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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인터뷰] "아이돌 무산 신의한수"…'올해의 발견' 샛별 홍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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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영화 '이공삼칠'로 배우 및 스크린 주연 데뷔 신고식

'프로듀스48' 출연 눈도장 "아이돌 준비하며 성격 변해"

차기작 설경구·장동건 '더 디너' 합류…파격 변신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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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홍예지 〈사진=JTBC엔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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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눈에 띄는 샛별의 등장이다. 데뷔부터 주연으로 눈도장을 쾅 찍었다.

충무로 신예 홍예지(21)가 성공적인 데뷔 후 업계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6월 초 개봉한 영화 '이공삼칠(모홍진 감독)'을 통해 스크린 주연 신고식은 물론 배우로서 공식적인 데뷔를 알린 홍예지는 어려운 캐릭터를 자신만의 색깔로 소화하며 주목할만한 신인의 탄생을 알렸다.

작품 자체 흥행은 크게 성공하지 못했지만, 여성 중심 서사에 사회적 메시지가 돋보이는 영화는 업계에서 소소한 반향을 일으켰던 바, 해외에서도 매의 눈으로 좋은 작품을 낚아 챘다. 지난 달 29일 베트남에서 개봉한 영화는 전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해 현지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는 후문이다.

Mnet '프로듀스 48' 출연자로 데뷔 전 서사도 촘촘하다. 어린 시절부터 노래 부르고 춤추는 것을 좋아해 뮤지컬에 관심을 두기도 했지만, 출발선은 아이돌의 길에 닿았다. 하지만 연습생 시작과 동시에 성격까지 변하는 고충을 겪으면서 지금은 "아이돌 무산이 신의 한 수"라는 경험담을 털어놓는 것으로 만족하는 시간이다.

보석을 알아보는 눈이 재빠른 관계자들도 일찌감치 홍예지를 점 찍었다. 티빙 '전체관람가+: 숏버스터' 작품 중 하나인 곽경택 감독의 '스쿨 카스트'에서도 신선한 얼굴을 선보였고, 현재 공식적인 차기작으로는 영화 '더 디너(허진호 감독)' 출연을 확정 짓고 촬영에 돌입했다. 이 외 영화와 OTT 작품들도 검토 중인 단계.

홍예지는 "사실 이제 시작이기 때문에 배우 홍예지로서 스펙트럼을 넓혀 가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며 "원래 한 우물만 파는 성격이라 지금은 뇌구조의 80%가 연기로 채워져 있다. 다양한 작품을 통해 새로우면서도 좋은 모습 많이 보여 드리고 싶다.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찬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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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를 실감하나.

"이제 막 조금씩 실감하고 있다. 가장 많이 확인하는 건 아무래도 SNS다. 모든 경험이 처음이라 매 순간 긴장되고 새롭고 신기하다. 걱정하고 우려했던 것 보다는 하나 하나 잘 해나가고 있는 것 같아 아직은 다행이라 생각한다."

-'이공삼칠'을 선보인 후 호평을 많이 받았다.

"감사하게도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기대 이상이었다'는 반응도 있었고, 친구들도 '이렇게 연기할 줄 몰랐다'고 해줘서 뿌듯했다. 절친한 친구들은 원래 쉽게 칭찬을 안 해주니까.(웃음)"

-본인의 만족도는 어떤가.

"처음엔 오히려 영화 전체가 보였다. 그냥 엄청 슬펐다. 두 번째 봤을 때 내 연기가 보이더라. '객관적으로 볼 수 없다'는 말이 어떤 뜻인지 알았다. '이렇게 했으면 더 괜찮았을까?'라는 생각이 계속 머리에 맴돌았다. 그래도 교도소에서 뛰쳐 나가는 신을 가장 걱정했는데, 충분히 호흡을 맞춰서 그런지 어색하지 않아 좋았다."

-'쉽지 않은 작품'이라는 말도 많이 들었을 것 같은데.

"음…. 누구든 경험해서는 안 되는 일이고, 나 역시 경험하지 못한 일들이라 '좀 힘들겠다'는 생각은 했다. 임신과 출산을 비롯해 사건을 당하게 되는 장면은 아무래도 걱정이 됐다. 촬영에 들어가기 전 감독님과 꾸준히 연락 하면서 모두의 배려 속에 준비를 할 수 있었다. 우리끼리는 '안경남'이라고 했는데, 성폭행범 캐릭터를 연기한 분이 사실 영화의 조감독님이기도 했다. 자꾸 나에게 거리를 두더라. 만날 때마다 '미안하다. 진짜 나는 착하다'는 말도 엄청 많이 하셨다.(웃음) 배려를 정말 많이 해주셨고, 촬영이 진행 될 수록 친해져 어렵지 않게 소화할 수 있었다."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화가 나지는 않았나.

