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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獨 라인강 화물운송 중단 위기… 伊-佛은 농업생산-발전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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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500년만의 최악 가뭄 곳곳 신음

동아일보

극심한 가뭄-폭염에 강바닥 일부 드러난 라인강 ‘독일의 젖줄’로 불리는 라인강 중류의 빙겐 지역이 최근 극심한 가뭄과 폭염으로 말라 12일 강바닥이 드러난 모습. 하루 뒤 이 강의 주요 관측점 수위가 1993년 이후 29년 최저치까지 떨어지자 각 화물선이 적재량을 대폭 줄여 운송하는 등 물류 대란 가능성이 제기된다. 독일 쾰른과 네덜란드 로테르담을 잇는 라인강 외에도 다뉴브강, 루아르강, 포강 등 유럽 곳곳의 주요 강이 말라붙으면서 경제 전반의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빙겐=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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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이 500년 만의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는 가운데 강까지 메마르면서 화물 운송과 농업 생산, 전력 발전 등 경제 전반에서 차질이 생기고 있다. 화물선이 다니는 주요 길목인 독일 라인강은 수위 저하로 물동량이 평년의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미국에서는 기온 상승의 여파로 캘리포니아주에서 대홍수가 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3일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은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의 하천 수위가 대폭 낮아졌다고 보도했다. 독일 카우프 관측점의 라인강 수위는 13일 기준 36cm로 나타났다. 199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16일 오후에는 29cm까지 줄 것으로 관측됐다. 강바닥이 보일 정도라는 것이다. 유럽연합공동연구센터 관계자는 가디언에 “최악의 가뭄이었던 2018년보다 올해 상황이 더 나빠 보인다”고 말했다.

수심이 얕아지자 운송회사들은 선적량을 줄이고 있다. 관측점 기준으로 강 수심이 40cm 미만으로 내려가면 선박 운항에 제약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 결과 화물선 운송 요금이 최대 5배 올랐다. 육상 운송을 하려 해도 화물선 1대를 대체하려면 트럭 40∼100대가 필요해 신속한 대응이 어렵다. 라인강 운송은 2018년 유럽 가뭄 당시 6개월간 중단된 적이 있다. 당시 손실액이 50억 유로(약 6조7000억 원)로 추산됐다.

독일의 전력 발전, 철강, 화학 등 기간산업에 쓰이는 원료 물동량도 크게 줄었다. 독일에서 강으로 운송하는 물동량은 2억 t가량인데 대부분 라인강을 통해 운송된다. 올겨울 에너지 대란이 예고된 상황에서 라인강 물동량마저 줄어들어 전력 생산이 더 큰 폭으로 줄어들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라인강 가뭄으로 올해 독일 경제성장률이 0.5%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탈리아에서도 지난해 11월 이후 포강 유역에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최근 유수량이 평년의 10분의 1로 줄었다. 이탈리아의 농산물은 포강 유역에서 30∼40%가 생산되는데 가뭄의 여파로 올해 쌀 수확량은 평년의 40%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전력 생산의 70%가량을 원전에 의존하는 프랑스는 냉각수를 공급하는 론강의 수온이 높아지자 시간당 원전 전력 생산량을 감축한다고 발표했다.

13일 CNN에 따르면 미국 국립대기연구센터(NCAR)와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연구진은 기후 변화로 40년 안에 대홍수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전역을 강타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연구진은 대홍수의 원인으로 대기 중에 모여 가늘고 길게 이동하는 수증기를 꼽았다. 대홍수로 인한 피해액은 최대 1조 달러(약 1306조 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미국 사상 최악의 자연재해로 꼽히는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 규모의 5배가 넘는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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