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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반지하 금지 요청에 국토부 "OK,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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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서울시가 법률 개정에 앞서 지하·반지하 주택 건축허가를 전면 금지하는 초강수를 띄웠다. 수도권에 기록적인 집중폭우로 반지하 주택 침수가 속출하고 인명피해까지 발생한데 따른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도 화답하면서 지하·반지하 주택의 건축금지가 제도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재발방지 후속 대책 마련을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까지 서울시에서 공식적 요청은 없었지만 건축법 개정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서울시는 올해 하반기까지 전국 전수조사를 거쳐 내년부터 본격 개선이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서울시가 내놓은 대책에는 기존 지하·반지하 주택에 대한 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공임대주택 물량 확보 계획이나 예산 규모 등은 언급되지 않았으며 도심과 가까운 주택을 원하는 지하·반지하 거주민들의 속사정은 헤아리지 못한채 '수박 겉핥기'식 대책을 내놓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따라 국토부의 전격적인 동참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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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아영 기자 = 8일 밤 사고가 발생한 서울 관악구 반지하 주택 모습. youngar@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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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까지 전국 전수조사 후 내년 시행…국토부 "법개정까지 고려"

15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지하·반지하 거주가구를 위한 안전대책' 세부 시행계획을 수립하고 전국 반지하 주택을 전수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지하·반지하 주택 건축허가 금지를 밝힌 오세훈 서울시장의 방침을 국토부가 사실상 수용한 셈이다.

국토부 역시 침수피해 재발방지를 위해 건축법 개정까지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시행령 차원으로 끝날지 건축법 개정을 할지는) 어떤 것을 개선할 것인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법 개정까지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와 서울시 조사 결과는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이를 토대로 시급한 지역을 선정해 내년부터 점차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서울시는 우선적으로 지하·반지하의 '주거 목적의 용도'를 전면 불허하도록 건축법을 개정하기 위해 정부와 협의하기로 했다.

현행 건축법 11조에는 '상습적으로 침수되거나 침수가 우려되는 지역에 건축하려는 건축물의 지하층 등 일부 공간을 주거용으로 사용하거나 거실을 설치하는 것이 부적합하다고 인정되면' 시 건축위원회 심의를 거쳐 허가를 내주지 않을 수 있는 근거 규정이 있다.

시는 법 개정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시는 이번주 중으로 건축허가 시 지하층은 주거용으로 허가하지 않도록 각 자치구에 '건축허가 원칙'을 전달할 계획이다.

◆주택 물량, 예산 등 구체적 내용 없어…"거주자 입장도 생각해야"

하지만 기존 지하·반지하 주택에 대한 방침은 급하게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발표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하·반지하 거주 가구를 이전하고 비주거용 용도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요구된다. 시의 이번 대책에는 건축주에게 지급할 인센티브나 주택바우처 등에 쓰일 예산 규모나 임대주택 물량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담기지 않았다.

서울시는 거주자가 지하에서 지상으로 옮기게 될 경우 주거비용이 늘어남에 따라 주택바우처를 제공하거나 공공임대로 이전시키는 방법을 구상중이다. 하지만 2020년 기준 전국의 지하·반지하 주택이 32만7320가구에 달하고,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20만 849가구가 서울에서 거주하고 있어 거주지 이동에만 천문학적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관계자는 "전수조사 이후 우선순위를 정해 구체적으로 '케이스 바이 케이스' 판단을 해야 하는 부분"이라며 "여러 부서와 협의를 해야하는 부분으로 현재 논의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론 새로 주택을 지을 땐 반지하를 허용하지 않는 것은 나쁘지 않지만, 사회적 비용이 커지는데다 임차인의 입장도 고려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다른 시장 전문가는 지하·반지하 주택은 돈이 없는 서민들이 싼 값에 도심에 가까운 집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며 "특히 서울시가 공급하는 공공주택은 값싸고 품질은 좋지만 상대적으로 도심과 멀어 이들 도심부 지하·반지하 주택 수요를 모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고 말했다.

실제 오세훈 시장이 지하·반지하 주택에 대해 '원천적 소멸'의지를 밝힌 날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지하·반지하 주택 문제해결을 언급하면서도 침수 피해 방지 대책을 중점으로 주문한 바 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반지하 자체가 싼 가격에 도심의 좋은 위치를 누릴수 있는 주거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면서 "20만가구 정도 되니 적은 물량은 아닌데 사회적 비용이 너무 커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제 자체가 반지하라기 보단 침수가 되는 곳의 반지하의 문제이므로 취약계층에 대해 포커싱을 맞춘 장기적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min7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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