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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김창금의 무회전 킥] 쿠드롱과 프로당구, 스타와 리그의 동반성장 마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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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A, 팀리그 룰 개정 선수 긴장 높아져

쿠드롱 “힘들지만 선수가 룰 따라야”

온라인 접속 증가 등 “팬들은 즐거워”


한겨레

프로당구 최강의 프레데리크 쿠드롱. PB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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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당구 피비에이(PBA)가 3년 전 도입한 팀리그는 기존에 없는 것이었다. 쓰리(3)쿠션 당구에서 세계 최초였다. 팀간 대결에서 선수들이 막대풍선이나 꽹과리를 들고 응원하는 등 절간 같은 당구장 분위기를 깬 것도 파격이었다. 팀 로고와 이름을 새긴 티셔츠 차림에 운동화를 착용한 선수들의 모습은 당구라는 스포츠의 이미지를 산뜻하고 세련된 형태로 변신시켰다.

올해는 더 달라졌다. 여자복식을 추가해 7세트로 구성하면서 무승부를 없앴고, 15점이나 11점 세트제에서 9점제를 추가하면서 시간을 단축시켰다. 반면 생각시간은 30초에서 35초로 늘렸다. 개인전에서는 여전히 국산 헬릭스 공을 쓰지만, 팀리그에서는 또다른 후원자인 벨기에 아라미스사의 공을 쓰는 것도 변화다.

팬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피비에이가 분석한 팀리그(5~11일) 자료를 보면, 유튜브 하루 최대 동접자 수는 지난 시즌 1라운드(1만196명)에 비해 이번 시즌(1만1628명)엔 더 늘었다. 1라운드 누적 유튜브 시청자수는 지난 시즌(63만7638명)보다 많이 늘어난 87만994명에 이른다. 케이블 방송 시청자와 포털 접속자 등을 더하면 전체 시청 인구 규모는 더 커진다. 경기 시간이 줄어들고, 한큐에 경기를 끝내는 경우도 나오면서 팬들의 경기보는 재미가 커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선수들의 부담감은 커졌다. 프로당구의 절대강자인 웰컴저축은행의 프레데리크 쿠드롱은 1라운드 첫날 블루원리조트, 둘째날 휴온스를 상대로 3차례 출전해 1승2패를 기록했다. 셋째날 크라운해태전 남자복식에서 한 번에 11점 퍼펙트 큐로 경기를 끝내면서 강자의 모습을 과시했지만, 긴장을 늦출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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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영 등 프로당구 하나카드 선수들이 10일 팀리그 크라운해태와 경기에서 이긴 뒤 기뻐하고 있다. PB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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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드롱은 이와 관련해 “50점을 내는 경기라면 (자신과 같은) 최고의 선수가 늘 이길 것이다. 하지만 룰이 싫다고 선수가 바꿀 수는 없다. 선수가 더 연습하고 리그의 룰을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공과 테이블 천에 대해서는, “나는 30년간 아라미스를 썼기 때문에 새 공이 더 친근하다. 천은 문제가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나의 종목이 인기 스포츠가 되기 위해서는 리그 운영 주체와 경기를 하는 선수들의 호흡이 맞아야 한다. 이때 리그 운영자의 기획력, 창의력, 마케팅 능력은 가장 중요하다. 앞에서 끌어야 미는 힘도 생긴다.

출범 4년째인 프로리그를 통해 당구는 친근한 종목으로 변신 중이다. 당구는 체력뿐 아니라 두뇌 회전이 필요해 엄청난 운동 효과가 있다. 접근성과 비용 등 경제성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다. 아마추어 단체인 대한당구연맹의 생활체육 활성화 등 당구 대중화 사업에도 프로당구의 출범으로 인한 외부효과가 유리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토대가 강해지면 선수 수급에서 프로 리그도 도움을 받게 된다.

프로세계는 팬 없이 존재할 수 없다고 한다. 선수는 힘들지만 팬이 즐거운 리그. 그 뒤에 늘 새로워지려는 피비에이의 리더십과 선수들의 프로 마인드가 있는 것 같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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