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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백상 인터뷰] 이수경 "연기 천재? 본능적으로 보였다면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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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자조연상 이수경 인터뷰

54회 이어 두번째 수상 "박정민에게 받은 트로피 더 뜻 깊어"

'소속사 대표 김남길'·'세상 떠난 친구' 못다 한 소감

"어떻게 살아야 연기에 도움 될까 고민…시트콤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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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자조연상 수상자 배우 이수경 | 박세완 기자 park.sewan@jtbc.co.kr 〈사진=JTBC엔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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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 타율 100%다. 후보에 오르기만 하면 트로피를 품에 안는다. 제58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자조연상 주인공 이수경이 영화 '침묵'(정지우 감독·2017)으로 54회 백상에서 같은 부문을 깜짝 수상한 후 4년 만에 또 다시 무대에 섰다. 소감을 말하는 내내 긴장과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던 4년 전에 비해서는 한층 여유로워진 모습.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머리가 새하얘졌던 경험을 해서 그런지 이번에는 꼭 말해야 할 분들을 기억해 갔다"는 이수경은 "그래도 김칫국을 마시면 안 된다는 마음에 긴장감을 꾹꾹 누르고 있었는데, 백상과는 계속 인연이 있는 것 같아 좋다. 정민 오빠에게 트로피를 받아 더 의미 있다"며 미소 지었다.

전년도 수상자 박정민과 이수경은 이수경에게 또 하나의 조연상 트로피를 안긴 '기적(이장훈 감독·2021)'을 통해 만났다. 지난해 팬데믹 시국 관객들에게 소소한 감동을 안긴 '기적'은 출연 배우들이 입을 모아 "가장 행복했던 시간" "최고의 영화"라고 꼽는 작품이기도 했다. 그간 강렬한 이미지가 쌓여있던 이수경은 '기적'에서 전혀 다른 분위기와 연기를 선보이는데 성공했고, 원래부터 연기 잘하는 배우임을 알고 있었음에도 한 걸음 더 나아가 '연기 천재' 수식어까지 각인 시켰다. 이수경은 간절히 바랐지만, 당초 이장훈 감독은 고개를 갸웃했던 캐스팅. 결과는 이수경의 완승이다.

이제 연기에 대해선 더 더욱 믿어 의심치 않게 됐다. 다만 '할 수 없는 연기가 없다'는 것을 증명해낸 만큼 직접 연기하는 배우, 특히 여전히 할 것 많은 성장의 단계에 있는 입장에서는 새로운 고민거리들이 추가 될 수 밖에 없다. 이수경은 "예전에는 무조건 '할 수 있다'는 마인드였다면 이제는 '어떻게 해야 될까'라는 고민부터 빠진다. 맨날 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 동안에는 캐릭터의 힘도 크게 받았던 것 같다"는 솔직한 마음을 고백하면서 "물론 맡겨주신다면 뭐든 열심히 할 자신은 있다. 요즘엔 '어떻게 살아야 연기에 도움이 되나'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과연 한계가 있는 배우일지, 모든 행보가 흥미로운 존재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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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트로피를 드립니다.

"디자인이 달라졌어요. 이건 영화 '컨택트'에 나오는 그 우주선 모양 같아요. 또 잘 모셔 둘게요."

-4년 만에 다시 같은 부문 수상 주인공이 됐어요. 4년 전과 마음 가짐도 달랐나요.

"그때는 시상식에 가는 것 자체가 익숙하지 않아서 너무 떨렸던 기억이 나요. 사실 그 자리가 빨리 끝나기를 기다렸거든요.(웃음) 너무 부담스럽고, 너무 낯설고…. 근데 이번에는 확실히 데뷔한 지가 좀 됐는지, 아는 분들이 꽤 있어서 조금은 편했어요. 그때보다는 느긋한 마음으로 즐겼다고 해야 할까요? 거기에 상까지 받으니까 '내가 정말 백상과 뭐가 있긴 있나 보다' 생각도 했죠."

-맞아요. 후보에 오를 때마다 트로피를 가져가고 있죠. 올해는 예상을 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했고요.

