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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올라타고 인증샷까지"…결국 안락사 된 '멸종위기' 바다코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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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바다코끼리 '프레야'가 지난달부터 노르웨이 오슬로 피오르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14일(현지 시각) 노르웨이 당국은 안전상의 이유로 프레야를 안락사시켰다고 밝혔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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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노르웨이 당국이 바다코끼리 '프레야'를 안전상의 이유로 안락사시켰다고 밝혔다.

프레야는 무게가 약 600kg에 달하는 암컷 바다코끼리다. 북극해가 고향이지만 지난달부터 노르웨이 오슬로 피오르에서 모습을 드러내며 많은 시민의 관심을 모은 바 있다. 특히 종종 일광욕과 휴식을 위해 빈 배에 올라탄 프레야의 모습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지며 화제가 됐다.

이때 프레야가 몸을 움직이며 의도치 않게 배를 파손하는 일도 빈번하게 발생했다. 이에 당국은 안전을 위해 시민들에게 프레야와 거리를 두고 근처에서 수영이나 카약도 하지 말라고 강력히 권고했다.

하지만 프레야를 보러 온 일부 시민들의 무모한 행동이 문제가 됐다. 이들은 당국의 경고를 무시한 채 프레야 근처에 몰려들었다. 심지어 배를 타고 접근하거나, 아이들을 프레야 위에 태우고 사진을 찍는 시민들도 있었다.

결국 노르웨이 어업국은 안전상의 이유로 프레야를 안락사시켰다고 밝혔다. 15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당국은 "지난주 현장 감시를 통해 사람들이 바다코끼리와 분명한 거리를 두라는 권고를 무시해왔다는 사실이 명확해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동물복지가 지켜지지 않는 데다 프레야가 사람에게 잠재적으로 해를 끼칠 가능성도 크다고 봤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당국은 "프레야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방안도 고려했으나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았다"며 "이번 결정이 대중의 반발을 부를 수 있다는 것에 공감하지만 이것이 옳은 결정이었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동물복지를 매우 중요하게 여겨야 하지만 인간의 생명과 안전이 그보다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바다코끼리는 전 세계에 1만2000마리 정도밖에 남지 않은 멸종 위기종으로 알려졌다. 다른 동물에 방해받지 않고 안정된 휴식과 먹이 섭취를 보장받기 위해 주로 바다 가운데 떠 있는 유빙 등에 서식한다. 하지만 최근 기후변화가 심각해지면서 서식지인 빙하가 사라지자 육지에 수천마리씩 몰려 있는 현상이 잦아지고 있다. 바다코끼리는 평소에는 사람을 공격하지 않지만, 활동이나 휴식이 방해를 받으면 위협을 느끼고 공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수미 기자 choko21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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