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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김진표, 100조 원전·방산 '전방위 세일즈'…부산엑스포 유치전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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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루마니아 첫 순방…'릴레이 회담' 속 K-원전·방산 유치 당부

2030 부산엑스포 지지 약속 '성과'…루마니아 항만·보건 '깜짝 협력'

뉴스1

루마니아를 방문 중인 김진표 국회의장이 9일(현지시간) 부쿠레슈티 루마니아 국회의사당에서 치올라쿠 하원의장과 회담하고 있다. (국회 제공) 2022.8.10/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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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크레슈티=뉴스1) 최동현 기자 = 김진표 국회의장은 폴란드·루마니아 의회 및 정부를 상대로 총 100조원 규모의 '방산·원전 세일즈 외교'를 펼쳤다.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에 대한 양국의 지지 약속과 루마니아 정부가 추진하는 3조원대 보건·의료 분야 및 콘스탄차 항구 현대화 사업에 한국의 참여를 끌어내는 성과도 달성했다.

김 의장은 지난 9일(현지시간) 이온 마르첼 치올라쿠 루마니아 하원의장과의 양자회담을 끝으로 5박7일 일정의 폴란드·루마니아 순방을 마무리하고 11일 귀국한다. 21대 후반기 국회의장 취임 후 첫 해외순방으로, 순방 기간 양국 의회와 정부의 핵심 요인들과 잇달아 만나는 '릴레이 회담'에 매진했다.

◇K-방산·원전 세일즈 총력전…폴란드·루마니아 "韓기업 협력 희망"

김 의장은 순방 기간 'K-방산'과 'K-원전' 세일즈에 총력을 기울였다.

김 의장은 지난 5일 바르샤바 폴란드 국회의사당에서 엘쥐비에타 비테크 하원의장 회담을 갖고 폴란드 정부가 한국 기업과 체결한 방산 수출 기본계약의 최종 타결을 당부하고, 원전 건설 국책사업을 한국 기업이 수주할 수 있도록 지원을 요청했다.

폴란드 국방부는 지난달 27일 국내 방산업체들과 K2 전차 948대, K9 자주포 648문, FA50 경공격기 48대에 대한 기본 계약을 체결했다. 수출 계약 규모는 148억 달러(약 20조원) 규모로 본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또 폴란드 정부는 '에너지정책 2040'의 일환으로 2026년부터 2046년까지 총 6기 원전을 건설하는 65조원 규모의 국책사업을 추진 중이다.

김 의장은 "양국은 1996년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동시 가입했으며, 교역 투자 방산 인프라를 아우르는 다방면에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심화시키고 있다"며 "K2 전차의 경우 가격 및 성능 면에서 우수성이 증명됐고, 폴란드 현지 생산이 이루어질 경우 제3국 공동진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또 "원전 6기 건설 계획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아는데, 한국은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지역에 한국형 원전 4기를 성공적으로 건설하고 상업적 운영을 시작했다"며 "경제성 및 안정성 측면에서 우수할 뿐 아니라 한국기업은 공기도 잘 준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비테크 의장은 "방산 계약 및 이행은 투명하게 진행될 것"이라며 본계약 이행 의지를 분명히 했다. 원전 사업 수주에 대해서도 비테크 의장은 "원전은 에너지 가격 안정과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반드시 추진해야 할 사업"이라며 한국형 원전 도입에 대해 적극적인 검토 의사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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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마니아를 순방 중인 김진표 국회의장이 8일(현지시간) 부쿠레슈티 루마니아 국회의사당에서 알리나 슈테파니아 고르기우 상원의장 직무대리와 회담하고 있다. (국회 제공) 2022.8.9/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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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장은 루마니아 의회와 정부를 상대로도 'K 방산·원전 세일즈'를 이어갔다. 한국·미국·루마니아가 참여하는 '3각 협력 체제'를 제안해 루마니아가 정부가 추진하는 신규 원전 건설 사업 참여를 요청하고, 올해 3조원 예산이 투입되는 루마니아 군(軍) 현대화 사업에 한국산 방산 물자를 도입한다는 구상이다.

