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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크림반도 러 공군기지 폭발, 우크라 공격설…‘보복전’ 격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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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키 공군기지 전투기 적어도 7대 이상 파괴

러 “단순사고”…우크라 공식적으론 공격 부인

“우크라 공격 맞아” <뉴욕 타임스> 보도


한겨레

크림반도에 있는 러시아군의 사키 공군 기지의 폭발 이후 상황을 보여주는 위성 사진. 지난 9일 발생한 폭발이 우크라이나의 공격에 따른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플래닛 랩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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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병합한 흑해 연안 크림반도의 러시아 공군 기지에서 폭발이 일어나 여러 대의 전투기가 파괴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이 사건이 단순 사고가 아니라 우크라이나의 공격 때문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러시아군이 보복에 나서면서 전쟁이 격화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10일(현지시각) 크림반도 노보페도리우카(노보표도로브카)의 사키 공군 기지에서 전날 발생한 폭발로 군 비행기 9대가 파괴된 것을 확인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미국 기업 ‘플래닛 랩스’가 이날 공개한 위성 사진을 보면, 적어도 7대의 비행기가 파괴됐음을 확인된다고 통신은 전했다.

러시아는 이번 폭발이 안전 규정을 위반해서 생긴 단순 사고라고 주장했고 우크라이나군도 공식적으로는 자국 군과 무관한 일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공군 기지 내 두 곳에서 잇따라 폭발이 발생한 점 등을 볼 때 단순 사고로 보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우크라이나의 군사 전문가 올레 즈다노우는 <에이피>에 “우크라이나 당국이 공식적으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군 관계자들은 자신들이 공격했다고 비공식적으로 인정했다”고 밝혔다. <뉴욕 타임스>도 이날 우크라이나군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우크라이나군이 사키 기지를 공격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어떤 무기로 폭격했는지 언급하지 않은 채 “우크라이나가 단독으로 제작한 무기가 사용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지 저항 세력이 이번 공격에 관여했지만, 그들이 직접 공격을 벌였는지 우크라이나군 지원에만 그쳤는지는 공개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사키 공군 기지는 우크라이나군 주둔지로부터 200㎞ 이상 떨어져 있고, 우크라이나군은 이렇게 먼 거리에 위치한 표적을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공격용 무기가 거의 없다. 미국 ‘전쟁연구소’(ISW)는 우크라이나군이 공격했다면 자체 개발한 대함 넵튠 미사일을 지상 공격용으로 변형해 활용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공격을 당했다면 러시아군 방공망의 비효율성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소행이라고 주장할 이유가 별로 없다”고 덧붙였다.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쪽 모두에게 전략적으로 아주 중요한 요충지다. 최근 두나라 군대가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는 흑해 연안 헤르손주나 자포리자주와 인접한 곳이어서, 향후 전투에서도 중요한 지역이다. 이 때문에 러시아군이 이번 공격에 대한 강력한 보복 공격을 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헤르손과 자포리자 등 우크라이나 남부에서는 이날도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발렌틴 레즈니첸코 드리프로페트로우스크주 주지사는 지난 9일 밤부터 10일 새벽까지 러시아군이 집중적인 공격을 벌여 13명의 주민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이 지역과 강을 사이에 두고 있는 자포리자 원전에 주둔한 채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밤 대국민 연설에서 이번 공격에 대해 응징하겠다고 다짐했다.

최대 격전지인 동부에서는 러시아군이 이날 도네츠크주 북부의 중심 도시인 바흐무트 시내 중심지를 공격해 적어도 7명이 숨지고 상점과 많은 주택이 파괴됐다고 <에이피>가 전했다. 바흐무트는 러시아군이 도네츠크주를 완전히 점령하기 위해 핵심 점령 목표로 삼고 있는 도시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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