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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빌려 달라는 여직원 부탁 거절했더니 문자폭탄, 그 뒤 바뀐 프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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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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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직장동료로부터 지속적으로 “돈을 빌려 달라”는 연락을 받아 불안감을 호소하는 30대 직장인의 사연이 전해졌다. 사연을 접한 변호사는 금전을 목적으로 한 지속적인 연락도 스토킹에 해당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12일 YTN 라디오 ‘양소영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전 직장동료에게 지속적으로 금전 부탁 연락을 받고 있다는 30대 미혼 남성 A씨의 사연이 방송됐다.

A씨의 사연은 이랬다. 경력직으로 합류한 여직원 B씨가 집에 안 좋은 일이 있다며 급전을 빌려 달라고 부탁했고, A씨는 불필요한 오해가 생길 것을 우려해 B씨 부탁을 정중하게 거절했다고 한다.

처음엔 B씨도 미안하다고 사과했지만 며칠 뒤 A씨에게 “사정이 어려운데 조금이라도 안 되느냐”며 여러 통의 문자를 보내기 시작했다. A씨가 답장을 하지 않자 B씨는 시간을 가리지 않고 더 많은 양의 문자와 음성 메시지를 보냈다. 이후 B씨가 회사를 퇴사해 얼굴을 볼 일은 없지만 A씨는 여전히 휴대전화 알림음 소리만 들어도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더욱이 A씨는 B씨의 소셜미디어 프로필 사진에 자신의 회사 책상 자리 사진이 올라가 있어 “께름칙하다”는 입장이다. A씨는 “도대체 왜 이러는지 모르겠고 너무 불안하다”며 “혹시 이런 것도 스토킹에 해당되나”고 물었다.

방송에 출연한 조연빈 변호사는 “물론 (스토킹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부터 시행된 스토킹처벌법상 스토킹 행위의 핵심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서 불안감을 일으키는 행위를 하는 것”이라며 “그래서 꼭 과거 연인 관계, 이성적 관심이 아니라 금전 문제 혹은 기타 이유를 불문하고 정당한 이유가 없는데도 상대방에게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줄 수 있는 행위를 지속적으로 하는 경우 스토킹 범죄로서 처벌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법에서 예시하고 있는 스토킹 행위의 방식으로는 따라오거나 지켜보는 행위, 우편이나 전화 정보통신망을 이용해서 메시지 등이 도달하게 하는 행위, 그리고 원치 않는 물건을 보내거나 아니면 내 주위의 물건을 훼손하는 행위까지도 규정 돼 있다”며 “과거에는 1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되는 경범죄였지만 이 법 시행 이후에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 중대한 사회적 범죄로 인식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7월 인천에서 헤어진 동거 여성에게 600여 차례 가깝게 전화, 문자 메시지를 보낸 50대 남성에 대해 스토킹 혐의로 징역 1년의 실형이 선고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조 변호사는 “그 실형 선고 사례는 행위자에게 전과가 있어서 가중 처벌됐거나 스토킹과 함께 다른 범죄가 결합된 것이어서 스토킹 범죄 자체만 놓고 본다면 여전히 벌금형의 비율이 매우 높다”고 했다. 또 “반의사 불벌죄라 만약 범죄자가 피해자와 합의하는 경우 처벌이 어렵다”고도 했다.

아울러 B씨가 A씨 관련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점에 대해선 “이런 유형의 스토킹은 현행법상으로는 처벌하기가 애매하다”고 했다.

사이버스토킹은 정보통신망을 이용해서 글이나 영상 등이 피해자에게 도달해야 하는데 ▲피해자에게 이를 직접 전송하지 않고 피해자의 소셜미디어를 혼자 탐닉하거나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개인 정보를 수집하고 사진을 저장하거나 ▲피해자를 암시하는 사진이나 영상 등을 자기 계정에 올리는 것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조 변호사는 “개별 사례에 따라서 별도로 명예훼손에 해당하거나 혹은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처벌이 가능한 경우가 있다”고 덧붙였다.

조 변호사는 “B씨가 직접적으로 심한 욕설을 하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원치 않는 연락을 수십 회에 걸쳐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한 행위는 A씨에게 불안감과 공포심을 유발하기에 충분한 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스토킹 범죄로서 처벌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또 별도의 민사소송을 통해 위자료 등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하다고 했다.

[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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