 데 실패했다.

8월 7일 사우샘프턴과의 개막전(4-1 토트넘 승)에서는 에릭 다이어의 역전 결승골을 도우며 시즌 첫 어시스트를 기록했지만, 15일 첼시전(2-2)에서는 공격포인트를 달성하지 못했다. 파트너인 해리 케인이 풀타임을 소화하며 종료 직전 극장골을 기록한 것과 달리, 손흥민은 이날 첼시의 수비에 꽁꽁 묶이며 팀이 1-2로 끌려가던 후반 34분 이반 페리시치와 교체됐다.

이날 경기는 토마스 투헬(첼시)과 안토니오 콘테(토트넘) 두 감독의 신경전에 이슈가 쏠리며 가려진 감이 있지만, 토트넘 입장에서 가장 뼈아팠던 장면은 바로 손흥민의 부진이었다. 팀이 끌려가며 만회골이 절실하던 상황에서 지난 시즌 최다득점을 기록한 골잡이 손흥민을 교체한 장면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손흥민이 이날 경기에서 얼마나 부진했는지를 보여준다.

손흥민은 이날 79분을 소화하면서 슈팅 2개, 유효 슈팅은 단 1개를 기록하는 데 그쳤고, 드리블 돌파 성공은 한 차례도 없었다. 그나마 하나는 수비벽에 막혔고, 다른 하나는 제대로 힘이 실리지 않으며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투헬 감독은 이날 손흥민을 봉쇄하기 위해 리스 제임스에게 전담 마크를 붙였다. 제임스는 장기인 강한 몸싸움으로 손흥민을 박스 밖으로 밀어냈고, 손흥민의 전매특허인 수비 뒷공간 침투를 철저하게 견제했다. 어쩌다 손흥민에게 공이 연결되면 제임스를 비롯하여 2~3명의 선수가 주변에 달라붙어 압박했다.

손흥민은 이날 볼터치가 단 29회에 그쳤고 첼시 진영보다 오히려 하프라인과 토트넘 진영에서 머문 시간이 더 길었던 반면, 제임스는 그 3배가 넘는 95회의 볼터치를 기록한 데다 수비수임에도 후반 역습 상황에서 결승골까지 넣으며 경기 최우수선수가 됐다. 토트넘은 이날 비록 간신히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전반적인 경기내용은 첼시에게 압도당한 쪽에 가까웠는데, 손흥민이 제임스와의 맞대결에서 밀리며 사실상 지워진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또한 손흥민은 수비에서도 실책성 플레이로 선제실점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손흥민은 쿨리발리의 첫 득점 상황에서 제대로 압박을 수행하지 않으며 상대에게 슈팅을 시도할 공간을 허용했다. 경기를 지켜본 리버풀의 레전드 그레엄 수네스는 이 장면을 두고 손흥민의 부족한 수비가담을 질타하기도 했다.

현지 언론들도 대부분 손흥민의 첼시전에 혹평을 쏟아냈다. 영국 '풋볼 런던'과 '이브닝스탠다드'는 평점 5점을,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6.4점으로 대부분 최하점에 가까운 평점을 내렸다.

지난 시즌에 비하여 출발이 썩 좋지는 못하다. 손흥민은 지난 2021-2022시즌, 맨체스터 시티의 개막전부터 결승골을 넣은 것을 비롯하여 필드골로만 총 23골을 터뜨리며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EPL 득점왕(공동)에 오르는 영예를 누렸다.

손흥민은 토트넘 입단 이후 매년 꾸준히 좋은 활약을 펼쳐준 선수였지만 영국 현지에서는 토트넘의 아쉬운 팀성적과 맞물려 항상 '저평가된 스타'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녀야 했다. 지난 시즌 골든부츠 수상은 손흥민의 위상과 인지도를 한 차원 높여준 성과였다.

하지만 그에 따른 부담도 손흥민이 감수해야 할 몫이었다. 이제 손흥민은 토트넘을 상대하는 팀들의 수비 전술에서 케인과 함께 가장 핵심적인 견제대상이 됐다. 아직 개막 2경기 뿐이지만 손흥민을 향한 수비 압박의 강도는 지난 시즌보다 확실히 더 높아졌다. 특히 토트넘 입단 이래 손에 꼽힐 만큼 부진한 모습을 보인 첼시전은, 앞으로 만날 상대팀들에게도 '손흥민 봉쇄법'에 대한 힌트가 될 만한 경기였다.

손흥민은 EPL 진출 이후 첼시전에서는 유난히 약한 모습을 보였다. 손흥민은 맨시티에게는 7골-3도움, 리버풀에게 4골, 맨유에 3골-2도움, 아스널에게 5골 5도움을 기록하며 EPL을 대표하는 강호들을 상대로도 맹활약했지만 첼시에게는 16경기에 출전하여 단 2골에 그쳤고, 퇴장도 한 차례 당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팀대결에서도 토트넘은 첼시에게 1992년 EPL 출범 이후 총 61번의 대결에서 7승 21무 33패에 그쳤다. 가장 최근의 승리는 2019년 1월 8일 리그컵에서 1대 0 승리였고, 리그로 국한하면 2018년 11월 24일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공식전 13경기 연속 무승(4무9패)이다. 손흥민이 첼시전에 출전한 경기에서는 4승 4무 8패를 기록중이다. 토트넘에게나 손흥민에게나 첼시는 '천적'이었다.

이밖에도 사우샘프턴전에서도 팀은 대승했지만 손흥민은 무리한 탐욕성 플레이로 팀동료 케인의 호통을 듣기도 했고, 첼시전에서는 수비 가담과 활동량으로 비판을 받는 등, 모두 평소 이타적이고 성실한 플레이로 호평받던 손흥민답지 않은 모습이 나오고 있다. 지난 시즌 골든부츠 수상으로 한층 높아진 눈높이와 상대팀들의 강해진 견제가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또한 손흥민은 최근 몇 년간 많은 경기를 소화하느라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에는 케인의 초반 슬럼프로 인하여 클루셉스키가 임대로 가세하기 전까지 사실상 손흥민에 대한 팀공격 의존도가 높았고, 막판까지 유럽챔피언스리그 티켓이 걸린 4위 경쟁-모하메드 살라와의 골든부츠 경쟁 등으로 여유를 누릴 틈이 없었다. 시즌이 끝난 후에는 곧바로 A대표팀에 소집되어 6월 A매치 4연전을 거의 매경기 풀타임으로 소화해야 했다.

손흥민도 어느덧 30대에 접어들었다. 수년간 무리한 일정과 많은 경기를 소화하면서 슬슬 체력적인 부담으로 에너지 레벨이 차츰 하락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시기가 됐다. 히샬리송과 페리시치 등이 합류했지만 여전히 토트넘의 공격은 손흥민과 케인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올시즌 각종 대회에서 우승을 노리는 토트넘으로서는 손흥민의 득점포가 빨리 살아나야 순항을 기대할 수 있다.

진정한 월드클래스라면 이런 부담감도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손흥민은 오는 20일 울버햄튼 원더러스와 EPL 3라운드 홈경기에서 다시 시즌 첫 골에 도전한다.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동료인 황희찬과의 '코리안 더비'로도 기대를 모은다. 손흥민이 첼시전의 수모를 딛고 골든부츠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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