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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당헌 개정' 논란…다시 갈라서는 친명 vs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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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 기소 당직자에 제재조항…文 당대표 시절 만들어져

친명·강경파 "檢에 운명 맡기나"…비명 "민심에 반하는 일"

일부 "소모적·과잉 반응" 비판…李 "의견 낸 일 없어"

아이뉴스24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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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8·28 전당대회 일정이 계속되는 가운데, 당 내부가 '당헌 80조' 개정 논란으로 시끄럽다. 일부 당원들의 온라인 청원으로 시작된 제안에 친명계(친이재명계)와 비명계(비이재명계)가 이견을 표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헌 개정 문제를 두고 당내 계파 갈등이 재점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이재명 의원은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비명계로 알려진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당헌 80조 개정 논란에 "창피하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4·27 재보궐선거에서 원칙을 깨고 서울·부산시장 후보를 냈다 참패한 일을 거론하며 "하필이면 지금 오얏나무 밑에서 갓을 고쳐 쓰는 일을 하는 것은 민심에 반하는 일이고 내로남불의 계보만 잇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해당 규정이 지난 2015년 문재인 당대표 시절에 만들어진 조항임을 언급하며 "야당 때 만든 걸 갖다가 다시 검찰의 야당 침탈 루트가 된다고 없애겠다는 것은 어이가 없다"고 덧붙였다.

친문재인계(친문) 국회의원인 전해철 의원도 전날(10일) 페이스북을 통해 당헌 80조 개정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전 의원은 "당헌 80조는 2015년 문재인 당대표 시절 의결된 혁신안이다. 이를 바꾸거나 없애는 것은 그간의 혁신 노력을 공개적으로 후퇴시키는 일"이라며 "오히려 민주당의 신뢰 회복을 위해 더욱 엄격하게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민주당 당헌 80조는 '부패 연루자 제재' 관련 규정이다. 당 사무총장이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를 정지하고 윤리심판원에 조사를 요청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지난 1일 민주당 온라인 당원청원에 해당 조항이 검찰의 정치 탄압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이유로 개정 청원이 등록됐으며, 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지도부가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최근 경찰의 김혜경씨 출석 요구 등 이재명 의원의 '사법 리스크'가 가시화되면서 이 의원을 위해 당헌 개정이 추진됐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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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왼쪽부터), 강훈식, 박용진 당대표 후보가 지난 9일 오전 서울 양천구 CBS사옥에서 열린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당대표 후보자 방송 토론회에 출연해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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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친명계·강경파로 분류되는 의원들은 당헌 80조 개정을 지지하고 있다.

친명계 최고위원 후보인 장경태 의원은 지난 9일 "(민주당과 검찰이) 검찰개혁 과정에서 여러 가지 갈등이 있지 않았느냐"며 "검찰의 표적·기획 수사나 별건 수사로 대변되는 여러 문제점이 있기에 민주당의 정치적 행위를 검찰의 기소에 맡기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김용민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해당 규정은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에 반하고, (정치)검찰에 당직자의 운명을 맡기는 규정이라 개정돼야 한다"며 "실질적인 필요성은 이해할 수 있지만 다른 수단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의원은 9일 "검찰의 야당 탄압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정서를 고려해야 한다"며 개정에 공감하면서도 "해당 조항은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재량 조항이다. (어차피) 당대표가 임명한 사무총장이 당대표를 직접 제재하기는 힘들기에 저는 고치지 않아도 상관없다"고 밝혔다. 개정 필요성엔 공감하나 적극적으로 추진하진 않겠다는 입장이다.

10일 TJB 대전방송에서 열린 대전·세종·충남 토론회에서는 관련 질문으로 공격한 박용진 의원에게 "당헌 개정 문제에 의견 낸 일도 없고, 어떤 의사를 가진 바도 없다"고 잘라 말하는 모습도 보였다. 박 의원은 11일 기자간담회에서 "(당헌 개정 논란에) 침묵할 거면 당대표 후보로 나오지 말았어야 한다"며 이 의원의 태도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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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이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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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당헌 개정 논란이 불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고위원 후보인 고민정 의원은 11일 KBS 라디오에서 "이 이슈 자체가 사실은 아이러니하게도 이 의원의 입지를 굉장히 좁아지게 하는 것"이라며 "민주당 내에서는 오히려 왜 이 논의를 더 뜨겁게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굉장히 불필요하고 소모적"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도 지난 6일 당헌 80조를 개정할 이유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한 수도권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어차피 사무총장도, 윤리심판원장도 모두 당대표가 임명하는데 80조가 존속한다고 이 의원에게 문제가 생기는 게 아니다"며 "일부의 주장에 당 전체가 과잉반응하고 있는 건 문제다"라고 밝혔다. 민주당 당헌에 따르면 중앙당 윤리심판위원과 위원장은 당대표의 추천과 당무위 의결로 임명되며, 당 사무총장 역시 당대표가 최고위원회의와의 협의를 거쳐 임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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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준위 1차 강령분과 토론회에서 안규백 전국대의원대회 준비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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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가 10일 당 강령에서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관련 문구를 교체하기로 의견을 모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의원의 당내 입지가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준위는 민주당 강령 중 "사회적 안전망을 강화해 안정적인 '소득주도성장'의 환경을 마련한다"는 내용을 '포용성장'으로 바꾸기로 했는데 포용성장은 이 의원이 대선 경선 때부터 주창했던 개념이기 때문이다. 당내 의원 상당수도 전준위 이같은 강령 개정 방향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용진 의원은 11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를 두고 "시대가 변했으면 강령 논쟁도 있을 수 있지만 괜히 문재인 시대가 끝나고 다른 시대가 온다는 식으로만 읽힐까 봐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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