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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지지자, 무장한채 FBI 침입하려다 사살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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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수사, 前現정권 충돌 치닫나

투항 거부… “혁명적 전쟁 벌이자” 소셜미디어에 동참 촉구하는 글

법무장관, 압수품 목록 공개 신청 “법 집행당국 공격, 좌시않겠다”

WP “핵무기 기밀문건도 포함”

트럼프 “목록 공개 반대안한다”

11일 오전 9시 15분(현지 시각) AR-15 소총으로 무장한 한 남성이 미국 오하이오주(州) 신시내티의 연방수사국(FBI) 건물 입구에 나타났다. 보안검색대를 억지로 통과하려던 그는 침입 시도를 알리는 경보음이 울리자, 보안요원들을 향해 못을 박을 때 쓰는 네일건을 쏜 뒤 차를 타고 달아났다. FBI와 오하이오 고속도로 순찰대는 즉시 용의자 추적에 나섰고 추격전과 총격전이 이어졌다. 용의자는 약 6시간에 걸친 설득에도 투항을 거부한 후, 오후 4시쯤 총을 쏘려는 듯한 동작을 하다가 경찰의 대응 사격에 맞아 숨졌다.

조선일보

법무장관 “내가 압수수색 승인”… 이 FBI 건물을 노렸다 - 메릭 갈런드(왼쪽 사진) 미국 법무장관이 11일 오후(현지 시각) 워싱턴DC 법무부 청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수사와 관련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갈런드 장관은 연방수사국(FBI)이 트럼프 전 대통령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하도록 자신이 승인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FBI 건물에 무장 괴한이 침입하려다 사살됐다. 오른쪽 사진은 침입 시도 현장에 출동한 FBI 요원들의 모습.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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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법 당국과 주요 언론 매체들은 지난 8일 FBI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자택 압수 수색이 이번 사건과 연관 있는 지에 주목하고 있다. AP통신은 “(FBI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를 수색한 뒤 연방요원들에 대한 위협이 증가할 것이란 경고가 나온 후 사건이 벌어졌다”며 “용의자의 신원은 리키 시퍼(42)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시퍼는 지난해 1월 5일 워싱턴DC에서 트럼프 지지 집회에 참석한 동영상을 페이스북에 게재한 적 있어, 트럼프의 과격 지지자들이 1월 6일 미 연방의회 의사당을 습격할 때 가담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CNN은 트럼프가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시퍼 명의로 개설된 계정으로 이날 오전 9시 28분쯤 “나는 방탄유리를 뚫을 수 있을 줄 알았지만 아니었다. 만약 내 소식이 끊어진다면 내가 FBI를 공격하려 한 것은 사실”이라는 글이 게재됐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시퍼 명의로 개설된 트위터 계정에 “탄약을 저장하고 (극우 집단) 프라우드 보이스와 접촉해 그들이 혁명적 전쟁에서 어떻게 했는지를 배우라”는 글이 올라온 적 있다고 전했다. 이 글들을 실제 시퍼가 작성했는지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사법 당국은 시퍼가 작년 1월 6일 의회 공격을 주도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극우 집단 프라우드 보이스를 비롯한 극단주의 단체와 연계가 있었는지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은 미국 역사상 초유의 전직 대통령 자택 압수 수색에 대해 미국 내 여론이 분열돼 있는 가운데 과격 트럼프 지지자들의 무장행동 우려를 높이고 있다.

이번 사태가 미국의 신구(新舊) 정권의 정면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는 FBI와 검찰의 수사를 “내가 2024년 대선에 출마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급진 좌파 민주당원들의 공격”이라고 부르며 반발하고 있다. 그러자 메릭 갈런드 법무부 장관은 1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내가 직접 (법원에) 수색영장을 청구하도록 승인했다”며 “법무부는 이런 행동들을 쉽게 취하지 않는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트럼프가 반출한 문서들을 회수하기 위해 법무부가 “덜 강압적”인 수단을 먼저 취해봤다고도 말했다. 올봄 트럼프에게 퇴임 시 반출한 문건들을 반납하라는 연방대배심 소환장을 보냈음에도 여전히 회수되지 않은 문건이 있었으며, 압수 수색이 꼭 필요했다는 취지다. 그는 또 “법 집행 당국의 진실성이 부당하게 공격받는 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미국 법무부는 이날 플로리다 남부지법에 마러라고 수색 영장과 첨부 자료, 압수품 목록 등을 공개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신청서를 제출했다. 트럼프가 취임 당시 자료 중 마러라고로 무엇을 가져갔다고 의심되는지 대중이 직접 볼 수 있게 공개해 달라는 요청으로, 압수 수색의 정당성을 강조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트럼프는 이날 밤 트루스 소셜을 통해 법무부의 공개 요청에 반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이날 “FBI의 진실성에 대한 근거 없는 공격은 법치에 대한 존중을 약화시키며 타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하고 있는 요원들에게 큰 해가 된다”라고 우려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FBI의 수사 상황에 밝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핵무기와 연관된 기밀 문건들이 지난 8일 도널드 트럼프의 플로리다 자택에서 FBI 수사관들이 찾던 품목 중에 있었다”라고 전했다. FBI가 전직 대통령의 자택에 대해 전례 없는 압수 수색을 감행한 배경에는 트럼프가 국가 안보와 직결된 정보들도 마러라고 리조트로 가져갔을 수 있다는 깊은 우려가 있었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라우프만 전 미국 법무부 방첩부문장은 워싱턴포스트에 “만약 FBI와 법무부가 마러라고에 일급기밀이 있다고 믿었다면, 머리카락에 불이 붙은 것처럼 서둘러 그 문건을 최대한 빨리 회수하려고 할 만한 동기가 된다”라고 말했다.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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