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원희룡 “반지하 없애면 그분들 어디로 가나”…오세훈과 엇박자

댓글 3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페이스북에서 "달동네 없애 반지하로 이사” 비판

16일 주택공급대책에 ‘반지하 대책’도 넣을 듯


한겨레

8월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하천홍수 및 도심침수 대책회의에 참석한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상황실로 들어서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12일 “반지하를 없애면, 그분들은 어디로 가야 합니까?”라고 반문하며, 오세훈 서울시장의 ‘반지하 거주 가구 안전대책’에 반대의 뜻을 밝혔다. 앞서 지난 10일 오 시장은 입장문을 내어 반지하 주택을 포함한 건축은 앞으로 불허하고 기존 반지하 주택도 최대 20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없애는 방안도 추진한다고 밝혔다.

원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반지하도 사람이 사는 곳”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또 “먼 거리를 이동하기 어려운 노인, 환자, 몸이 불편하신 분들이 실제 많이 살고 있다”면서 “이분들이 현재 생활을 유지하며 이만큼 저렴한 집을 구하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산동네, 달동네를 없애는 바람에 많은 분이 반지하로 이사를 할 수밖에 없었던 과거를 되풀이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원 장관의 발언은 주거용 지하·반지하 주택의 퇴출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오시장과 엇박자라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시는 “2012년 건축법 개정으로 상습침수구역 지하층은 주거용 건축허가를 내주지 않을 수 있지만, 그 이후에도 지하·반지하 주택이 4만호 이상 건설됐다”며 “상습 침수 여부를 따지지 않고 지하·반지하에 사람이 거주하지 않게 하겠다”고 밝혔다. 또 현재 서울에는 20만호가량의 주거용 지하·반지하 주택은 20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없애기로 했다. 이를 위해 주거용 지하 주택의 용도 전환을 유도하고, 세입자한테 공공임대주택 입주 기회 등을 제공하기로 했다.

하지만 원 장관은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반지하 거주민들의 안전을 보장하고 주거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이라며 “당장 필요한 개보수 지원은 하되, 자가 전세 월세 등 처한 환경이 다르기에 집주인을 비롯해 민간이 정부와 함께 움직일 수 있는 실효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장관은 “근본적으로는 주거 이전을 희망하는 분들이 부담 가능한, 다양한 형태의 주택들이 시장에 많이 나올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모든 정책은 거주민들의 있는 그대로의 삶을 존중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하겠다”고 공언했다.

국토부는 오는 16일 발표하는 ‘250만+α(알파)’ 주택공급대책에 ‘반지하 대책’ 등 주거복지정책을 포함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다음은 원희룡 국토부 장관의 페이스북 글 전문.



반지하도 사람이 사는 곳입니다. 반지하를 없애면, 그분들은 어디로 가야 합니까?

먼 거리를 이동하기 어려운 노인, 환자, 몸이 불편하신 분들이 실제 많이 살고 있습니다. 이분들이 현재 생활을 유지하며 이만큼 저렴한 집을 구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저도 30여년 전 서울에 올라와 반지하 여러 곳을 전전하며 살았습니다. 반지하에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산동네, 달동네를 없애는 바람에 많은 분이 반지하로 이사를 갈 수밖에 없었던 과거를 되풀이할 수는 없습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반지하 거주민들의 안전을 보장하고 주거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입니다.

당장 필요한 개보수 지원은 하되, 자가 전세 월세 등 처한 환경이 다르기에 집주인을 비롯해 민간이 정부와 함께 움직일 수 있는 실효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근본적으로는 주거 이전을 희망하는 분들이 부담 가능한, 다양한 형태의 주택들이 시장에 많이 나올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국토부는 공간을 다루는 부서이지만, 그 공간도 결국은 사람이 사는 공간입니다. 모든 정책은 거주민들의 있는 그대로의 삶을 존중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하겠습니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한겨레>기자들이 직접 보내는 뉴스레터를 받아보세요!
▶▶동물 사랑? 애니멀피플을 빼놓곤 말할 수 없죠▶▶주말에도 당신과 함께, 한겨레 S-레터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