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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침수차 3대 중 1대 외제차…역대급 손해액에 손보사 보험료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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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10시 기준 외제차만 3279대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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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을 포함한 중부지방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가운데 10일 오후 서울·경기지역에서 발생한 침수차량들이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 주차장으로 견인돼 있다. /박헌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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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황원영 기자] 115년 만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지난 8일부터 단 나흘간 1400억 원에 달하는 차량 침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피해 규모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최대치다. 1000억 원을 넘어선 피해액은 손해보험사(손보사)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으로 이어지는데, 결국 자동차보험료가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3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전일 오전 10시까지 국내 12개 손보사에 접수된 침수차량은 총 9986대, 추정 손해액은 1422억 원에 달했다. 보험접수에 시간이 소요되고 신고도 지속적으로 들어오고 있어 손해액은 1500억 원을 넘길 전망이다.

이 같은 규모는 지난 2020년 장마와 태풍으로 발생한 피해액(1157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역대 최대치다.

올해 피해가 규모가 늘어난 건 집중호우가 서울 강남 일대에 집중돼 고급 외제차 침수 사고가 많았기 때문이다. 서초구 우성아파트 사거리, 양재역,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근처, 반포 자이 지하주차장, 대치동 아파트 등 외제차가 밀집해 있는 강남·서초 일대의 도로가 물에 잠기면서 보험사에 접수된 외제차만 3279대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피해 차량에는 5억 원을 호가하는 페라리와 더불어 포르쉐 파나메라, 벤틀리, 벤츠 S클래스 등 초고가 차량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BMW, 아우디, 볼보 등 외제차 피해 신고가 이어졌다.

외제차 침수차량은 전체 침수차량 중 3분의 1가량이지만 손해액은 827억9000만 원으로 전체 손해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국산차 피해건수는 6707건, 추정 손해액은 594억2000만 원이다. 보험사의 침수 피해 차량 보상은 차량가액을 기준으로 지급된다. 고가 차량일수록 손보사들이 지급할 보험금 규모가 커지는 구조다. 이에 따라 업계 내에서는 침수차 한 대당 보험사가 감당해야 하는 손해액 역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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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부터 12일 오전 10시까지 국내 12개 손보사에 접수된 침수차량은 총 9986대, 추정 손해액은 1422억 원이다. /박헌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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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규모가 큰 만큼 손보사의 손해율도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손해율이란 보험료 수입 대비 보험금 지출 비율로, 손해율이 떨어질수록 보험료 인하 여력이 상승한다. 운영 비용 등을 고려한 자동차보험 적정손해율은 78~80%로 알려져 있다.

지난달만 하더라도 업계 내에서는 자동차보험료 인하 가능성이 제기됐다. 주요 손해보험 5개사의 올해 상반기 손해율은 76.2%로 지난해 같은 기간(79%) 대비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국제유가 급등과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인해 차량 운행량이 감소한 영향이다. 회사별로 보면 삼성화재 76.3%, 현대해상 78%, DB손해보험 76.5%, KB손해보험 75.9%, 메리츠화재 74.1%를 각각 기록했다.

앞서 올해 4월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료를 1.2~1.4% 낮췄는데 이 역시 손해율 감소에 따른 조치였다. 2020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4%에 달했으나 2021년엔 81.5%로 2.5%포인트 하락했다. 금융 당국 역시 보험사의 월별 손해율 추이 등 시장 상황을 고려한 실적에 따라 보험료 조정에 나설 계획이었다. 물가상승률을 낮추고 가계 부담을 덜어줄 목적에서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안정된 손해율을 바탕으로 제기됐던 자동차 보험료의 추가 인하는 사실상 어려워질 전망이다. 업계는 이번 폭우 피해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약 1~2%포인트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게다가 9월 가을장마, 태풍 등 계절적인 요인이 남아 있다. 통상 장마철 침수 피해나 자동차 사고가 잦은 겨울철 등으로 하반기 손해율이 상반기 대비 5~7%포인트 오르는 경향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계절적 요인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올해는 갑작스러운 집중 호우가 변수로 작용했다"며 "차주에도 비 소식이 있고 복구가 계속 이뤄지고 있어 자동차보험료 인하·인상 여부는 물론 손해율 증가 추이 등과 관련해서는 섣불리 얘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에 종합적으로 추이를 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won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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