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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혐의는 간첩이었다…자택 수색서 비밀문건 11건 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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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8일 미국 연방수사국(FBI)가 압수수색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 플로리다 연방법원은 12일 이례적으로 압수수색 영장을 공개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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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직 대통령이 '간첩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올랐다는 사실이 공식 확인됐다. 미 법무부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모두 공개하기로 동의한 압수수색 영장을 통해서다.

미 플로리다주 연방법원은 지난 12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 내 트럼프 전 대통령 자택 등에 대해 연방수사국(FBI)이 집행한 압수수색 영장을 공개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8일 이뤄진 압수수색을 '정치 수사'라고 비난하며 'FBI가 증거를 심어놓고 갔을 수도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그러자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은 이례적으로 법원에 영장공개를 신청했고, 트럼프 측도 이에 동의했다.

이날 법원이 공개한 영장에는 ▶방첩법 위반 ▶사법 방해 ▶정부기록의 불법적 처리 등 3가지 혐의가 명시돼 있었다.

이중 특히 미 형법 793조에 따른 방첩법(Espionage Act) 위반은 충격적이며 엄청난 폭발력이 있는 사안이라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보도했다.

방첩법은 미국에 손해가 되거나 외국의 이익을 위해 사용될 수 있는 국방정보를 수집, 전송하는 것은 물론 의도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도 금지한다. 최대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영장은 공개됐지만 정확히 어떤 내용이 방첩법 위반인지는 드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더힐은 앞서 'FBI가 마러라고에서 찾고자 하는 기록은 핵무기에 대한 정보'라던 워싱턴포스트(WP) 보도와 연관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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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연방법원이 공개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첫 페이지. 압수수색 대상으로 마러라고 리조트의 주소가 적혀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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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법원은 FBI가 마러라고에서 확보한 총 11개의 기밀 문건 목록도 공개했다.

최고 수준의 기밀 중 하나인 특수정보(SCI) 문건 1건, 극비(top secret) 문건 4건, 비밀(secret) 문건 3건, 기밀(confidential) 문건 3건 등이다.

여기에 사진첩과 직접 적은 메모, 트럼프 전 대통령 측근인 로저 스톤 사면에 관한 문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관련 문서 등 확보한 자료가 33개 품목, 약 20상자에 달하는 것으로 보도됐다.

실제 영장에 적힌 혐의들을 뒷받침할 문건인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일단 이번 압수수색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정치적 소용돌이의 중심에 선 건 분명해졌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퇴임 후 백악관에서 무단 반출한 15상자 분량의 자료를 지난 1월 반납했다. 그러나 기밀 자료가 여전히 남아있다고 판단한 법무부는 조사를 계속해왔고 지난 6월 마러라고를 직접 찾아갔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인 중 한 명이 "기밀로 표시된 모든 자료를 반납했다"고 확인서에 서명까지 했는데, 결국 이번에 또 기밀 자료가 발견된 것이다.

이번 압수수색 결과에 따라, 2024년 대선을 노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 운명도 직접 영향을 받게 됐다는 평가다. 방첩법 위반뿐 아니라 나머지 혐의들도 유죄로 인정되면 앞으로 미국에서 공직을 맡을 수 없게 되는 등의 중범죄를 저지른 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자신이 러시아와 관련됐다는 의혹, 두 건의 탄핵, 뮬러 특검 조사 등과 마찬가지로 이번 혐의도 모두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또 압수수색 당시 "우리 변호사의 참관이 허용되지 않았다" "누군가 정보를 심는다"며 FBI의 증거 조작 가능성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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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는 이번 연방수사국(FBI)의 압수수색을 비난하며 "내전이 시작됐다"는 등의 글이 계속 오르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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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면전으로 나서면서 트럼프 지지자들의 물리력 행사 가능성도 우려된다.

현재 트루스소셜과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FBI가 8000만 애국시민들에게 전쟁을 선포했다" "장전을 하고 배신자들을 제거하자"는 등의 과격한 선동 글이 잇따라 오르고 있다.

갈런드 법무장관과 영장을 발부한 연방 판사 브루스 라인하트에 대한 협박 글도 등장했다. 플로리다주 연방법원은 공식 사이트에서 라인하트 판사의 연락처와 사무실 주소 등 개인 정보를 지워버린 상태다.

앞서 지난 11일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선 AR-15 소총으로 무장한 채 FBI 건물에 침입하려던 한 남성이 경찰과 추격전 끝에 총에 맞아 숨지는 일도 있었다.

용의자는 42세 남성 리키 시퍼로, CNN은 같은 명의로 개설된 트루스소셜 계정에서 그가 FBI에 대한 공격을 예고했다고 보도했다. 수사당국은 친트럼프 성향의 극우단체 프라우드 보이스와 연관성에 대해서도 조사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김필규 특파원 phil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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