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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대신하는 '블록체인', 미래 아닌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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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림 글루와 대표 "나이지리아서 금융 소외 계층에 서비스 제공"

(지디넷코리아=김윤희 기자)카드결제가 안 되는 가게를 찾기 힘든 우리나라와 달리, 신용카드 사용자가 인구의 약 1%에 그치는 나라도 있다. 나이지리아는 그런 나라 중 하나다.

인구의 1%란 숫자는 도시에 접근 가능한 인구 수와 비슷하다. 열악한 교통·전력 인프라, 치안 등의 문제로 은행이 대도시 위주로 입점함에 따른 결과다. 금융 서비스의 기본 수단인 은행계좌를 만들지도 못한 채 한평생을 살아가는 국민이 절대 다수다. 이렇다 보니 급전이 필요한 경우가 생겨도 은행을 이용하는 건 꿈도 못 꾼다.

글루와는 나이지리아를 비롯해 아프리카, 남미, 동남아시아 등 이런 문제를 겪는 신흥국에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과 금융 소비자, 전세계 투자자를 블록체인으로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금융소외자들의 신용 기록을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저장하고, 이를 토대로 금융 소외자도 각종 금융 상품을 이용할 수 있게 지원한다. 금융기관도 신뢰할 수 있는 실적 정보를 외부에 제공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자본 유치가 한결 쉬워질 수 있다.

지난 8일 '코리아블록체인위크(KBW 2022)' 현장에서 만난 오태림 글루와 대표는 "블록체인이란 기술이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영역에 집중하고 있고, 결실이 나타나고 있다"며 현재 나이지리아를 중심으로 글루와가 금융 서비스로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디넷코리아

오태림 글루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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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글루와 서비스를 소개한다면.


"기존 금융과 디파이를 연계하는 서비스다. 신흥국에서 사업하는 은행, P2P 금융사, 핀테크 회사들의 투자 상품을 디파이 투자자가 접근할 수 있게 해준다. 이를 통해 신흥국 금융 기업이 자본을 유치할 수 있게 되고, 이 자본을 통해 신흥국 국민들이 대출을 받게 되는 구조다.

신흥국에선 대다수가 은행 서비스를 누리지 못한다. 은행 계좌가 없다 보니 대출을 받고, 갚더라도 신용 기록을 쌓을 수 없다. 글루와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이런 정보를 투명하고 불가변하게 저장하고, 더 나은 신용 평가와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Q. 서비스를 구상하게 된 배경은?

"2016년에 스테이블코인 결제 시스템을 만들어 500스타트업으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투자 유치를 계기로 미국에서 3개월 간 다른 회사들과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그 때 교류한 회사 중 하나가 핀테크 대출 회사 '엘라'다. 설립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회사임에도 이용자 수가 250만에 대출 규모도 수십억 달러, 채무불이행율도 5% 이하로 관리하고 있었다. 이런 좋은 성과를 거뒀는데도 은행들로부터 자본을 대출받지 못하고 있었다.

엘라에서 대출을 받는 이용자 대부분이 비금융권 대출자였다. 대출을 받으면 해당 정보가 엘라 데이터베이스에만 남고, 금융망에는 기록되지 않았다. 주관적인 정보이기 때문에 다른 회사에 이 정보를 근거로 대출을 받기 쉽지 않았다. 객관적으로 정보를 관리하는 데 효과적인 블록체인 기술이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Q. 나이지리아를 비롯한 신흥국 국민들은 어떤 이유로 금융 서비스에 접근하기 힘든 건가.

"나이지리아는 엄청 큰 나라다. 사회 인프라가 열악하다 보니 은행이 대도시 위주로만 있다. 근처 은행을 가겠다고 검색해본 뒤 바로 찾아갈 수가 없다. 인구도 2억~2억5천만 정도로 엄청 많다. 오지에서 태어나고, 죽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고객 본인인증(KYC)이 어려운 경우도 많다. 은행은 자금세탁방지(AML) 규정을 준수해야 하는 입장인데 실명인증을 해주기 어렵다. 금융 소외자들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이유다.

금융기관은 자본을 많이 유치해야 소비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토대로 자본을 추가 유치하면서 기관이 성장할 수 있는데 이게 쉽지 않다. 소비자들의 금융 기록이 없기 때문이다."

Q. 디파이 투자자는 글루와를 통해 어떤 이점을 얻을 수 있나.

"(테라-루나 사태를 계기로)디파이에서 제시되는 이율이 지속 불가능하다는 점을 최근 사람들이 명확히 깨닫게 됐다. 그런데 글루와에서 제공하는 이율은 신흥국의 실물경제 기반이라 지속 가능하다. 글루와는 수시 출금 기준 4~5%, 만기 출금 시 10~15% 정도 수익률을 보장하고 있다.

두 번째는 확장성이다. 좁은 영역이 아닌, 더 많은 지역에서 더 많은 방식으로 투자할 수 있게 될 것이란 점에서 이득이다."

Q . 지금까지의 사업 성과는?

"나이지리아의 경우 은행계좌를 보유한 이용자 수는 200만명이다. 그 외 현지에서 은행을 중개하는 '에이전트'를 통해 연결된 이용자 수까지 합치면 900만명이다. 에이전트는 인간 ATM이라 생각하면 된다. 통신사나 은행 대신 사람이 직접 통신요금이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력이다. 나이지리아 통신사 5곳 중 3곳과 저희와 연동돼 있다. 전체 55만명 중 27만명이 저희 시스템과 연결돼 있다.

이 중 대출을 받은 이용자 수는 250만이고, 글루와를 이용하는 투자자 수는 25만 정도다. 올해는 대출자 수를 350만까지 늘리고자 한다. 이용자 수를 늘리는 데에 집중해 결제, 대출 등을 사용할 때 저희 서비스가 그 나라의 기본값으로 인식되게 하는 것이 목표다."

Q. 당분간 암호화폐 투자 시장이 활성화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많은데.

"오히려 좋을 수 있다. 그 동안 저희가 보장하는 이자율이 디파이 기준 너무 낮다는 반응도 많았는데 이제는 안전하고 괜찮은 이자율이란 인식들이 생기고 있다."

김윤희 기자(kyh@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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