"당연히 받으면 좋지만, 제가 김칫국을 마시면 안 되는 스타일이에요, 뭐든지. 뭐든! 매사에!(웃음) 웬만하면 김칫국을 안 마시려고 하는 편인데, 저번에 받았을 때를 다시 생각해 보니까 머릿속이 하얘지긴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엔 혹시 올라갔을 때 꼭 이야기 해야 할 분들을 정리해 가긴 했어요. 또 하얘지려는 찰나에 막힘없이 주르륵 말하고 내려온 것 같아요. 그럼에도 까먹고 말 못한 몇 분이 계셔서 아쉽기는 한데, 그래도 4년 전에 비해서는 꽤 여유롭게 해낸 것 같아요."

-당시 수상 영상을 다시 한 번 볼게요. 소속사 대표님(김남길)이 옆자리에 계셨죠.

"너무 재미있었어요. 그리고 대표님이 계속 그런 말을 하셨어요. '너만 받으면 돼, 너만 받으면 돼!'(웃음) 근데 또 김칫국 마시면 안 되니까. 시상식 전에는 '네, 네.' 하고는 아무 말도 안 했거든요. 진심으로 축하해 주셔서 감사했죠."

-엄청 얼떨떨해 했던 4년 전과는 다르게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올라갔어요.

"사람들이 '저 때 왜 웃었냐'고 물어보더라고요. '어? 내가 언제 웃었지?' 싶어서 영상을 다시 봤는데, (박)정민 오빠와 멀리서도 눈이 마주쳐서 반갑고 즐거워 웃었던 기억이 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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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기적'을 함께 한 박정민 씨께 트로피를 받았죠.

"(임)윤아 언니한테 듣기로는, 언니랑 오빠가 시상식 전에 연락을 했는데 오빠가 전년도 수상자로 시상을 하러 또 오니까 '수경이가 받았으면 좋겠다' 그런 이야기를 했었나 봐요. 그 말과 마음 만으로도 고마웠는데, 진짜 무대에서 만날 수 있어 좋았어요. 무엇보다 남달랐던 건, 트로피가 '기적'에서도 어떤 상징적인 아이템으로 나오거든요. 준경(박정민)이가 보경(이수경)이한테 준다고 생각하니까 그게 너무 신기하고, 나중에 오빠한테 트로피를 건네 준 순간을 딱 캡처한 사진을 받았는데 확 뭉클한 거예요. '기적' 단톡방이 있는데, 감독님도 그 장면 보고 엄청 뭉클했다고 하시고. 저희 팀한테는 특별히 더 의미 있는 장면이었던 것 같아요."

-'기적'의 보경을 연기하고 싶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했어요. '이수경이 이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이장훈 감독을 설득하면서 믿음을 주고 싶었다고. 결국엔 또 해냈고 수상까지 이어졌는데, 그래서인지 이장훈 감독의 반응이 제일 궁금하더라고요.

"제가 감독님한테 계속 앙금이 있어 가지고. 하하. '왜 저를 미팅도 안 해 보려고 하셨어요?' 틈 날 때마다 그걸로 공격을 했거든요, 감독님은 '내가 보는 눈이 아직 없었다. 미안하다'고 하셨는데. 제가 다행히 증명해낸 것 같아서 뿌듯합니다."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나요.

"'잘 할 수 있어'라는 확신 보다는 '무조건 해야 돼'라는 마음이 컸어요. 그 마음이 저를 움직이지 않았나 싶어요."

-'기적'은 또래 배우들과 호흡 맞춘 작품이기도 하죠.

"정민 오빠와는 9살 차이가 나긴 하지만…. 하하. 저도 '기적'을 함께 한 그 한 해가 기적처럼 행복했어요. 드라마 '로스쿨'부터 영화 '기적'까지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이 좋아 걱정 없이 찍었거든요. 특히 '기적'은 지방에서 많이 촬영해서 그런지 유달리 친해진 팀이기는 해요. 의상팀, 분장팀 등 모든 스태프들과 너무 친하게 지냈어요. 아, 감독님이 두 번 고사한 것을 설득 시켜 불러주신 인물 조감독 언니는 이 모든 기적 같은 길의 1등 공신이에요. 최고! 최고!(웃음) 알고 보면 취향이 너무 다른 정민 오빠와도 친해질 수 있어 신기하고 좋았어요."

