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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윤 대통령 ‘이중 플레이’ 폭로…대통령실은 침묵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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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6월 독대’ 내용까지 공개

“내부 총질 메시지, 사과도 안 해”

대통령실, 14일에도 반응 없어

우상호 “참 배은망덕한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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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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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당원권 정지’ 중징계를 받은 뒤 36일 만에 마이크를 잡은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들에게 전면전을 선포한 데서 나아가 윤 대통령의 ‘이중 플레이’를 여러 건 폭로했다. 이 대표는 대통령실이 부인했던 ‘6월 독대’ 사실을 확인하고, 자신을 향한 윤 대통령의 격한 욕설까지 소개하며 ‘내부총질 문자 메시지’에 대한 사과도 요구했다. 이 대표의 이런 발언은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신뢰에 타격을 줄 수 있는 ‘폭로’였지만, 대통령실은 14일에도 구체적인 해명 없이 침묵을 이어갔다.

대통령실 부인했지만…이 “6월12일 대통령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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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리위 징계 과정, 비대위 전환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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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대표는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저는 대통령께 북한방송 개방에 대한 진언을 독대해서 한 바가 있다. 그리고 이 계획은 대통령의 취임사에서 누차 언급되었던 자유라는 가치에 대한 체계화된 정책을 시리즈로 내놓자는 제안이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국민이 어떤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하는지 들여다보고 통제하는 에이치티티피(HTTP) 차단을 없애자 △국민이 메신저로 어떤 내용을 주고받는지 들여다보고 차단하고 색출하는 카카오톡 검열을 없애자 △북한의 민낯을 노출하는 북한방송 개방까지 추진해서 저들에게 우리 문화의 개방을 끝없이 요구하고, 북한 정권이 스스로 폐쇄성과 문화콘텐츠의 상대적 저열함을 부끄러워하도록 하자는 내용을 윤 대통령에게 건의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을 만난 독대 날짜도 올해 6월12일 일요일이라고 특정했다.

이 대표의 이런 발언이 주목받는 이유는 대통령실에서 일찌감치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독대를 부인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독대는 지난 6월25일 <동아일보> 보도로 처음 알려졌지만 당일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이 이달 중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비공개 만찬을 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같은날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의 입장은 대통령실에 여쭤보면 될 것 같다. 당대표 입장에서 대통령 일정을 제가 공개할 순 없다”며 여운을 남겼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이를 모두 이 대표의 ‘언론 플레이’로 폄훼했다. 이튿날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6월에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만나는 건) 불가능하다. 없다. 이준석이 언론 플레이 한 것”이라고 말했다. 성 접대와 증거인멸 의혹 등으로 징계 위기에 몰린 이 대표가 윤 대통령을 이용하려 한다는 게 당시 대통령실의 시각이었다. 대통령실이 이렇게 강한 어조로 부인하자 두 사람의 독대는 없었던 것으로 ‘정리’됐다.

하지만 이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과 만난 날짜와 건의 내용까지 소상하게 공개하며 역공에 나섰다. 이 대표는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이) 저를 만난 적 없다고 했고, (저는 대통령과) 독대를 통해 정책 진언한 적 있고, (대통령실은 만난 적 없다고) 저에 대해 이야기해서 모욕을 안겨주고 했는데 사실관계 밝히는 게 뭐가 문제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이어 “누가 대통령은 사람이라고 했다는데 대통령만 사람이냐. 저도 제가 할 말 하겠다”고 말했다. ‘내부 총질’ 문자에 “대통령도 사람”이라며 윤 대통령을 두둔한 홍준표 대구시장의 발언을 거론하며 자신의 발언이 사실관계를 바로잡고 명예를 회복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윤 대통령 ‘이 XX’ 발언, 의원들이 전해줘”


