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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아파트도 아닌데 비싸"…서울 미분양 급증 이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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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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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증가한 서울 미분양 주택 중 상당 수가 소형 도시형생활주택이나 원룸형 오피스텔 등 일반 아파트로 보기 어려운 유형으로 파악된다. 3~4인 가구 거주가 어려운 내부 구조에 제대로 된 커뮤니티시설을 갖추지 못했는데,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지 않아 주변 아파트 시세보다 높은 '배짱 분양가'를 책정한 탓에 수요자를 찾지 못한 것이다.

◇고분양가 논란 도시형생활주택 미분양 물량에 다수 포함= 1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서울 시내 미분양 주택(준공 후 단지 포함)은 719가구로 집계됐다. 올해 1월 47가구에서 672가구 늘어난 것이다.

자치구별 미분양 주택은 강북구가 318가구로 가장 많고 이어 마포구(245가구) 도봉구(63가구) 동대문구(55가구) 강동구(32가구) 순으로 조사됐다.

마포구 미분양 주택은 모두 '빌리브디에이블' 단지에서 비롯됐다. 신세계건설이 노고산동에 짓는 전용 38~49㎡ 256가구 도시형생활주택인데 신촌역 역세권 입지에도 불구하고 7억8000만~13억7000만원에 달하는 높은 분양가와 나홀로 단지라는 단점이 맞물려 수요자들이 외면하고 있다.

도봉구 미분양 주택 63가구는 전량 '창동 다우아트리체' 단지에 포함됐다. 5월 최초 청약 때는 12대 1의 경쟁률로 마감했지만 전체 89가구 중 63가구가 계약을 포기했고 후속 무순위청약에서도 입주자를 찾지 못했다. 분양가는 전용 59㎡가 약 8억원, 전용 122㎡ 펜트하우스 2채가 17억원대로 책정됐다. 주변 단지 시세보다 비싼 분양가와 비브랜드 소규모 단지의 한계라는 지적이 나온다.

동대문구 미분양 주택 55채는 현대건설이 용두동에 시공 중인 도시형생활주택 단지 '힐스테이트 청량리 메트로블' 단지에 몰려 있다. 전용 26~48㎡ 소형 주택으로 분양가는 5억3740만~8억9550만원으로 책정됐다. 광역교통망 요지인 청량리역과 가깝지만 인근 중소형 아파트 시세와 비슷한 수준에 주차난 우려로 대거 미분양이 발생했다. 이 단지 주차장은 269대를 수용토록 설계했는데 가구 수는 384실로 이보다 훨씬 많다.

강동구 미분양 주택은 길동 소재 소형 오피스텔 단지 '경지아리룸'이다. 6월 말 기준 전용 13~14㎡ 원룸형 32가구가 미분양 공실로 남아 있다. 2019년 8월 건물 준공 후 3년째 미분양을 해소하지 못했다.

◇분상제 피한 고분양가 논란 아파트도 청약 한파= 일반 아파트 단지도 주변 구축 단지보다 시세가 비싸고, 분양가 9억원이 넘어 중도금대출이 여의치 않으면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지 못하고 있다. 강북구에서 분양한 '칸타빌 수유 팰리스'과 '포레나 미아'가 이런 상황이다.

지난 2월 첫 분양한 칸타빌 수유 팰리스는 216가구 중 90% 이상 새주인을 찾지 못했다. 세 차례 추가 무순위청약을 진행했지만 완판에 실패했다. 특히 최초 분양가 11억원으로 책정한 전용 78㎡는 6월 말까지 74가구 중 73가구가 미분양이었다. 이에 시행사는 15% 할인분양을 결정했다. 최근 이 단지 미분양 물량은 26가구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금리인상이 이어지면 매수심리가 더 위축되면서 청약 시장 열기도 가라앉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올해 분양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를 비롯해 송파구 문정동, 마포구 아현동, 동대문구 휘경동 등에서 하반기 분양 예정 단지는 높은 청약 경쟁률이 예상된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하반기 서울에서 분양할 예정인 대형 재건축, 재개발 단지는 상반기 분양한 단지보다 청약 경쟁률이 높고 대부분 1순위에서 마감될 것"이라며 "다만 금리인상으로 자금 여력이 녹록지 않은 고가점자가 공공분양으로 이탈하고, 자금력을 갖춘 저가점자는 추첨제를 노리고 새로 유입될 경우 당첨자 평균 가점은 다소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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