-취향이 어떻게 다른가요.

"음…. 아주 쉽게 설명하면 밸런스 게임을 하면 무조건 다른 것을 말할 정도? 하하. 둘 다 낯을 가리는 성격이라 처음엔 말을 몇 마디 안 했는데, 친해지기 위해 서로 노력하기는 했어요. 여러가지를 물어보기도 하고, 그러면서 '와 이렇게 나랑 취향이 다른 사람 생전 처음 보는 것 같아' 생각하기도 하고.(웃음) 그러다 제가 오빠를 발로 차는 신이 많았고, 과격한 액션이 가미 된 몸싸움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진 것 같아요. 말 안하고 있어도 편한 사이가 됐어요. 특이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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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 한 소감도 있을까요.

"일단 저희 소속사 김남길 대표님이요. '기적'을 홍보할 때 '전참시'('전지적 참견 시점')도 같이 나가주시고, 인사 드린다고 제작보고회도 몰래 찾아와 주시고, 엄청 많이 도와주셨거든요. 대표님도 그 때 작품 촬영 때문에 바쁜 상황이었는데 본인 영화가 아님에도 진심으로 응원을 해주셨어요. 그래서 너무 감사했다는 말 다시 한 번 꼭 전해 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제가 친한, 엄청 친한 친구가 몇 달 전 세상을 떠났거든요. 그 친구가 제 영화 중에서 '기적'을 제일 좋아했어요. 친구가 떠나기 며칠 전에도 같이 여행을 갔고, 마침 TV에서 '기적'을 해줘 보면서 또 울고 그랬는데…. 사실 상 받으러 올라갈 때 그 친구가 계속 떠올랐거든요. 다만 언급을 하기에는 선뜻 용기가 안 나 못했죠. 그 친구 이야기를 하고 싶기는 했어요. '기적' 할 때 뿐만 아니라 모든 작품을 할 때 저에게 한 번씩 힘든 날이 찾아오면 가장 가까운 곳에서 많이 도와 준 친구예요. '고맙다'고 인사하고 싶었어요."

-4년 전 '침묵'으로 수상했을 때 '이 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없으면 자격이 있는 배우가 되겠다'는 소감을 남겼어요. 4년이 지난 지금, 그 약속에 대한 스스로의 생각은 어떤가요.

"저는 그 텀이 이렇게 짧게 올 줄 몰랐어요. 제가 증명하겠다고 한 건, 좀 더 많은 시간을 두고 하겠다고 한 거였는데. '자격이 있는 배우 됐다, 증명을 해냈다'고 말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짧았던 것 같아요. 앞으로 그 말을 지켜 낼 시간들이 저에게 더 많이 남아 있겠죠? 아직 어리니까! 하하."





-체감하는 작은 변화들은 있나요.

"일을 하면서 엄청 밝아진 것 같아요. 대표님도 그렇고, '기적' 팀도 그렇고 주변에 재미있고 좋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저는 일을 하면서 저를 힘들게 했던 사람이 한 명도 없었거든요? 그래서 일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편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학교 다닐 때보다 사람들이 더 좋아지기도 했고요. 무엇보다 그 사람들이 저에게 애정을 쏟아주니까, 그 사람들이 저에게 준 에너지가 밝아서 저도 이런 저런 것들을 해주고 싶고, 관심도 생기고 함께 밝아지는 것 같아요."

-지금 배우 이수경으로서 생각하고 있는 목표나 중요한 지점들이 있다면요.

"당장 찍고 있는 작품들? 앞으로 나와야 할 작품들?(웃음) '또 어떻게 비춰질까' 제일 궁금하고, '어떤 역할들을 맡게 될까' 그런 고민도 있고. 아, 제일 큰 고민은 사실 그거예요. '평소에 어떻게 살아야 연기를 하는 데 도움이 될까. 어떻게, 어떤 자세로 살아야 하나' 고민은 하는데, 정답이 없는 것 같아 그것도 고민이에요."

