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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3분기 소비자 D램값 18% 하락 전망"…'반도체의 겨울' 성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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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포스, 가격 하락 전망치 '8∼13%'→'13∼18%'로 하향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 전망도 먹구름

연합뉴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김철선 기자 = 올해 3분기 메모리 반도체 D램 가격이 2분기보다 최대 18%가량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D램 가격 하락 폭이 가팔라지면서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국내 메모리 업체의 하반기 실적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 경기침체에 수요 위축·재고 쌓이면서 D램 가격 하락세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11일 보고서에서 공급 과잉과 재고 증가로 3분기 소비자용 D램 가격이 2분기보다 13∼18%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트렌드포스는 "한국 제조업체들이 유통업체와 고객의 구매를 촉진하기 위해 가격 타협 의지를 높이면서 가격이 꾸준히 하락했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당초 트렌드포스는 3분기 소비자용 D램 가격은 2분기보다 8∼13% 떨어질 것으로 봤는데, 이 전망치를 더 낮춘 것이다.

트렌드포스는 또 "공급 과잉이 완화될 때까지 소비자용 D램 가격이 계속 하락할 것"이라며 "소비자용 D램 가격은 4분기에 3∼8% 더 낮아질 것이고 지속적인 하락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당초 4분기 하락 전망치는 0∼5% 수준이었다.

소비자용 D램은 셋톱박스와 스마트 TV, 인공지능(AI) 스피커, 사물인터넷(IoT) 등에 주로 쓰인다.

PC와 서버, 모바일, 그래픽 등에 쓰이는 D램의 가격 전망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연합뉴스

소비자 D램 가격 전망
[트렌드포스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또 올해 6월 전 세계 반도체 판매량은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전월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6월 전 세계 반도체 집적회로(IC) 판매량이 전월 대비 줄었다. IC인사이츠는 구체적 감소량을 밝히진 않았다.

6월은 신학기 수요에 맞춰 생산을 늘리는 가전·IT 기기 제조업체들 때문에 반도체 수요가 많은 달로 꼽힌다. 이를 고려하면 이 같은 판매 부진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6월 반도체 판매량 증가율이 가장 낮았던 것은 1985년의 1%였다.

수요는 줄고 재고는 쌓이면서 가격도 하락하고 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7월 한 달간 PC용 D램 범용제품의 고정거래 가격은 전월보다 14.0% 떨어졌고, 메모리카드·USB향 낸드플래시 범용제품의 고정거래 가격도 전월보다 3.8% 하락했다.

또 미국의 반도체 기업들이 잇따라 수요 부진을 이유로 실적 전망을 낮추면서 반도체 업황에 대한 위기감이 커가고 있다.

미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인 마이크론은 9일(현지시간) 2분기 매출이 이전에 제시했던 68억∼76억달러(약 8조9천억∼9조9천억원)의 최하단이거나 이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공시했다.

앞서 미국의 그래픽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도 2분기 매출이 전분기보다 19% 감소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SK하이닉스 이천 공장
[연합뉴스TV 제공]


◇ 메모리 업황 '먹구름'…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 전망도 하향

메모리 반도체를 주력으로 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하반기 경영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증권사들은 하반기 들어 메모리 가격 하락세가 본격화되면서 나날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을 낮춰 잡고 있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한 달간 나온 증권사의 실적 전망치를 분석한 결과, 올해 3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15.4%, 직전 분기보다 5% 하락한 13조4천억원으로 예상됐다.

연초 증권가는 3분기 영업이익을 16조원 규모로 내다봤으나 실적 눈높이가 크게 낮아진 것이다.

특히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은 2분기보다 1조원 가량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메모리반도체 사업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은 더 우울하다.

최근 한 달간 증권사 실적 전망치를 분석한 결과, 올해 3분기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25.6%, 직전 분기보다 26.0% 감소한 3조1천억원 수준으로 예상됐다.

SK하이닉스는 전체 매출의 95%가량이 메모리반도체에서 나온다. 특히 D램은 SK하이닉스 전체 매출의 71%를 차지하는데, 가격 하락세가 D램에 집중돼 삼성전자보다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 가격 하락세 영향으로 4분기 삼성전자의 예상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12.4% 줄어든 12조1천억원, SK하이닉스는 작년 동기보다 40.8% 감소한 2조5천억원으로 예상됐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부진으로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하반기 메모리 업황 둔화가 가속하고 있다"며 "대외 불확실성이 크지만 당분간 수요 약세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그래픽] D램 가격 하락폭 전망
(서울=연합뉴스) 김민지 기자 minfo@yna.co.kr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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