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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CES·MWC 한국에서 여는 꿈[우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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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

며칠 전 우연히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라온 여러 장의 사진을 보고 사뭇 놀랐다. 페이스북 1촌인 한 스타트업 대표가 내년 초 세계 IT(정보기술)·가전전시회인 CES에 갈 비행권을 예약하는데 비행기 값이 만만치 않다며 항공사별 가격표를 올려놓고 푸념을 늘어놓았다. 고유가 추세가 지속된 탓인지 평균적으로 300만원이 훌쩍 넘었다. 여기에 참가비, 숙박비, 식비, 현지 교통비 등을 더하면 해외출장은 엄두를 내기 힘들다는 하소연이 절절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21년 창업·벤처생태계 종합지수'를 보면 우리나라 창업·벤처생태계는 2010년 대비 약 3.2배 성장했다. 특히 R&D(연구·개발) 투자비중이 GDP(국내총생산) 대비 세계 1위권으로 AI(인공지능), 빅데이터, IoT(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 기술 관련 기술창업이 2020년 기준 23만곳으로 집계되며 증가 추세라는 게 중기부의 설명이다.

해외 IT기업 및 벤처투자사(VC)들은 이런 한국의 딥테크(첨단기술) 기업에 큰 관심을 나타낸다. 실제로 최근 싱가포르 JW메리어트사우스비치에서 열린 글로벌 이동통신기술·산업 전망 콘퍼런스 'M360 2022'(Mobile 360 Asia Pacific 2022)에선 역대 처음으로 AI반도체, 자율주행로봇, 스마트시티, 핀테크(금융기술) 등 유망분야 대표급 K스타트업 16곳이 참여해 주목받았다.

행사 주최 측인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의 존 데이비드 킴 동북아 대표는 기자와 만나 "글로벌 이동통신사들에 스타트업은 이제 중요한 파트너"라며 "특히 이번 전시회를 통해 K스타트업의 저력을 제대로 느꼈다"고 평했다.

이번 행사를 공동주최한 본투글로벌센터의 김종갑 센터장도 "크고 작은 기업간 '디지털 교류'가 활발한 가운데 혁신적인 융복합 BM(비즈니스모델)이 나올 수 있다"며 "통신사는 앞으로 혁신적인 스타트업과 손을 맞잡아야 생존할 것"이라고 했다.

최근 IT업계에서 영역을 넘나드는 합종연횡은 그만큼 신산업뿐만 아니라 전통산업인 통신, 금융 등 산업 전반이 기업 혼자의 힘만으로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든 시대가 됐음을 보여준다.

현재 국내 스타트업업계의 화두는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 데카콘(기업가치 10조원 이상 비상장사) 육성을 위한 '펀드 대형화'다. 국내 펀드는 세계적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규모가 되지 못한다. 해외진출에 역점을 둔 K스타트업도 상당수다. 이들이 실질적으로 글로벌 이동통신사와 같은 거대 IT기업과 협업할 수 있다면 더 큰 성장의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그러려면 K스타트업이 해외 굴지의 기업은 물론 해외 거대 투자기관에 노출될 기회를 큰 비용 들이지 않고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출장에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M360이나 CES, 세계 최대 이동통신전시회(MWC) 등의 글로벌리한 행사를 한국에 유치하는 건 어떨까 하는 꿈을 꿔봤다. K팝·K무비·K푸드에 이어 K스타트업까지 달라진 한국의 위상을 볼 때 결코 불가능한 도전은 아니지 않을까.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j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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