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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돈은 없는데 추석 다가오네"…물가 단속 나선 정부, 효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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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동향 점검에 나선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판매되는 쌀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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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최대의 명절 한가위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소비자들의 '밥상 물가' 부담이 연일 가중되고 있다. 정부가 고물가 현상과 관련, 추석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했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영향력이 미미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2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양재 하나로마트에서 제5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고 "명절 기간 장보기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도록 역대 최대 규모로 성수품을 공급하고, 정부도 할인 쿠폰 등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께서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명절 장바구니 물가를 잡아야 한다"며 관계부처에 수해 피해 복구, 지원금 지급, 취약계층 지원에 특히 힘써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성수품 평균 가격을 1년 전 수준으로 관리하겠다"고 답했다.

◆ 밭작물 위주 가격 오름세…폭우 피해도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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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동향 점검에 나선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감자 가격표를 살펴보고 있다. 오른쪽은 신영호 농협유통 대표이사.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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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를 비롯한 정부 부처들이 물가 안정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이미 농수산물 가격은 들썩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시금치 4kg의 도매가는 이달 11일 기준 4만7980원을 기록했다. 일주일 전인 지난 4일(3만8880원)보다 무려 23.4%가 오른 것이다. 같은 기간 미나리 역시 7.5kg 기준 5만9633원을 기록하며 66.9% 올랐다.

가격 상승은 지난 8~9일 서울 등 수도권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인명피해가 잇따를 정도로 집중 호우가 쏟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청양고추의 경우 지난 8일 10kg에 8만4320원이었으나 3일 만에 74.3% 올라 7만7280원을 기록했다.

앞서 봄철에 때 이른 불볕더위와 가뭄이 이어진데다 최근 폭우까지 더해진 까닭에 밭작물을 중심으로 농산물 가격이 한동안 오름세일 전망이다. 침수 피해로 농경지가 유실되거나 가축이 폐사한 사례도 보고되고 있어 밥상 물가 전반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단 분석도 나온다.

국내 상황도 여의치 않지만, 대외적인 물가상승압력도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40.9포인트를 기록했다. 한 달 전보다 8.6% 하락한 수준인데 14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기도 하다.

낙폭은 크지만, 여전히 기준치(100)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또 유지류와 밀 등 국제곡물가격이 국내 물가에 반영되려면 통상 1~2분기가량 시간이 걸리는 만큼 일러도 올해 연말께에나 국내 소비자 부담을 덜어낼 것으로 보인다.

◆ 정부 "작년 수준으로 관리"…역대급 규모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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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과일 물가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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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정부는 20대 성수품 가격을 현재 수준보다 7.1% 낮춰 작년 수준으로 관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인 23만t 상당의 성수품을 공급하기로 했다. 평시 공급량의 1.4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배추와 무, 양파, 마늘 등 농산물은 정부 비축분을 시장에 공급하고, 긴급수입 조처에도 나서기로 했다. 관계기관 합동으로 작황관리팀을 운영, 호우로 인한 농산물 피해 영향도 점검하기로 했다.

명태와 고등어 등 수산물은 비축물량을 전량 방출하기로 했고, 성수품을 중심으로 650억원어치 할인쿠폰도 투입한다. 이는 지난해 추석 대비 1.8배 공급량으로 역대 최대 규모이기도 하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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