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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악마의 시’ 살만 루슈디, 뉴욕서 강의 앞두고 괴한 칼에 찔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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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살만 루슈디.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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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최대 필화를 일으켰던 책 ‘악마의 시’를 쓴 인도계 영국 소설가 살만 루슈디(75)가 미국 뉴욕주에서 강연을 앞두고 괴한의 칼에 찔렸다고 폭스뉴스가 12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날 루슈디는 뉴욕주 서부 오대호 연안에 있는 셔터쿼연구소에서 강연을 하려고 무대에 오르고 있었다. 하지만 사회자가 루슈디를 소개하는 순간 한 괴한이 갑자기 무대로 달려와 루슈디를 때리고 흉기를 휘둘렀다. 이 때문에 루슈디는 단상에서 떨어져 쓰러졌으며, 용의자는 제압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루슈디는 1998년 소설 ‘악마의 시’를 출간했다가 전세계 무슬림의 지탄을 받은바 있다. 이 책은 두 인도인이 비행기 테러 사고를 겪은 뒤 각자 천사와 악마의 영향을 받게 돼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된다는 내용이다. 내용 중 이슬람교 선지자 무함마드를 묘사하는 부분에서 신성모독으로 여겨지는 부분이 있어 이슬람권의 반발을 샀다.

출간 당시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호메이니는 루슈디에게 사형선고를 내렸다. 이후 루슈디는 10년 넘게 피신하는 신세가 되기도 했다. 10년이 지난 1998년 무함마드 하타미 당시 이란 대통령이 루슈디에 대한 위협이 끝났다고 밝혔지만, 그 이후인 2012년 이란의 한 반관영 종교재단은 루슈디에 대해 330만 달러(약 43억원)의 현상금을 내걸기도 했다.

루슈디의 책을 번역한 사람들에게도 괴한들의 공격은 끊이지 않았다. 일본에서 ‘악마의 시’를 번역한 이가라시 히토시 교수는 괴한에게 흉기에 찔려 숨졌고, 노르웨이에서 이 책을 출판한 업자는 총에 맞아 숨졌으며, 이탈리아어 번역자도 흉기로 공격받았다.

[이현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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