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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박찬호는 잊어도 될까… 잘 키운 유격수는 두고두고 10년을 쓰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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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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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최근 3년간 박찬호(27)는 KIA 팬들에게 때로는 희망을, 때로는 답답함을 동시에 줬던 선수였다. 그래서 항상 논쟁의 중심에 있었다.

KIA 로스터의 상황, 전반적인 기량과 코칭스태프의 선호도를 고려했을 때 팀 유격수 1순위라는 점에는 큰 이견이 없었다. 특히 수비에서는 대체가 쉽지 않은 수준의 영역을 쌓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뭔가 성장의 속도가 더디다는 양상을 지우기 어려웠던 것도 사실이다. 전반기에 나름 좋은 활약을 하다가도 후반기에 처지는 경우가 많았고, 이는 자연스레 ‘다음 시즌 주전 유격수’라는 팬들의 어지러운 논쟁으로 이어지기 일쑤였다.

그러나 올해 박찬호의 야구는 점차 성숙해지고 있다는 것이 여러 기록에서 드러난다. 그가 당장 리그 최고의 유격수라고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한 팀의 주전 유격수로서 기회를 받을 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음을 증명하는 숫자는 꽤 많다. 당장 올해 박찬호의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는 유격수 부문에서 오지환(LG) 박성한(SSG) 투톱 다음이다. 이만한 유격수가 별로 없다는 것을 상징한다.

박찬호는 13일까지 88경기에서 타율 0.278, 35타점, 24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11을 기록 중이다. 공격 성적이 객관적으로 아주 뛰어난 건 아니나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현재 리그 평균 공격 생산력을 소폭 상회하고, 이는 항상 리그 평균과 적잖은 괴리가 있었던 박찬호의 경력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올해는 ‘후반기 악몽’도 지워가고 있다. 후반기 18경기에서 타율 0.311, OPS 0.819로 오히려 전반기보다 더 나아진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리드오프와 주전 유격수로 나서며 체력 소모가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박찬호의 다부진 시즌 준비를 실감할 수 있다.

타석에서의 세부 지표도 긍정적이다. 무작정 공을 치려고 쫓아다녔던 예전의 모습은 상당 부분 사라졌다. 분명 에너지는 넘치지만 그 넘치는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쓰지 못했던 박찬호는 성숙해지고 있다. 특히 리드오프의 옷을 입은 뒤 타석에서 차분해진 양상이 역력하다.

실제 박찬호는 후반기 91타석을 소화하며 10개의 삼진을 당한 반면, 삼진보다 더 많은 15개의 볼넷을 고르며 0.427의 출루율을 기록 중이다. 또한 후반기 타석당 4.30개의 공을 보고 있는데 이는 KIA 선수들의 평균(3.86개)이나 리그 평균(3.88개)보다 훨씬 더 많다. 죽더라도 끈질기고, 쉽게 죽지 않는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다. 많은 수비 이닝을 소화하면서도 후반기에는 실책도 딱 하나다. 이 또한 높게 평가받아야 마땅한 지표다.

김종국 KIA 감독 또한 13일 광주 롯데전을 앞두고 “쉽게 아웃되는 게 잘 없다. 투구 수도 많이 늘리고, 이제는 타격에서 수 싸움도 잘하는 것 같다.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도 느끼고 배우는 시기인 것 같다”면서 “체력이 제일 힘들겠지만 지금 같이 아웃되더라도 투구 수 늘리고 쉽게 죽지 않는 것이 굉장히 많이 늘었다고 생각한다. 수비야 화려한 플레이도 잘하지만 올해는 안정된 플레이를 잘한다. 타격에서도 ‘업’됐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고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사실 안정된 수비력이 반드시 필요한 유격수는 진입 장벽이 높다. 많은 팀들이 유격수 하나 키워내는 데 많은 시간과 자원, 그리고 인내를 투자한다. 이게 잘 되지 않아 3~4년을 허비하는 경우도 굉장히 많다. 지금 리그를 대표하는 유격수로 성장한 오지환이나 다른 선수들도 사실 유격수 1~2년차에는 온갖 비난의 폭격을 다 감수해야 했던 기억이 있다.

대신 한 번 키워낸 유격수는 두고두고 요긴하게 쓰고 한 번 결정된 유격수 자리는 특별한 일이 있는 이상 잘 바뀌지 않는다. 김재호(두산)와 같은 선수들은 베테랑에 되어서도 수비력을 인정받아 여전히 현역에서 뛸 정도다. 꼭 유격수가 아니더라도 나이가 들어 2루로 옮겨 주축 선수로서의 위상을 이어 가는 경우도 숱하게 많다. KIA는 박찬호의 후반기에서 그 희망을 그리고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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