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집중호우로 '반지하 주택' 거주자들이 목숨을 잃는 일까지 생기자 서울시가 최대 20년에 걸쳐 반지하를 순차적으로 없애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과연 실효성이 있을지, 유덕기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서울 신림동 반지하 집에 20년 가까이 살아온 김 모 씨 가족, 일자리가 있는 수도권에서 살려면 선택의 여지는 없었습니다.
서울 전체 가구의 5% 가까운 약 20만 가구가, 김 씨처럼 반지하 집에 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반지하가 퇴출된다면, 더 비좁은 고시원으로 밀려나거나, '주거 난민'으로 떠돌아야 합니다.
[김 모 씨/서울 신림동 반지하 거주 : 시에서 (반지하) 없애버리면 돈 없는 사람이 어디가서 살라는 얘기에요? 그러면 진짜 우리 같은 사람은 죽으라는 얘기죠.]
서울시는 '주거 상향' 사업으로 공공임대주택 제공과 주거 바우처 지원 등을 약속했지만, 실제 지난해 이 사업으로 공공임대주택으로 옮긴 반지하 가구는 단 250가구 뿐입니다.
게다가 이번에 신림동에서 목숨을 잃은 세 가족처럼 반지하 집 소유자는 지원 대상에서 빠집니다.
현재 서울시 공공임대주택을 다 합쳐도 24만 가구, 20만 반지하 가구의 주거 공간을 어디로 이동시킬지, 고민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최은영/한국도시연구소 소장 : 어마어마한 이주 대책이 마련이 되어야 지하를 없앨 수 있는 거예요. 정부랑 서울시랑 다 같이 나서야 되는 일이에요.]
건축주들도 고개를 젓습니다.
SH공사를 통해 반지하를 매입하거나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서울시 제안은 실효성이 없단 겁니다.
[건축주 : 여기서 수입 나오는 거로 노후에 살려고 한 거죠. (지하 없애면) 한 층 더 주면 되지만 현재 지어놓은 거는 어떻게 할 수 없고. 대책을 해줘야지.]
주거 안정성 확보와 더불어 물가림판 의무 설치 등 수해 예방책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유덕기 기자(dkyu@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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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집중호우로 '반지하 주택' 거주자들이 목숨을 잃는 일까지 생기자 서울시가 최대 20년에 걸쳐 반지하를 순차적으로 없애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과연 실효성이 있을지, 유덕기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서울 신림동 반지하 집에 20년 가까이 살아온 김 모 씨 가족, 일자리가 있는 수도권에서 살려면 선택의 여지는 없었습니다.
서울 전체 가구의 5% 가까운 약 20만 가구가, 김 씨처럼 반지하 집에 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