-답을 찾아가는 과정일까요.

"네. 선배님들께 여쭤봐도 답을 안 내주시는 건지, 비밀로 하시는 건지 모르겠지만 대부분 '없다'고 하시더라고요.(웃음) 스스로 깨닫고 터득해야 할 부분 같은데, 아직은 그게 참 어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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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은 과정의 터닝포인트로 '이수경이 이런 연기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 준 기회가 됐죠. 데뷔 때부터 '연기 잘한다'는 칭찬이 자연스러웠고, 강렬한 캐릭터들로 인상적 행보도 보였는데, 스스로도 '내가 못할 캐릭터와 연기는 없다'고 생각하는지, 도전에 대한 두려움도 없는지 궁금해요.

"도전에 대한 두려움은 없는 편이에요. 최대한 다양한 걸 해보고 싶으면서도 동시에 겁나는 캐릭터들도 있을 것 같긴 하고요. 어렸을 땐 그런 게 없었는데 오히려 나이가 조금씩 들면서 '이거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부터 빠지게 되더라고요. 예전엔 첫 생각이 '나 할 수 있어!'였거든요. 물론 지금도 맡겨주신다면 뭐든지 할 자신은 있지만(웃음) 책임감인지, 확실히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기는 해요."

-긍정적 방향의 걱정으로 보이기는 해요.

"아무래도 제가 강렬한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잖아요. 캐릭터를 보고 작품을 선택했기 때문에, 연기를 진짜 잘해서 주목 받았다 하기 보다는 캐릭터가 주는 힘, 효과가 컸던 것 같아요. 매 작품 그랬지만 열심히 찍고 나서 개봉이나 첫 방송이 시작하기 전에는 항상 걱정을 해요. '이번에는 조금 반응이 안 좋지 않을까?'(웃음) 맨날 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간 눈에 띈 작품이 있었다면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한 작품들도 있었기 때문에 때마다 마음을 다잡기는 하지만 마냥 즐기지는 못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현장에서는 '내 할 것 하자. 피해 끼치지 말자'는 생각만 가득하죠."



-스스로에게 칭찬해주고 싶은 순간이 있다면요.

"칭찬 보다는 뿌듯한 것이 있어요. 제가 사주에 '인복이 좋다'고 나오거든요?(웃음) 근데 정말 어딜 가든 그 이야기를 들어요. 진짜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요. 한 번도 사이가 나빠 본 적이 없어요. 그럼 감정적인 힘도 확실히 받게 돼요. 모두와 잘 지내고, 내 편이 많은 것 같아서 그 점은 좀 뿌듯해요. 작품을 하고 나도 새롭게 만나보고 싶은 누군가가 떠오르기 보다 꼭 함께 했던 사람들과 다시 하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고요. 몇 개월을 같이 해도 짧게 느껴져서. 매번 아쉬움이 남는 것 같아요."

-작품과 소통하는 배우로도 유명한데요. 작품 외적으로 대중과 조금 더 친밀하게 소통하고 싶은 마음은 없나요.

"예전에는 저를, 저 자체를 이렇게 누구 앞에 내보이는 게 너무 창피하고 부끄러웠어요. 근데 제가 '전참시'를 했잖아요.(웃음) 그때 너무 떨리고, 얼굴은 계속 빨개져 있고, 몸도 떨리고 막 그랬었는데 그걸 한번 겪고 나니까, 아주 조금은 편해졌다고 해야 할까요? 절대 쉽지는 않고요. 아주 조금, 아주 조~금 편해진 것 같기는 해서 '다른 무언가를 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은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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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자조연상 수상자 배우 이수경 | 박세완 기자 park.sewan@jtbc.co.kr 〈사진=JTBC엔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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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활동은 쉼 없이 하고 있죠. 드라마 '아다마스'가 공개됐고, 영화 '데드맨'도 촬영을 마쳤어요.

