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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난제 '신경손상' 해결 실마리 찾았다…루게릭·파킨슨병 정복 첫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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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우 서울대 교수 주축 연구팀 논문 네이처 등재

인공지능형 반도체 통해 신경세포 대체

뉴스1

이태우 서울대학교 공대 교수가 11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8.11/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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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루게릭과 파킨슨과 같은 신경손상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실마리를 국내 연구진이 주축이 된 국제 공동 연구팀이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그동안 손상된 신경을 치료하기 위해 수많은 의학·생물학적 시도가 있었지만 한번 손상되거나 퇴화된 신경의 기능을 다시 회복하는 것은 불가능의 영역이었다.

이태우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 교수는 자유자재로 구부릴 수 있는 인공 신경을 개발해 척추 손상된 동물의 움직임을 재현해냈다.

16일 서울대에 따르면 이태우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와 제난 바오 스탠퍼드대학교 교수 국제 공동 연구팀은 '뉴로모픽 유기 인공 신경'을 통해 척추가 손상된 쥐의 근육 운동을 회복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이날 세계적 국제학술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에 이날 게재됐다.

'뉴로모픽 유기 인공 신경'은 인간의 뇌나 신경세포의 구조와 특성을 모방해 효율성을 높인 인공지능형 반도체다.

지난 11일 오후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30동에서 이 교수를 만났다.

◇신경 가소성 원리…난제로 남은 돌파구를 찾다

이 교수는 "시작은 공상과학 영화처럼 인공뇌를 만들어 보자"였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지금까지의 연구는 실제 신경손상을 입은 환자들의 미세한 움직임을 초고속카메라로 포착해 컴퓨터에 학습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됐다"며 "컴퓨터로 움직임을 재현해 내 환자에게 적용하면 부작용이 많을 뿐 아니라 일상생활에 쓰기에 적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신경 가소성원리'를 적용해 인공신경 개발이라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나선 것"이라며 "신경 손상환자들의 일상생활에도 충분히 적용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도체 소재 분야 공학 전문가였던 이 교수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것이라고는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 교수는 이미 10년 전부터 바로 이 '신경 가소성원리'에 주목했다.

신경 가소성 원리란 뇌의 신경세포에 여러가지 새로운 자극을 줘 일생 동안 적응해 변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인공적으로 신경을 대체할 수 있는 학습 가능한 장치를 만든다면, 이미 손상돼 회복하지 못하는 부분 역시 학습해 회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10년에 걸친 이 교수의 연구는 지난 2018년 처음으로 빛을 봤다. 또다른 세계적인 학술지인 '사이언스 지'에 발표한 이 교수의 논문은 바로 '신경이 손상된 곤충의 다리를 다시 움직이게 한 연구'다.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이 교수는 2년만에 다시 동물에게 적용할 수 있는 인공신경을 만들어 또 한번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이 교수는 "궁극적으로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는 손상된 신경 그대로를 묘사하는 반도체 소자를 만드는게 꿈"이라며 "전공분야와 동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의학, 생물학, 공학 경계 구분 없는 도전이 이런 결과를 가져왔다"고 겸손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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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설명 사진 (서울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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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계적 상용화…10년 차엔 '휴머노이드' 20년 차는 '난치병 해결'이 목표

이 교수는 일상생활 속 상용화 가능성에 대한 <뉴스1>의 질문에 "20년 내 루게릭과 파킨슨과 같은 신경손상 난치병 해결이 목표"라며 포부를 밝혔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장치의 경우 식약처에서 안전성 검증이 끝났기에 사람을 대상으로하는 임상실험에 더욱 선제적으로 돌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설치류에 한정돼 진행됐지만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진행해도 전혀 무해한 전극들을 사용했다"며 "의학계에서 임상에 대한 의지가 큰 만큼 상용화가 비교적 수월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교수의 연구는 가장 먼저 병원 응급실에서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이 교수는 "신경 손상을 입은 응급환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병이 악화되지 않도록 진행을 늦추는 것"이라며 "손가락이 절단된 사람도 이른 시기에 봉합하면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듯이 인공신경을 응급실에 선제적으로 배치해 병의 진행과정을 늦추게 하는 것이 당장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의 단계적인 상용화 계획은 △응급실 인공신경 배치 △10년내 인공신경으로 구현해낸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20년내 신경손상 난치병 해결이다.

◇현재 자발적인 공동연구…최종적으로 융합과학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 필요

10년간 꾸준한 연구끝에 성과를 얻게된 이 교수지만 세계의 인정을 받게 된 건 고작 4년에 불과했다. 뇌과학에 전통적인 연구 방법이 있는 만큼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신경 손상 연구의 95%는 손상된 신경에 대한 컴퓨터 실험을 통한 학습적 방법 밖에 없었다"며 "통상적인 연구와 다른 연구를 진행했을 때 대부분 외면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이 교수의 연구를 유심하게 살펴본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제난 바오(화학공학 전공)와 유신리우(생명공학) 스탠퍼드 교수였다.

이 교수는 "두 교수님의 자발적인 참여로 공동연구가 수월하게 진행됐다"고 말했다. 이어 "융합과학에 대한 정부와 학계의 관심은 적은 편"이라며 "전공 분야를 뛰어넘어 '개발'할 수 있다는 믿음을 보고 전폭적인 지원과 홍보가 이뤄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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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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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jwowe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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