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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사법 족쇄 푼 이재용…경영 첫 행보는 '직원 맘 달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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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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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 족쇄를 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원들과의 간담회, 국내외 사업장 방문 등 본격적인 '현장' 경영활동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이날 부로 복권된 이 부회장의 첫 대외 행보는 그간의 경영 공백을 메우는 것에 초점이 맞춰질 예정이다. 이 부회장은 12일 복권 대상자로 이름을 올린 직후 광복절 연휴 동안 주요 사업 부문의 경영 현안을 점검한 것으로 전해진다.

연휴 이후엔 우선 직원들과 직접 만나 격려할 가능성이 크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8월 가석방 출소 이후 곧바로 주요 사업 부문 최고경영자(CEO)등을 소집해 현안 점검을 하는 등, 그간 총수로서 임원들과는 부분적이더라도 소통해왔다. 그러나 취업제한으로 경영 일선의 직원들과는 간담회 등의 스킨십을 할 수 없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초 국정농단 사건으로 2년6개월의 징역형을 확정받고 취업제한을 통보받기 전까지 여러 사업 부문의 직원들과 만나며 의견을 두루 청취해왔다. 2020년 7월엔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여성 임직원들과, 8월엔 사내 벤처프로그램인 C랩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삼성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으로선 경영 공백기 동안 가장 아쉬웠을 부분이 직원들과의 소통이었을 것"이라며 "추후 회장 승진을 고려했을 때도 꼭 필요한 경영 활동"이라고 말했다.

삼성 안팎에선 이 부회장이 복권을 계기로 조만간 회장직에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삼성과 현대자동차, SK, LG 등 국내 4대 그룹 중 총수가 회장 직함을 달지 않은 경우는 이 부회장이 유일하다. 이 부회장은 징역형을 선고받은 지난해 초부턴 비상근·미등기·무보수 임원으로 지내왔다. 또 부회장직을 2012년 말부터 10년 가까이 유지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복권으로 상황이 달라졌으니 내년 주주 총회에서 회장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첫 사업장 방문은 화성캠퍼스나 평택캠퍼스 등 반도체 사업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에 이어 다소 약세를 보여왔던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도 2030년 세계 1위에 오르겠단 목표를 밝혔다. 화성캠퍼스에선 지난 6월 말 3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공정을 통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제품 양산에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지난 5월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평택캠퍼스를 찾았다. 평택 캠퍼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기지다.

이 부회장의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킹 활동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9월 미국 텍사스 주 테일러시 파운드리 공장 착공식 참석을 시작으로 세계 곳곳에 위치한 삼성전자의 사업장을 방문하는 등 해외 순방을 떠날 수 있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활동에 나설 가능성도 커졌다. 이 부회장의 부친인 고 이건희 회장도 2009년 특별사면 후 평창동계 올림픽 유치를 위해 적극 활동했다.

당장 이날 방한한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 빌앤멜린다게이츠 재단 이사장과 회동할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재계 한 인사는 "다른 총수들처럼 부산 엑스포 유치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을 듯"이라며 "이 부회장이 게이츠 이사장과도 원래부터 친분이 있으니 어떤 식으로도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총수가 경영 전면에 복귀하면서 삼성전자의 대형 인수합병(M&A)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5월 윤 대통령 취임 직후 450조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 신규 인력 채용 등을 발표한만큼 곧바로 직접적인 투자 발표가 나오진 않을 것이란 평가가 우세하지만, 과거 6년간 멈추다시피 한 삼성전자의 M&A 재개는 기정사실이라는게 업계 전언이다. 올해 1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현금과 현금성 자산 보유액은 126조원에 달한다.

한편 이 부회장의 복권으로 삼성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는 16일 정기회의를 여는데, 이 부회장 복권 이후 처음 열리는 회의인만큼 지배구조 개편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예측이다. 이찬희 준법감시위원장은 올해 초 "지배구조 개선 문제는 삼성 도약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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