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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186mm 물폭탄, 부여서 2명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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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당 110mm 폭우에 트럭 휩쓸려

오늘부터 사흘간 전국에 비

동아일보

물에 잠긴 도로… 반려견 데리고 긴급 대피 14일 충남 보령시 주교면 주교리의 한 도로가 집중호우로 물에 잠기자 소방대원들이 시민들의 대피를 돕고 있다. 이날 보령에는 시간당 약 70mm의 비가 내렸으며, 부여에선 시간당 110.6mm의 폭우가 쏟아져 2명이 실종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충남소방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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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새벽 충남 부여에 시간당 110mm 이상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2명이 실종되고 농경지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8일부터 이어진 폭우로 이날까지 전국적으로 14명이 사망하고 6명이 실종됐다.

주말 폭우는 충남 남부지역에 집중됐다. 특히 14일 오전 1시경부터 부여군 은산면에는 시간당 110.6mm의 폭우가 내렸다. 시간당 강수량 기준으로는 1999년 9월 시간당 116mm에 이어 역대 2번째이며 8월 시간당 강수량으로는 가장 많은 것이다. 보령에서도 시간당 70mm 정도의 비가 퍼부었다. 청양에도 13, 14일을 합쳐 186mm의 비가 내렸다.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피해도 속출했다. 부여군 은산면 나령리에선 오전 1시 44분경 1t 트럭이 불어난 하천 물살에 휩쓸리면서 타고 있던 2명이 실종됐다. 충남소방본부 관계자는 “탑승한 차량이 물에 떠내려갈 것 같다는 신고가 들어와 대피 요령을 설명하던 중 통신이 두절됐다”고 설명했다. 소방당국은 소방관 220명과 장비 20여 대를 동원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청양군에선 농수로 작업을 하던 80대 남성이 경운기에 깔려 다쳤다.

충남소방본부 등에는 13일 오후부터 산사태와 농경지·주택 침수 등 140여 건의 비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충남에서만 도로 유실 등 18건의 피해가 났고, 농경지 약 200ha가 물에 잠겼다. 충남도 관계자는 “긴급 복구 작업에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하고 피해 지역에 대한 특별재난구역 지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상청에 따르면 광복절인 15일부터 17일 오전까지 수도권을 시작으로 강원, 전북 등 전국 곳곳에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새벽 물폭탄에 부여 은산천 범람… “순식간에 마을 물바다로”

충남 남부 농경지 침수 등 피해 속출

하천 일대 폭격 맞은것처럼 황폐화
토사 쏟아져 주택 덮치고 도로 파손, 부여 시설하우스 170여ha 물에 잠겨
전국 이재민 7595명… 20명 사망-실종, 주택 등 6876채-농경지 1140ha 침수


“이런 물난리는 태어나 처음이야. 하천이 넘치면서 마을이 순식간에 물바다로 변했어.”

14일 오후 1시경 충남 부여군 은산면 신대리에서 50년 가까이 마트를 운영하고 있다는 성백철 씨(74)는 기자를 보자마자 큰 한숨을 내쉬었다. 가게 안에는 흙탕물이 무릎까지 차올라 있었다. 성 씨는 물 위에 둥둥 떠 있는 과자와 생필품을 주워 담으며 연신 혀를 찼다.

가게 앞 도로에도 폭우가 휩쓸고 간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빗물에 쓸려 떠내려온 가전제품과 식기류 등이 흙더미에 파묻혀 있었고, 거리 곳곳에 비료 포대와 나뭇가지 등 쓰레기가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 주택·상가·차량 침수…농작물 피해 잇따라

전날부터 이날 오전까지 충남 남부지역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주택과 건물, 농경지 등이 물에 잠기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특히 밤사이 호우경보가 발효됐던 부여군 은산면 신대리는 14일 오전 1시경부터 시간당 110.6mm의 기록적 폭우가 내리며 은산천이 범람했다. 주변 주택과 상가 수십 곳이 물에 잠겼고 인근에 주차 중이던 차량 수십 대가 침수됐다. 성 씨는 “냉장고가 마치 종이배처럼 둥둥 떠다니다 가게 현관을 막았다”며 공포스러웠던 당시를 기억했다.

이날 오후 둘러본 은산천 일대는 마치 폭격을 맞은 듯했다. 둑방 곳곳이 움푹 파여 있었고 하천 전봇대도 빗물에 휩쓸려 쓰러진 상태였다. 주변 도로는 토사로 아스팔트를 보기 어려웠다.

주민들은 하루아침에 생활 터전을 잃어버렸다고 하소연했다. 미용실 주인 송민자 씨는 “미용실 집기와 에어컨, 선풍기, 차량까지 모두 물에 잠겨 작동이 안 된다”며 “내일 비가 더 온다는데 배구수를 막은 쓰레기를 빨리 치우지 않으면 더 큰 피해를 입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청양군 장평면에선 새벽에 내린 집중호우로 화산2리 야산에서 토사가 쏟아져 내리면서 주택을 덮쳤고, 남양면에서는 도로가 심하게 파손됐다. 보령시에서도 대천 나들목 인근 도로에 물이 차면서 주변을 지나던 차량이 물에 잠겨 운전자가 급하게 대피했다.

농작물 침수 피해도 잇따랐다. 부여에서만 멜론과 수박, 포도 비닐하우스 등 약 170ha가 물에 잠겼다. 샤인머스켓을 재배하는 배원덕 씨(부여군 은산면)는 “물이 차면 포도의 당도가 떨어지고 알맹이가 터져 상품 가치를 잃는다. 그렇다고 익지 않은 상태에서 빨리 수확도 할 수 없어 난감하다”고 했다.
○ 이재민 7600여 명…서울 실종자 1명 오인 신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8일부터 내린 집중호우로 사는 곳을 떠나 대피한 이재민과 임시 대피자는 이날 오후 6시 현재 7개 시도 3823가구(7595명)에 달한다. 주택과 상가 등 6876채가 물에 잠겼고 농경지 1140ha가 침수됐다.

사망자는 서울 8명과 경기 4명, 강원 2명 등 지금까지 14명 발생했다. 실종자는 6명, 부상자는 26명이다. 이번 집중호우로 당초 서울 서초구에서 4명이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중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수색 결과 건물 지하에서 실종된 것으로 알려진 나머지 1명은 오인 신고라는 결론을 내리고 실종자 수에서 제외했다.

한편 9일 경기 광주시에서 불어난 하천에 휩쓸려 실종된 남매 중 남동생(64)은 13일 오전 11시 반경 실종 지점에서 약 23km 떨어진 팔당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이 남성의 누나인 70대 여성과 9일 경기 남양주시에서 하천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여중생, 같은 날 강원 원주시에서 실종된 노부부 등 남은 실종자에 대한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부여=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광주=공승배 기자 ksb@donga.com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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