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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정치계 막말과 단식

여권의 얼빠진 막말들…이러니 대통령 지지율이 바닥을 기는 것 아닌가 [핫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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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앞둔 가운데 여권의 실언과 막말이 갈수록 가관이다.

집권여당인 국민의힘과 대통령실을 가리지 않고 곳곳에서 얼빠진 망언이 쏟아져 나오고 있으니 한심할 따름이다.

이러니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20%대 바닥에서 헤어나질 못할 만도 하다.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은 지난 11일 서울 사당동 수해 복구 봉사 현장에서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고 했다.

김 의원은 이후 "엄중한 시기에 경솔하고 사려 깊지 못했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파문은 가라앉질 않고 있다.

김 의원의 해명처럼, 이 발언은 엉겁결에 나온 실수였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실수이고 농담이었다고 하더라도 이번 폭우로 삶의 터전을 잃은 수재민들로선 억장이 무너질 일이다.

더구나 김 의원은 수해 피해가 잦은 경기 동두천과 연천을 지역구로 둔 재선 국회의원이다.

민생을 책임져야 할 집권여당의 재선 의원이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막말을 한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무책임한 행태다.

이준석 대표를 해임하고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한 후 처음 가진 행사에서 이런 망언이 나온 것 자체가 그만큼 여당이 아직도 정신을 못차렸다는 증표다.

게다가 주호영 비대위원장이 김 의원 발언을 문제삼는 취재진에게 "김 의원이 장난기가 있어 그런 것 같다. 작은 것 하나하나로 폄훼하지 말고 큰 줄기를 봐달라"며 감싼 것도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다.

주 비대위원장은 여론이 악화하자 12일 "국민과 당원께 얼굴을 들 수 없다"며 "당 윤리위 절차를 밟겠다"고 했지만, 국민들 눈에는 뒷북대응으로 보일 뿐이다.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발언도 논란거리다.

강승규 수석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일 기록적인 폭우에도 퇴근해 자택에서 보고를 받은 것과 관련해 10일 라디오방송에서 "대통령이 계신 곳이 곧 바로 상황실"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비가 온다고 해서 대통령이 퇴근을 안해야 하나"라며 "상황이 왔을 때 그 상황에 대처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강 수석으로선 윤 대통령이 서초동 자택에서 새벽까지 수해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받고 철저한 관리를 지시한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 한 발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비가 온다고 대통령이 퇴근을 안해야 하냐'는 발언은 100년만의 물난리로 밤새 공포와 불안에 떨어야 했던 국민들의 정서와는 거리가 멀다.

국민 다수는 "대통령이 용산 집무실에 야전침대라도 깔고 밤샘하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했던 것 아니냐"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러니 "현 정권이 아직도 민심 이반의 원인을 제대로 모르는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대통령실이 윤 대통령의 신림동 반지하 침수현장 방문사진을 홍보용 카드뉴스로 사용한 것도 경솔한 행태다.

윤 대통령이 직접 수해 현장을 찾은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민심을 다독일 의도였겠지만, 굳이 반지하 집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숨진 발달장애인 가족의 집을 방문한 사진을 활용한 것은 오히려 긁어 부스럼을 만들 뿐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당장 "국민의힘에는 재난 상황이 다 홍보 수단이냐"고 조롱하는 상황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막말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대통령실 사회수석실에서 근무하던 9급 행정요원 우모씨의 사적채용 논란에 대해 "7급에 넣어줄 줄 알았는데 9급에 넣었더라"며 "(9급은) 최저임금보다 조금 더 받는다. 내가 다 미안하더라"고 말해 빈축을 샀다.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청년들로선 좌절과 울분이 터져나올 만한 발언이다.

논란이 커지자 결국 우씨는 사표를 제출했다.

권력을 쥐었다는 느낌이 들면 거리낌없이 자기를 추켜세우고, 남은 깎아내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른 사람과 공감하지 못하고, 그들의 생각과 감정도 읽지를 못한다.

공감과 배려의 자세로 권력을 얻어놓고선, 정작 권력을 쥔 후에는 무례와 오만의 자세로 돌변하는 소위 '권력의 역설'이다. (대커 켈트너 미국 사회심리학자)

하지만 문재인 정권의 몰락에서 보듯, 이같은 독선과 불통은 권력을 야금야금 갉아먹는 암적 존재다.

여권은 이제라도 정신을 바짝 차리고 국민 눈높이에 맞게 언행에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공든 탑도 한순간에 무너지는 법이다.

하물며 아직 탑도 제대로 쌓지 못한 상태에서 경쟁하듯 흠집부터 내면 과연 탑이 설 수 있겠나.

여권에는 자신에게서 허물을 찾고 성찰하는 '반구제기'(反求諸己)의 자세가 어느 때보다 절실해 보인다

[박정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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