"엄청 욱했다. 경찰 취조실부터 1심 재판까지가 정말 힘들었다. 그런 일을 당했는데 아무도 내 말은 안 믿어주고, 취조를 하는데도 나만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됐으니까. 공허하고 울분이 찼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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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공부한 부분이 있다면.

"굉장히 조심스럽지만 실제 사례를 찾아 보기도 했고, 교도소 안의 생활은 직접 볼 수 없어서 관련 영화를 많이 찾아봤다. 여성 재소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하모니'를 특히 많이 돌려봤다. 수어 공부도 했다. 윤영이의 성격과 비슷한 점이 많아서 인지 금방 이입이 되더라. 윤영이를 이해하고 애정하면서 실제로 그 삶을 사는 것처럼 느끼기 위해 노력했다."

-첫 촬영은 어떤 신이었나.

"윤영이가 벌벌 떨면서 교도소에 들어가는 장면이 첫 촬영이었다. 생애 첫 영화의 첫 촬영장에 있는 감정과, 윤영이가 교도소에 들어가는 감정이 잘 맞았다. 당연히 엄청나게 긴장했고, 경험이 없다 보니 거기에서 오는 무서움도 있었다. 감독님과 선배님들이 워낙 많이 도와주셔서 부담감은 없었지만 그럼에도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 애썼다."

-안경남을 후려치는 장면은 마음이 아프면서도 동시에 찰나의 후련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파주에서 촬영을 했는데, 풀 숲에 누워 있을 때 하늘에 떠 있는 많은 별들이 눈에 들어 오더라. 별들과 윤영이의 상황이 대비 돼 쉽게 감정을 끌어낼 수 있었다. 안경남을 죽일 땐 처음엔 잘 못 때리겠더라. '이렇게 해도 되나' 싶어 살살 쳤더니 NG가 났다. '살살 여러 번 맞는 게 더 아프니까 세게 쳐라'라고 해주셔서 확 몰입할 수 있었다. 원래는 '돌로 내려 찍는 얼굴이 보였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오히려 머리카락으로 다 가려진 모습이 오묘한 느낌을 자아냈던 것 같다."



-윤영이의 선택도 100% 공감했나.

"사실 영화의 마무리가 아주 시원하지 만은 않아서, 관객 분들에게도 '여운이 많이 남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컸다. 윤영이가 왜 그런 선택을 했고, 아이를 받아 들이려 하지 않았는지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였으면 좋을 것 같았다. 나는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와 지금 감정이 비슷하다. 영화에서는 '아기를 낳아라, 지워라' 갑론을박을 펼치지 않나. 하지만 내 생각은 한결 같았다. 윤영이의 선택을 지지하고 공감한다."

-촬영 후 감정적인 후폭풍이 남았을까.

"오디션을 보고 나서 촬영이 끝날 때까지 스스로 윤영이에게 점점 더 깊숙이 빠져 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분위기가 다른, 밝은 작품을 하게 됐는데도 그 작품과 윤영이의 삶이 자꾸 대비 되더라. '윤영이었으면 이랬을텐데' 싶은 마음도 있었고, 회사 식구들이나 친구들도 '윤영이를 찍기 전과 후가 많이 달라졌다'면서 극복을 위한 도움도 줬다. 한번에 빠져 나오지는 못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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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내레이션은 심금을 울렸다.

"내가 직접 쓴 편지다.(웃음) 기본 가이드라인은 있었지만 내용이 짧았고, 감독님께서 '직접 써 보는 건 어떻겠냐'는 권유를 하셔서 윤영이로서 '윤영이라면 어떻게 썼을까' 생각하며 써 봤다. 진짜 유서 같기도 하고, 선배님들과 선배님들의 캐릭터 한 명 한 명을 떠올리면서 쓴 글이다 보니 내레이션을 할 때도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 선배님들이 편지를 읽는 장면을 촬영 할 땐 카메라 뒤에서 직접 읽기도 했다. 조화롭게 잘 나온 것 같다."



-가벼운 질문으로, 찹쌀떡은 평소에도 좋아하나.

"떡을 애정 한다.(웃음) 근데 사과는 실제 알레르기가 있어서 못 먹는다. 황석정 선배님이 '잘 먹어야 한다'면서 사과를 입에 넣어주는 장면이 있는데, 찍고 나서 잠깐 촬영을 중단하기도 했다. 원래 못 먹어서 자연스럽게 '못 먹겠다'는 제스처와 표정이 나올 수 있었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인가.

