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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스페셜리포트] 엑스포 '표심' 아직 3분의2 남았다… 후반전 역전 노리는 한국 [김홍재의 이슈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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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리포트
부산세계박람회 가능할까
내년 11월 최종결정까지 1년반 남아
3개도시 신청했지만 부산 vs 리야드 압축
BIE 170國 중 120여개국이 지지국 미정
한덕수 총리·최태원 회장 등 민관 '원팀'
부산 '더 나은 미래 향한 항해' 주제로
기후변화 등 '논의의 장' 강점 내새워


파이낸셜뉴스

한덕수 국무총리(앞줄 왼쪽 두번째)와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앞줄 왼쪽 세번째)은 '2030년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지난 6월 21일(현지시간) 제170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가 열리는 프랑스 파리 팔레 데 콩그레에서 지지를 호소했다. 지난 7월 19일 서울 용산구 하이브엔터테인먼트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2030 부산세계박람회 홍보대사 위촉식에서 박형준 부산시장, 한 총리, 최 회장 등이 방탄소년단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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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유발효과 61조원, 50만명의 일자리 창출이 기대되는 오는 2030년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는 가능할까. 이에 대해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지원 민간위원회 집행위원인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최종 결정까지 1년 반 정도가 남아 있는데 현재 상황을 축구 경기에 비유하자면 전반전 30분까지 사우디아라비아에 2대 0으로 뒤지고 있었는데 교체선수로 한덕수 국무총리,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등이 투입되면서 한 골을 넣어 2대 1 상황이 됐고, 후반전에 역전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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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vs 사우디…내년 11월 최종 결정

지난 12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난 우 부회장은 최근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벨기에 브뤼셀을 다녀온 뒤 유치 가능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세계박람회는 월드컵, 올릭핌과 함께 세계 3대 국제행사로, 현재 2030년 세계박람회 유치전은 부산, 리야드(사우디), 로마(이탈리아) 등 3파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2030년 세계박람회 유치 국가는 내년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 170개국이 참가해 비밀투표로 최종 결정된다.

BIE 회원국을 지역별로 보면 유럽이 48개국, 아프리카 45개국, 미주 30개국, 아시아 19개국, 중동 17개국, 태평양 11개국이다. 내년 파리에서 출석 회원국의 3분의 2 이상을 득표하는 나라가 개최지로 결정되는데 3분의 2 이상을 득표한 나라가 없는 경우 최종 2개국 중 다득표 국가를 개최지로 결정한다. 현재 세계박람회 유치 신청국은 3개국이지만 사실상 부산과 리야드 간 경쟁으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BIE 회원국을 대상으로 한 유치 경쟁도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사우디 '비전 2030' 화룡점정

사우디는 빈 살만 왕세자가 세계박람회 유치에 명운을 걸고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BIE 국가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투자 등을 약속하며 공격적으로 유치 활동에 나서고 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 2016년 석유에 의존해온 산업구조를 다각화하고 첨단 기술과 엔터테인먼트 사업 등에 대한 투자로 사회·문화적 전환을 이루기 위한 장기 국가혁신전략인 '비전 2030'을 발표했다.

그 일환으로 사우디는 북서부 홍해 인근 2만6500㎢ 용지에 서울의 44배에 달하는 도시(네옴시티) 건설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2025년 1차 완공, 2030년 최종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투자규모만 총 5000억달러(약 650조원)로 우리나라 작년 전체 예산(약608조원)보다 많다. 완공 시기에 맞춰 세계박람회를 개최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빈 살만 왕세자는 세계 각국의 총리, 주요 인사들을 만나 리야드 유치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만나 "2030 엑스포 개최지로 수도 리야드를 지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韓 "170개국 중 120여개국 미결정 역전 가능"

하지만 아직까지 지지국가를 확정하지 않은 BIE 회원국이 많아 한국이 충분히 역전 가능성이 있다.

우 부회장은 "2030년 세계박람회 지지국가를 확정하지 않은 BIE 회원국이 170개 중 120여개국에 이르는 데다 사우디가 지지를 확보했다고 주장하는 국가들의 표심도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내년 최종 투표까지는 아직 1년4개월이 남아 있는 데다 비밀투표로 진행되기 때문에 한국에도 충분히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한국은 '하나의 팀'(One Team)을 구성해 맞춤형 전략으로 박람회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부산의 강점이 리야드에 못지않고 우리 정부의 외교역량과 민간기업의 통상역량, K콘텐츠로 대표되는 문화역량까지 총결집하면 전세 역전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8일 국무총리 직속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가 공식 출범하면서 정부 차원의 유치교섭 활동은 정부 유치위에서, 민간 차원의 유치지원 활동은 대한상의 중심의 민간위원회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70차 BIE 총회에는 부산엑스포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참석했다. 당시 한 총리는 '2030 세계박람회 경쟁 프레젠테이션'(PT)에 참석해 불어로 부산의 세계박람회 유치 필요성과 경쟁지에 비해 뛰어난 부산의 경쟁력을 발표해 높은 관심을 받았다고 한다.

■주요그룹-BIE 회원국 매칭 유치 총력전

특히 최태원 상의 회장이 7월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 겸 민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이후 국내 주요기업들과 BIE 회원국별 중점 교섭국가 매칭을 통해 기업 차원의 유치 활동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현재 민간위원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등 국내 주요그룹 대표 9명과 사장단 12명으로 구성된 집행위원이 참여하고 있다.

민간위원회는 이들 주요그룹이 진출해 있거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BIE 국가를 중심으로 민간 유치사절단을 파견해 적극적으로 유치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민관이 힘을 합쳐 총력전을 펼쳐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 지지 국가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지난달 '태평양 도서국 포럼'(PIF)에 삼성, SK 등이 해양수산부와 함께 드림팀을 꾸려 참석했는데 한국을 지지한다는 국가가 나타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의 경쟁력은 '기후변화 논의 최적지'

부산이 경쟁국과 비교해 세계박람회를 유치할 수 있는 강점은 무엇일까. 초기 세계박람회를 개최한 국가들은 당대 혁신 제품이나 발명품을 최초로 공개하는 무대를 마련했다. 제1회 세계박람회로 기록된 런던 박람회(1851년)에선 증기기관차가 처음 등장했으며, 필라델피아 박람회(1876년)에선 미국 독립 100주년을 기념해 벨의 전화기가 처음 소개됐다. 하지만 2000년 이후 세계박람회를 유치한 국가들은 인류의 진보와 협력을 논의하기 위한 '글로벌 대화 플랫폼'을 주제로 잡았다. 하노버 박람회(2000년)의 주제는 '인간, 자연, 기술-새로운 세계의 개막'이었고, 상하이 박람회(2010년)는 '더 나은 도시, 더 나은 삶'을, 밀라노 박람회(2015년)는 '지구 식량 공급, 생명의 에너지'를, 2025년 개최되는 오사카 박람회의 주제는 '삶을 위한 미래사회 디자인'이다.

부산이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내세운 주제는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다. 우 부회장은 "부산은 인류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인 기후변화를 논의하기에 최적의 장소"라면서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과 같은 문제를 직접 맞닥뜨리는 건 부산과 같은 해양도시"라고 말했다. 이어 "이미 부산은 유엔과 세계 최초로 '플로팅 시티'(해상도시)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며 "부산엑스포는 세계 각국과 미래 변화에 대응할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hjkim@fnnews.com
#최태원 #사우디 #엑스포 #부산세계박람회 #빈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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