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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집값 오를 거라고? 결국 들통난 공급부족론의 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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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무시하고 집값 상승 공언한 보수·경제 언론들의 말바꾸기

[기사 수정 : 24일 오후 6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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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 29일 서울 남산에서 본 아파트.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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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 고공행진을 이어오던 집값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주택 공급 부족으로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전망한 보수·경제 언론들은 '금리'를 탓하면서 탈출구를 찾기 바빠 보인다. 공급 부족을 집값 상승 원인이라 지목했던 소위 부동산 전문가들의 목소리도 자취를 감췄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보수·경제 언론들은 멈추지 않는 집값 상승의 주요 원인을 '주택 공급 부족'으로 탓하면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주택 공급 부족이 계속되면서 올해도 집값 상승이 계속될 것을 전망하는 기사도 잇따라 내놨다.

"대통령 선거와 금융 환경 변화 등 적지 않은 변수 속에서도 전문가들이 집값 상승을 강조하는 원인은 공급 부족이다."


지난해 12월 21일 <아주경제>의 2022년 주택 시장 전망 기사의 첫 문장이다. 올해 초까지 보수·경제 언론들이 쏟아낸 주택시장 전망 기사들의 주요 내용 역시 이 문장 하나로 요약할 수 있다. 부동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부동산 전문가로 기사에 등장해, 주택가격 상승 분위기를 부채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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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2월 15일자 동아일보 보도. ⓒ 동아일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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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1년 12월 30일 <한국경제>는 부동산 전문가 121명을 자체 설문한 조사를 통해 올해 집값 상승을 점쳤다. 응답자의 55.4%가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는 것이다. 설문 결과를 보면, 집값이 오르는 이유로 신규 주택 공급 부족(70.1%)때문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설문에 응한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부분 부동산업자(건설사, 시행사)들이었다.

2022년 '집값 상승' 호언 장담했던 언론사들

<매일경제>도 지난 2021년 12월 14일자 보도에서 주택산업연구원 분석을 인용하면서 올해 집값 상승을 점쳤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주택협회 등 주택사업자들이 공동 출자해 만들었다. 보도를 보면 주택산업연구원은 주택 가격 변동에 가장 큰 요인으로 '주택 공급'을 꼽았다. 금리나 경제성장률은 '주택공급'에 비해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주장도 했다.

<중앙일보>는 올해 1월 2일 '역대급 공급했다더니 서울 20만가구 부족… 주택수급 8년 전으로 추락'이라는 제목을 단 분석 기사를 냈다. <중앙>은 2021년 서울 주택보급률이 전년에 비해 1%p 가량 떨어진 것을 집중 조명하면서, 이를 주택 가격 상승 원인으로 지목했다.

<중앙>은 이 기사에서 주택 수요가 늘어난 근거로 '일반가구 수 급증'을 꼽았다. 이 신문은 '일반가구'들을 모두 '매매 수요층'으로 봤다. 가구별로 거주 유형이나 소득 수준도 다르고 내 집 마련 계획 시기도 천차만별인데, <중앙>은 이런 점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최근 증가세가 두드러진 1인 가구들도 모두 '매매 수요'로 봐야 하는지도 의문이다.

<매일경제> 등 경제지들도 <중앙>과 유사한 논리로 공급 부족 탓에 집값이 오른다고 강조했다. 공급 부족 기사에 단골처럼 등장하는 부동산학 전공 교수들과 시중은행 컨설턴트 등 소위 부동산 전문가들도 '집값 상승론'을 반복했다. 올해 초 금리 인상이 예상되고, 금리가 집값에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국책연구기관(국토연구원)의 보고서는 이 부동산 전문가들의 목소리에 조용히 묻혀버렸다.

하지만 금리와 정책, 대내외 변수, 물가 등 집값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을 등한시하면서 '공급 부족'만 외치던 이들의 목소리는 오래 가지 못했다.

올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서 부동산 시장은 상승세가 꺾이기 시작했다. 국민은행 집계에 따르면, 지난 6월 전국 아파트 가격은 전달에 비해 0.04% 하락했고, 7월에는 –0.07%로 낙폭이 커졌다.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도 지난 6월 0.13%에서 7월 0.03%로 축소되고 있고, 서울 강북 지역에는 지난 7월 0.01% 하락했다.

집값이 오를대로 오른 상황에서 금리까지 오르다보니 실수요층이 대출을 통해 구매할 수 있는 여력이 급격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금리가 집값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지만, 집값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금리는 집값의 주요 변수로 자리 잡았다.

집값 떨어지자, 자취 감춘 '공급부족론'

보수·경제 언론들이 내놓는 부동산 기사도 180도 달라졌다. 금리를 큰 변수로 보지 않고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하던 연초와 달리 지금은 부동산 시장 침체 이유로 금리 상승을 들고 있다. '주택 공급 부족'은 아예 자취를 감췄다. 한국은행이 지난 7월 13일 기준금리를 대폭 인상했을 당시 '부동산 침체'라는 표현도 등장했다.

8년만에 기준금리 2.25%… "부동산 침체 길어진다"<조선비즈>
금리인상으로 부동산 시장 냉각 가속화 우려<한국경제>
[한은 빅스텝] 역대 최대폭 기준금리 인상에 부동산 시장 '꽁꽁'<중앙일보>
"대출 금리 감당 못해"… 생애최초 부동산 매수자도 역대 최저<매일경제>

주택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던 부동산 전문가들의 목소리는 자취를 감췄다. 올해도 주택 가격이 오르니, 집을 사라고 부채질하던 한 대학 겸임교수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실수요자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이자 상환을 유예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집값이 하락하면서 보수 언론이 제기해온 '공급 부족론'의 허상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장은 "집값이 떨어지면서 공급 부족이 문제라는 보수·경제지들의 거짓말이 드러난 것"이라며 "이들 언론의 주장은 재건축 규제를 풀어서 값비싼 아파트를 많이 공급하게 하면 집값이 떨어진다는 것이었는데, 역사적으로 그런 전례는 없었고, 공급 부족이라는 말도 허상이었다"라고 말헀다.

김 국장은 이어 "언론사 기사에 등장하는 부동산 전문가들도 무주택 서민 입장에서의 관점이 아닌 투자자 관점에서 의견을 표하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적당히 거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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