"건강에 나쁜 걸 좋아한다. 최대한 초록색이 없는. 하하. 피자도 좋아하고. 영화에 나온 미역국도 좋아한다. 너무 먹고 싶었는데, 나만 못 먹는 설정이라 참기 힘들었다. 선배님들은 똑같은 음식을 자꾸 먹어야 해 힘들다고 하셨는데, 난 식사 하는 모습을 지켜 보는 게 힘들었다."

-윤영과 비슷한 점이 많다고 했는데, 새로 배우는 것도 잘 익히는 편인가.

"뭐든 새로운 무언가를 할 땐, 충분히 설명을 듣거나 시뮬레이션을 미리 돌려보는 편이다. 시작은 윤영이와 비슷하다. 소심하고 소극적인 모습들이 비슷해 공감할 수 있었고, 연기가 아닌 진짜 내 모습처럼 담아낼 수 있었다."

-혼자가 좋은가 단체 생활이 좋은가.

"아직은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는 걸 좋아하기는 한다. 연기하거나 일을 할 때, 작품 할 땐 공통의 관심사가 있으니까 같이 머리를 맞대고 신나게 이야기를 하는데, 그렇지 않을 땐 혼자 있으려고 한다."

-지금은 연기에 가장 집중하고 있는 시기인가.

"뇌구조의 80% 정도가 연기로 가득 찬 것 같다. 한 우물만 파는 성격이기도 해서 하나에만 집중하는 것을 잘 하는데 지금은 확실히 연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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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소심하고 소극적인 성격이라고 했는데, 성격이 진로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연예계에는 어떻게 관심을 갖게 됐나.

"어렸을 때는 성격이 달랐다. 유치원 땐 하원 하면 음악방송을 챙겨보는 것이 일과였다.(웃음) 나아가서는 학생회장도 하고, 사회자도 했다. 연기와 음악에는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겼다. 그렇게 나서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었는데, 아이돌 연습생을 하면서 변했다. 좀 많은 일들을 겪으면서 일단 말이 없어졌다. 신기한 건 성격 변하고 나니까 오히려 연기를 하는 것이 즐겁더라. 연기를 할 땐 반대의 성격을 표출할 수 있지 않나. 특히 연습생은 팀으로 할동을 하다 보니까 참고 감춰야 하는 부분이 많았는데, 연기는 다른 쪽으로 해소가 돼 좋았다."





-아이돌 데뷔를 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는 없나.

"없다. 전혀 없다. 연기를 선택하기 진짜 잘했다는 마음이다. '아이돌 데뷔가 무산 된 것이 신의 한 수였구나' 싶은 생각도 든다. 당시에는 너무 힘들었는데, 연기를 할 땐 그 경험들이 도움이 되는 것 같아 고맙기도 하다. 표정이나 근육, 몸 쓰는 것은 연습생 때 배웠으니까. 연기할 때 접목할 수 있는 것이 많더라. 딱 그 정도다."

-스트레스는 어떻게 해소하는 스타일인가.

"정말 답답할 땐 엄마에게 주로 이야기 한다. 누구도 모르는 내 이야기만 하고 싶을 땐 강아지에게 털어 놓는다. 조언보다 공감만 얻고 싶을 때.(웃음) 그리고 조언을 한 마디라도 듣고 싶을 땐 정말 친한 친구가 세 명 있는데, 그 친구들에게 말한다. 친구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기도 한다."

-데뷔에 대한 부모님의 반응은 어떤가.

"엄마는 내가 연습생 때부터 어딘가에 나오는 모습들을 기다리고 기대하셨다. '이공삼칠'이 첫 결실이었는데, 영화를 보고 많이 뿌듯해 하시더라. 연기를 추천하신 것도 엄마였다. '추천하기 잘했다'는 말도 들었다.(웃음) 근데 모녀 이야기를 보며 울기는 엄마보다 아빠가 더 많이 우신 것 같다. 하하. 응원 받고 있다."

-하고 싶은 작품과 캐릭터가 너무 많겠지만, 배우 홍예지로 꼭 한 번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 있다면.

"배우라면 한 번 쯤 연기 해보기를 희망하겠지만, 나 역시 사이코패스 같은 역할을 해보고 싶다.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도 그런 캐릭터가 흥미로워서 직접 연기를 하면 어떨까 희망하고 있다."

-올해 세운 계획도 있을까.

"'이공삼칠'은 앞으로 걸어나갈 길에 뼈대가 되어줄 작품이다. 첫 영화에서 배운 경험을 바탕으로 잘 구축해 나가야 할 것 같다. 이제 시작이기 때문에 특별한 계획 보다는 스펙트럼을 넓히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또한 더 많은 공부를 해야 하지 않을까 스스로와 다짐하고 있기도 하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조연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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