"일단 '데드맨'은, 줄거리가 어떻게 나올지 몰라 조심스럽긴 하지만 캐릭터는 굉장히 불 같고 저돌적이고 뭔가 상대방을 압도하는 그런 에너지가 있는 캐릭터예요. '아다마스'는 열정 넘치는 기자고요. 지성 선배님과 공조해서 같이 사건을 파헤치는 역할인데, 두 작품, 두 캐릭터 모두 그간 보여드리지 못했던 모습이라서 기대하고 있어요."

-'아다마스' 현장은 어땠나요.

"작품은 지성 선배님의 연기 파티가 있을 예정이고요. 하하. 무엇보다 감독님이 굉장히 유쾌하세요. 현장에서 제일 재미있는 분이기도 했고요. 근데 촬영에 들어가면 세상 민첩하셨죠. '방금 전까지 나와 농담하고 계셨는데? 장난쳤는데?' 놀랄 때가 많았어요. 지성 선배님은 되게 소년 같아요. 알프스 소년 같은데 연기는 무섭게 하셔서 또 놀랐죠."

-휴식기가 없었을 것 같긴 한데, 쉴 땐 주로 뭘 하나요.

"최근에는 휴식기가 없긴 했어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작품 하나 하면 1년 쉬고, 하나 하면 또 1년 쉬고 그랬거든요. 근데 쉴 때 마음이 더 지치더라고요. 그런 감정을 느끼는 게 싫어서 더 작품을 열심히 했던 것 같기도 해요. 쉬는 것 보다는 작품이 계속 하고 싶어요. 취미도 딱히 없었어서 잠깐 쉰다고 해도 집에만 있거든요. 요즘엔 '하이킥' 봐요. '하이킥'만 보고 있어요. 진짜 재미있고, 그래서인지 코믹 연기가 너무 하고 싶기도 해요."

-코믹은 또 의외네요.

"다른 장르보다 시트콤 하고 싶어요!(웃음) 요즘엔 배우 선배님들도 제작에 관심 많으시니까, 선배님들이나 관계가 분들을 만날 때마다 '그것 좀 제작 해주시면 안돼요?'라면서 정말로 여기저기 말하고 다니고 있어요. 지성 선배님한테도 말했거든요. 진심으로 하고 싶어서. 시트콤이 많이 없어진 추세인데 다시 만들어졌으면 좋겠어요."





-단순 드라마, 영화를 넘어 OTT 등 콘텐트 창구는 확실히 많아졌죠. 배우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더 많이 생기는 것 같기도 하고요.

"아주 깊이 있게 생각을 해 본 적은 없는데, 확실히 나쁠 것은 없을 것 같아요. 그게 아니더라도 더 좋아지면 좋아졌지 나빴던 적이 있나 싶기도 하고요. 장르가 한꺼번에 확 다양해 질 수 있으니까 그 점은 재미있어요. 왜 어떤 장르가 유행하면 그 장르만 계속 나오는 때가 있었잖아요? 지금은 이 장르가 흥 했다고 해도 다른 장르도 같이 여러 곳에서 나오니까 보는 입장에서는 즐거워요. 그래서 정통 시트콤도 꼭 부활 했으면 싶네요.(웃음)"



-현재를 기점으로, 지금까지의 이수경은 어떤 모습이었고, 앞으로는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나요.

"저에 대한 평가를 보면 '본능적으로 한다' 그런 말씀을 많이 해주시는 것 같아요. 그게 맞는 것 같으면서도 아닌 것 같은 게, 사실 저는 '그렇게 보이려고' 만들어서 연기를 하거든요. 정말 그렇게 보였다면 성공이죠. 앞으로도 그렇게 연기해 나가고 싶고요. 근데 요즘 걱정이 많다고 했잖아요. '내가 진짜 그랬던가? 그럼 어떻게 해야 또 그렇게 보일 수 있지?'를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예전에 했던 연기를 봐도 '어떻게 저렇게 했지?' 싶을 때가 많아요. 당장은 고민도 많고 여러 생각이 많아지고 있어서 일단 이 산을 뛰어 넘고 싶어요. 지금 과거의 이수경을 보면 생각 많이 안 하고 잘 했던 것 같은데, 미래의 이수경이 지금의 저를 보면 또 어떤 정답을 내려주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생각을 비워내는 것이 목표 아닌 목표 입니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조연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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