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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한전 상반기 대규모 영업적자…전기요금 인상 또 논란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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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6.5조원 적자, 예상치 웃돌아

상반기 전체 14.3조원 사상 최대

kWh당 200원에 사서 120원에 파는 상황

전기 팔수록 손실 쌓이는 구조


한겨레

전남 나주시 한국전력공사 본사. 한국전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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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대규모 영업 손실을 입어 상반기 전체로 14조원을 웃도는 적자를 기록했다. 국제 에너지값 급등에 따른 전력구매 비용 상승분을 전기요금에 반영하기 어려운 전력시장 구조에서 비롯된 결과다. 3분기 전망도 암울해 전기료 인상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한전은 연결기준 2분기 영업손실이 6조5천억원으로 집계됐다고 12일 밝혔다. 시장의 예상치 5조원대를 웃도는 수준이며, 6분기만에 적자 전환했던 지난해 2분기(7648억원 영업손실)의 8.5배에 이른다. 1분기 7조8천억원을 합해 상반기 전체 영업적자는 14조3천억원으로 불었다. 지난해 상반기 적자 규모는 1873억원이었다. 상반기 매출은 32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5% 늘어난 반면, 영업비용은 60.3% 늘어난 46조3천억원으로 나타났다.

영업손실 급증에 대해 한전은 “전기요금 수준에 영향을 받는 전기판매 수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2조5천억원 증가에 그친 반면, 연료비·전력구입비는 16조5천억원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전이 발전업체들로부터 전기를 사올 때 적용하는 전기 도매가(계통한계가격·SMP)는 상반기에 kWh당 169.3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8.0원)에 견줘 117.1% 치솟았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액화천연가스(LNG), 석탄 등 연료 가격이 급등한 탓이다. 액화천연가스 가격은 지난해 상반기 t당 57만7700원에서 올해 상반기 134만4100원으로 132.7% 올랐고, 유연탄은 t당 9만9100원에서 31만8800원으로 221.7%나 높아졌다.

이에 반해 한전이 소비자들한테서 받는 전력 단가는 상반기 기준 110.4원으로 지난해보다 5.2% 오른데 그쳤다. 전기를 팔 때마다 kWh당 60원가량(58.9원) 손실을 봤던 셈이다. 올해 들어 전기요금을 잇달아 인상하긴 했어도 에너지값 급등에 따른 도매가 상승분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한전의 대규모 적자 행진은 3분기 이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7월부터 다시 도매가격이 올라 소비자 판매 가격과 격차를 벌리고 있다. 7월 도매가는 6월보다 17.1% 오른 151.85원을 기록했고, 이달 들어서는 200원을 웃돌고 있다.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대폭 줄이면서 국제 시장에서 가격이 폭등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전의 판매 단가 인상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 3분기 전기요금에 적용되는 연료비 조정단가는 kWh당 5원 올리는 데 그쳤다. 조정단가 인상을 고려한 소비자 가격은 120원 정도여서 200원대인 도매가보다 훨씬 낮다. 3분기 적자 규모가 2분기보다 더 커질 것이란 관측을 낳는 배경이다.

한전과 에너지 전문가들은 이런 사정을 들어 4분기 전기요금 인상도 불가피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변수는 물가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고물가 흐름에 코로나19 지속, 경기침체가 겹쳐 물가 당국인 기획재정부가 요금 인상에 제동을 걸 수 있다.

한전은 “자구노력을 하고 있으나, 영업 손실을 줄이는데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영업 비용 중 연료비·전력구입비가 70% 이상을 차지하는데, 이는 자구노력으로 줄일 수 있는 몫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상반기 영업비용 46조3천억원 중 연료비·전력구입비(72.8%), 감가상각비(11.7%), 세금·공과금 등(11.6%) 절감하기 어려운 비용이 96.1%에 이른다고 한전은 덧붙였다. 한전은 “대규모 영업손실과 이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경영 효율화를 추진하고 원가주의 원칙에 입각한 전기요금 정상화 및 관련 제도 개선을 위해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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