이준석 대표는 본인이 없는 자리에서 윤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욕설을 하며 불편한 감정을 여러 차례 드러냈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대선과 지방선거를 겪는 과정 중에서 어디선가 여럿이 모인 자리에서 누차 저를 ‘그 XX’라고 부른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으면서 그래도 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내가 참아야 한다고 크게 ‘참을 인’ 자를 새기면서 발이 부르트도록 뛰어다니고 목이 쉬라고 외쳤던 기억이 떠오른다”, “선당후사란 대통령 선거 과정 내내 한쪽으로는 저에 대해서 ‘이 XX 저 XX’ 하는 사람을 대통령 만들기 위해 당 대표로서 열심히 뛰어야 했던 제 쓰린 마음이, 여러분이 입으로 말하는 선당후사보다 훨씬 아린 선당후사였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도 “(윤 대통령의 욕설은) 선거 과정에서 언론인들에게 아주 빈번하게 들었던 얘기고 언론인도 알 것이다. 실제로 그 자리에 배석했던 의원님이 얘기를 해주더라”고 전했다. 윤 대통령이 올해 1월6일 의총에서 “피는 물보다 진하다. 피 같은 당원, 국민의힘에 같이 뼈를 묻기로 함께하기로 한 사람이다. 화해라고 할 것도 없다”며 당무 거부로 탄핵 위기에 몰린 이 대표를 포용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실상은 그를 향한 반감이 여전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대선·지방선거 이후에도 이어진 윤핵관들의 조직적인 공세가 곧 윤심의 반영이었다고 분석했다. 이 대표는 ‘윤핵관이 윤 대통령의 의중과 다르게 움직였다고 보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제는 제가 어떤 얘기를 해도 국민이 믿지 않을 거다. 대선 때 지선 때도 (윤핵관의 공격이 윤심은) 아니라고, 아니길 바란다고 했고, 나라 걱정해야 한다고 얘기했는데 제가 여러 말을 보태지 않아도 지난 번에 노출된 메시지는 많은 함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핵관들이 윤심에 따라 자신을 공격했다는 사실을 윤 대통령의 ‘내부 총질 메시지’로 확인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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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한국광복군 선열 합동 봉송식에 앞서 애국지사ㆍ임시정부요인 및 무후선열의 얼을 추모하는 충열대 참배를 위해 차량에서 내려 박민식 국가보훈처장과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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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총질 메시지로 씹어 돌리고 사과도 안 해”


이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문제되는 메시지를 대통령이 보내고 원내대표의 부주의로 그 메시지가 노출되었는데 그들이 내린 결론은 당 대표를 쫓아내는 일사불란한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라면 전혀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않은 판단”이라고 했다.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는 텔레그램 메시지로 윤 대통령의 본심이 탄로나고 당이 갑자기 ‘비상상황’으로 규정되며 본인이 쫓겨나게 되는 과정은 윤 대통령이 강조하는 공정과 정의에 배치된다고 꼬집은 것이다.

이 대표는 또 “그 메시지에서 대통령과 원내대표라는 권력자들 사이에서 씹어 돌림의 대상이 되었던 저에게 어떤 사람도 그 상황에 대한 해명이나 사과를 하지 않았던 것은 인간적인 비극”이라며 ‘내부 총질’ 메시지와 관련해 언급을 피한 윤 대통령을 겨냥했다. 거짓말과 ‘이중 플레이’에 대해 공식적으로 해명하라고 윤 대통령을 거듭 압박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14일에도 이 대표 기자회견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준석 대표의 말이 사실이라면 참으로 배은망덕한 대통령”이라며 윤 대통령을 비판했다. 우 위원장은 14일 충남 공주시 충남교통연수원 대강당에서 열린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이준석 대표가 울먹울먹하면서 그렇게 고생고생해서 대통령 만들어줬더니 정작 그 사람은 사석에서 자기를 향해 이 XX 저 XX 했다더라”며 “국민통합은커녕 당내 통합조차 이루지 못한 분이 대한민국 이끌고 있고, 오로지 정치보복과 권력장악에만 혈안이 되어있는 대통령을 모시고 있으니 대한민국이 앞으로 어떻게 갈 것이냐 국민들이 걱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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