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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엔저에도 일본 제조업 회복 난항…日 경기둔화 지속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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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2022년 하반기 일본 경제전망 및 주요 이슈’

일본 경제 성장률 내후년 0.9%로 점차 하락 예상

10년 만에 엔화가치 가장 낮아졌지만 수출 둔화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일본 경제성장률이 내후년엔 1% 아래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본 중앙은행(BOJ)이 저금리 기조로 경기를 뒷받침하는 통화완화 정책을 고수하고 있지만 노동력 부족 등에 제조업 경기가 쉽사리 회복되기 어렵단 예상이다.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로 경기회복 속도가 느려지고,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갈등 등 지정학적 위험 장기화 등이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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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해외경제포커스 ‘2022년 하반기 일본 경제전망 및 주요 이슈’에 따르면 민간 37개 기관의 일본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2.0%에서 내년 1.4%, 내후년 0.9%로 점차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일본 중앙은행의 전망치 각각 2.4%, 2.0%, 1.3%보다 낮은 수준이다.

수요 측면에서는 민간소비가 경제활동 재개 등에 힘입어 개선세를 이어가겠으며, 설비투자와 수출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속도가 4분기로 갈수록 더뎌질 수 있단 예상이 나온다.

특히 일본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제조업과 수출 분야에서 고전하면서 성장 동력이 약해졌다. 2010년 이후 일본 제조업 분야 기업들은 환리스크 회피, 생산비용 절감, 현지시장 확보 등을 위해 해외직접투자와 현지 생산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왔다. 2020년말 기준 일본 제조업 중 해외직접투자 잔액은 77조9000억엔으로 10년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중도 같은 기간 6.2%에서 14.5%로 확대됐다.

해외 현지 법인수 역시 2020년 기준 1만1070개로 10년 전 대비 31.6%나 늘었다. 지역별로는 중국 비중이 34.8%로 가장 높지만, 아세안10 비중도 32.8%로 비슷하다.

문제는 이렇게 늘어난 일본 제조업 해외생산의 매출 상승세가 주춤한 상황이란 점이다. 해외현지법인 매출액은 최근 감소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2018년 138조6000억엔에서 2020년 112조8000억엔으로 줄었다. 업종별로는 해외생산비율 상위 5개 업종 중 운송장비와 일반기계의 상승세가 2017년 이후 둔화됐다.

한은은 일본 제조업 해외 매출액 감소세가 일본내 기업활동 여건 개선 뿐만 아니라 신흥국과 일본 간 생산비용 격차 축소, 기업들의 공급망 리스크 인식 증대 등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평가했다. 과거 일본 제조업은 엔화 강세, 높은 법인세율, 불리한 교역여건 등으로 인해 생산기반을 해외로 이전했지만 이후엔 엔화 약세, 법인세율 인하, 주요국과의 자유무역협정 체결 등으로 일본내 기업 활동 여건이 나아진 점도 영향을 줬다.

또한 최근엔 미·중 무역분쟁, 코로나19 확산 등을 계기로 기업들이 공급망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생산거점 분산 또는 국내 복귀를 고려하는 경향도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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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내에서는 엔저(低) 현상을 제조업의 국내 회귀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지난 5월 엔화 실질실효환율(2010=100)은 63.13으로 명목통화가치 하락돠 저물가 영향으로 1972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5월 평균 엔·달러 환율은 128.9엔으로 2002년 4월 이후 엔화 약세가 가장 커졌다.

그러나 역대급 엔저 현상에도 일본 내 노동력 확보의 어려움 등을 감안할 때 제조업의 전면적 국내회귀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일본 생산직 유효구인배율(구인자수/구직자수)은 2015년 이후 지속적으로 1을 상회하는 등 일손부족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닛케이비지니스는 “엔화 약세, 낮은 임금상승률 등으로 일본내 생산여건이 유리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일손 부족이 국내복귀의 가장 큰 장애요인”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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