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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여당에 던진 ‘돌직구’…‘반윤 정치’로 돌파구 찾기[이준석 ‘작심 회견’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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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구보수’와 대비되는 ‘개혁보수’ 대표 정치인임을 강조

가처분 신청, 인용 기대하기보다 정치적 입지 수단 활용

신당 창당보다 당내 여론전 무게…대통령실 반응 안 해

경향신문

1시간 넘게 쏟아내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3일 국회에서 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대한 가처분 소송 입장 등을 밝힌 기자회견을 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직접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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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6개월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은 지 36일 만인 지난 13일 공개 석상에 등장해 1시간 넘게 쏟아낸 말은 예상보다 훨씬 수위가 높았다. 이 대표는 국회 기자회견에서 법원에 낸 가처분 신청과 관련한 법리적 설명보다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을 향한 작심 발언에 시간을 썼다. 그러면서 자신이 이들 ‘수구보수’와 대비되는 ‘개혁보수’를 대표하는 정치인임을 강조했다. 이 대표의 향후 행보를 예상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대표는 “돌이켜보면 양의 머리를 흔들면서 개고기를 가장 열심히 팔았고 가장 잘 팔았던 사람은 바로 저였다” “대통령 선거 과정 내내 저에 대해 ‘이 XX 저 XX’ 하는 사람을 대통령 만들기 위해 열심히 뛰어야 했다”며 자신의 선당후사를 강조하고, 윤핵관에게 험지 출마를 요구했다. 이 대표는 14일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신이 윤핵관으로 지칭한 이철규 의원 등을 공격하는 글을 썼다.

정부·여당의 정책 노선에도 ‘폭탄’을 던졌다.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탈북 어민 북송 사건 등 문재인 정부 안보 문제를 겨냥하는 데 대해 “60년째 북풍의 나발을 불면서 선거에 이겼다고 착각하는 집단”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제 조직에 충성하는 국민의힘도 불태워버려야 한다” “오로지 자유와 인권의 가치와 미래에 충실한 국민의힘이 돼야 한다”며 보수정당의 가치가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자유·인권·미래’를 상징하는 정치인임을 부각한 것이다.

윤 대통령의 “내부 총질” 문자메시지와 이번 회견을 계기로 이 대표가 윤 대통령과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이 대표는 탈당 및 신당 창당 대신 당원 만남·당원 온라인 소통공간 구축·저서 출간 등을 통해 당 안에서 여론전을 펼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당내 ‘반윤’주자에서 찾겠다는 뜻을 확실히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가 회견 후 SNS에 처음 올린 글도 당원 가입을 독려하는 내용이었다. 지지자들을 대거 당에 가입시키고 여론전을 벌이는 것은 당대표직을 박탈당한 그가 정치적으로 살아남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이 대표는 회견에서 청년·호남을 언급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이 대표는 대표직에 있을 때 청년·호남에서 당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는 행보를 지속했다. 2030 남성·호남은 지난 대선에서 보수정당에 과거 선거보다 높은 지지를 보냈다. 이 대표가 본인 없이는 이들의 지지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을 내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오는 17일 가처분 신청 법원 심리를 앞두고 있다.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호재이지만, 당내 여론상 원만한 대표직 복귀는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법적 투쟁에서 승리하는 것이 이 대표에게 중요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처분 신청은 당장의 대표직 복귀보다 장기적인 정치적 입지를 구축하는 수단이라는 해석이다. 이 대표는 회견에서 지난달 8일 윤리위 징계와 이어진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으로 인한 대표직 박탈을 “정치적”이라고 규정하면서도 법리 문제를 언급하는 데는 큰 비중을 두지 않았다. 이 대표는 “(가처분 신청이) 기각돼도 달라질 건 없다”고 했다.

이 대표가 탈당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지만, 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를 중심으로 한 신당 창당설이 흘러나온다. 다만 이 대표 주변 인사들은 바른정당 실패로 제3지대 구축의 어려움을 잘 아는 이 대표가 신당을 창당할 가능성은 지금으로서는 낮다고 본다. 차기 국민의힘 대표 선거 등에서 중도보수·청년층에 영향력이 있는 유승민 전 의원 등과 연대할 가능성은 있다.

이 대표와 가까운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MBN에서 “(이 대표와 유 전 의원) 연대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20만명에서 80만명 수준으로 늘린 책임당원이 차기 당대표 선거 결과를 좌우할 수 있다.

이 대표가 윤 대통령이나 주호영 비대위원장과 만날 뜻이 없다고 하면서 이 대표 해임 사태의 정치적 해결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다. 주 위원장은 광복절 연휴 기간 비대위원 인선을 마치고 윤 대통령 취임 100일인 17일까지 비대위를 발족할 계획이다. 하지만 주 위원장 임명 후에도 김성원 의원 등의 수해 복구 현장 실언 논란, 권성동 원내대표 비대위 참여를 둘러싼 비판, 비대위 활동 기간 및 전당대회 시기 이견 등으로 당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 대표 회견도 비대위 체제 안정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의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질 경우 비대위는 출범하자마자 좌초될 위험에 처한다.

정대연·조문희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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