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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목 타는 유럽, 바닥 드러낸 라인강…500년 만의 최악 가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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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 2일(현지시간) 독일 서부 뒤셀도르프를 지나는 라인강 일부 구간이 메말라 바닥을 드러냈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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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폭염으로 라인강을 비롯한 유럽의 주요 강이 말라가고 있다. 가디언은 13일(현지시간) 유럽 주요 강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운송은 물론 경제 전 분야에 걸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독일연방수문학연구소(BFG)에 따르면 12일 기준 주요 수위 측정 지점인 독일 카우프에서 측정한 라인강 수위는 40㎝ 미만이었다. 며칠 내에 30㎝ 미만으로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40㎝는 운송회사들이 바지선을 운항하기 위한 사실상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수위다. 라인강에서는 바지선 물동량이 이미 크게 줄고 요금도 5배가량 급등한 상황이다. 바지선 운송이 완전히 중단되면 독일은 물론 유럽 경제 전반에 타격이 있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2018년 당시 6개월간 운송이 중단될 경우 50억유로(약 6조7000억원)가량의 손실이 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이탈리아를 흐르는 포강도 유수량이 이미 평상시의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수위도 평소보다 2m가량 낮아지면서 이미 옥수수, 쌀 등 농업 생산량이 타격을 받고 있다.

프랑스에서 가장 긴 루아르강도 상황은 비슷하다. 프랑스 당국은 루아르강 보호를 위해 원자력발전소 냉각수 배출 시 강의 수온 등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가뭄에 강 수위는 낮아지고 온도는 이미 오를 대로 오른 상황이어서 냉각수 배출량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당국은 최근 원전 일부에 대해 한시적으로 냉각수 추가 배출을 허용하기도 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가디언은 또 프랑스 중부 오베르뉴 지역 축산농가들이 몇 세기 만에 처음으로 전통 치즈 살레의 생산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목초지가 마르면서 소를 먹일 풀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7월 강우량이 1959년 이후 최소치인 9.7㎜에 그치는 등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남부 일부 지역에선 식수 공급마저 제대로 되지 않아 트럭으로 물을 긴급 공수하는 상황이 벌어졌고, 옥수수 수확량이 18.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농작물 피해도 심각한 실정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전력의 90%가량을 수력발전에 의존하는 노르웨이도 저수지 수위가 비정상적으로 낮아지면서 향후 전력 수출 감축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가뭄이 수 세기만의 최악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연합연구센터(JRC)의 안드레아 토레티 연구원은 “아직 상황이 진행 중이어서 올해 가뭄을 완전히 분석하지는 않았다”면서도 “지난 500년간 2018년 가뭄만한 경우는 없었는데 올해의 경우 상황이 더 심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로선 효과적으로 피해를 완화할 대책이 없으면 유럽 전역에서 가뭄이 더 심하게 자주 닥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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