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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이슈 정치권 사퇴와 제명

강훈식 사퇴… 박용진 “李사당화 부끄럽다, 세게 붙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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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당대표 선거 이재명·박용진 2파전

강훈식 “거대한 현실을 직시” 반명 연대 가능성에는 선 그어

박용진 “이제는 이재명과 1대1… 아직 유권자 70% 투표 남았다”

비명계 “투표율 역대 최저 수준, 개딸 위주로 투표하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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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왼쪽) 의원과 사퇴한 강훈식 의원./뉴시스·이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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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강훈식(49) 의원이 15일 경선 후보직에서 중도 사퇴하면서 당대표 선거가 이재명·박용진 의원 간 2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강 의원은 박용진(51) 의원과의 ‘반명(반이재명) 연대’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앞으로 남은 수도권·호남 경선에서도 이 의원 독주 체제가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박 의원은 ‘이재명 사당화’ 공세를 강화하며 반전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대표를 향한 도전을 멈춘다. 다시 한 명의 구성원으로 돌아가 새로운 길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거대한 현실을 직시하고 도전을 멈추는 것”이라며 “변화와 혁신의 미래를 그리기에는 제가 좀 부족했다”고 말했다. 충남 아산을을 지역구로 둔 강 의원은 전날 충청권 경선을 마친 뒤 중도 사퇴를 고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적 ‘안방’ 격인 충남에서 17.29%를 득표하며 누적 득표율(6.83%)은 다소 올랐지만 남은 경선에서 ‘파란’을 만들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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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강훈식(왼쪽) 의원이 15일 국회 소통관에서 경선 후보직 중도 사퇴 기자회견을 마치고 걸어나오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민주당 당대표 후보인 박용진 의원이 이날 광주광역시 동구 동명동 카페거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지를 호소하는 모습. /이덕훈 기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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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의원은 강 의원 사퇴 소식에 “어깨가 무거워졌다”면서 “미래 세대인 97세대(90년대 학번, 70년대생)가 새로운 리더십을 세우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당대회는 중반을 지났지만 아직 전체 유권자의 70% 이상이 투표하지 않았다”며 “경선은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했다. 민주당 당원들이 몰려 있는 호남과 수도권에서 선전해 ‘이재명 대세론’에 도전할 반전을 이뤄내겠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누적 득표율은 이 의원 73.28%, 박 의원 19.9%, 강 의원이 6.83%다.

그간 강·박 의원의 ‘97그룹 단일화’와 관련해서는 박 의원이 더 적극적이었다. 강 의원은 이날도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반명 단일화’만으로 민주당을 이끌 수 없다. 정치공학적인 단일화 이슈만 노출되는 게 뼈아팠다”고 했다. 이재명·박용진 어느 쪽의 손을 들지는 않았지만 97그룹 단일화를 주장해온 박 의원 측에 아쉬움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됐다. 박 의원은 이와 관련, “민주당의 10년을 책임지고 갈 새로운 리더 그룹을 꾸리고 끌고 나가는 게 나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단일화는 불발됐지만 97세대의 역할이 분명히 있고 서로 협력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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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식(왼쪽부터), 박용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14일 대전 한밭종합운동장 충무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대전·세종시당 합동연설회에 참석하며 당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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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의원은 남은 경선에서 이 의원을 겨냥한 공세 수위를 더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은 “호남에서도 ‘이제 일대일이네’라는 기대 섞인 목소리가 많다”며 “더 세게 치열하게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날 광주(光州) 기자회견에서도 이 의원의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와 당헌 80조 개정 논란 등을 거론하며 “나는 살고 당은 죽는 ‘자생당사(自生黨死)’가 우리 당의 노선이 됐다”고 했다. 박 의원은 이어 “민주당이 BTS(방탄소년단)도 아닌데 왜 자꾸 (이 의원 당대표 출마를 두고) 방탄 출마란 말이 나오나. 단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사당화 노선이다. 국민 보기 부끄럽다”고 말했다.

반환점을 돈 당대표 경선에서 이 의원은 당심과 민심 모두에서 압도적 지지를 확보했다. 이 때문에 남은 경선에서도 박 의원이 극적 반전을 이뤄내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다만 민주당에선 지난해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3차 수퍼위크(국민·일반당원 선거인단 투표)’ 때 이낙연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위협한 이변을 거론하는 사람도 있다. 한 비명계 의원은 “투표율이 역대 최저 수준인 건 이른바 개딸(이재명 의원 강성 지지층) 위주로 투표하고 있는 것”이라며 “투표 불참으로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 분위기에 반대 의사를 표하고 있는 당심이 어떻게 분출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호남과 수도권의 권리당원과 전국 대의원들이 변화와 반전을 기다리고 있다”며 “너무 낮은 투표율은 민주당에 대한 체념이자 포기를 뜻한다. 민주당을 포기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김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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