김 의장은 8일 부크레슈티 루마니아 국회의사당에서 알리나 슈테파니아 고르기우 상원의장 직무대리와 회담을 갖고 "아시아 지역에서 유일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인 한국의 방산업체들이 루마니아의 군 현대화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루마니아는 올해 국방비 예산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2.5% 수준인 70억 달러로 증액하고, 그중 40%인 28억 달러(약 3조원)를 무기구입 예산으로 편성했다. 또 루마니아 정부는 체르나보다(Cernavoda) 지역에 운영 중인 원전 2기 현대화 및 원전 2기 신규 건설, 소형원자로모듈 6기 도입 사업에 11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김 의장은 "한국은 이미 폴란드와 K2전차 K9자주포 FA-50경공격기 등에 대한 총괄계약을 체결했고, 호주 아랍에미리트와도 방산협력이 활발하다"면서 "한국산 무기는 가격에 비해 성능이 우수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호환 가능한 무기체계라는 장점도 있다"며 K방산 무기의 우수성과 장점을 부각했다.

이어 신규 원전 건설 사업에 대해 "루마니아는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를 위해 원전 설비개선 및 신규 원전 건설사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소형원전(SMR) 분야에서 한국-루마니아-미국 간 3각 협력이 진행되었으면 한다"고 했다. 김 의장은 전날(7일) 루마니아 주요 장관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3각 협력 체제를 제안했다.

고르기우 직무대리는 "올해 서울에서 방산전시회가 열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 자리에서 (양국 관계자들 간)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실질적인 결과가 도출되길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내년 5월 루마니아 연립정부 총리에 내정된 이온-마르첼 치올라쿠 하원의장도 9일 회담에서 한·루마니아 원전 협력에 대해 "신규 원전 3, 4호기 건설 관련해서 미국과 금융 문제를 협의 중이고 SMR의 경우 카말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방문이 공식화됐다"며 "이 분야에 있어서 한국과의 협력이 필요하고 3각 협력 방향에 대해서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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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국회의장이 5일(현지시간) 바르샤바 폴란드 국회의사당에서 엘쥐비에타 비테크 하원의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국회의장실 제공) 2022.8.6/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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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부산 세계박람회, 폴란드·루마니아 "사실상 지지"

김 의장은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에 대한 폴란드와 루마니아의 '지지 약속'를 끌어냈다. 특히 루마니아 정부가 추진 중인 보건·의료 및 콘스탄차 항구 현대화 사업에 한국의 참여를 요청받는 '깜짝 성과'도 거뒀다. 김 의장은 오는 19일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한·루마니아 정상회의'를 건의할 예정이다.

김 의장은 비테크 폴란드 하원의장에게 한국이 폴란드의 최대 투자국임을 강조하면서 "폴란드가 우크라이나 지지를 결정한 것으로 알지만, 우크라이나는 9월까지 후보국 자격이 정지된 상태"라면서 "우크라이나가 후보국을 사퇴할 경우 한국에 대한 지지를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폴란드의 지난해 해외 투자 유치액(40억 달러) 중 한국의 투자액은 21조로 1위이다.

폴란드 정부는 2030 우크라이나 세계박람회 유치를 지지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 침공으로 우크라이나는 오는 9월7일까지 후보국 자격이 정지된 상태다. 우크라이나가 후보국에서 사퇴할 경우, 폴란드 의회가 한국을 지지해 달라는 '조건부 지지 요청'이다. 비테크 의장은 "그렇게 하겠다"며 의회 차원에서 한국을 지지할 뜻을 분명히 밝혔다.

김 의장은 고르기우 루마니아 상원의장 직무대리에게도 "부산이 박람회 유치에 성공하면 루마니아 최대 항구도시인 콘스탄차와 부산이 새로운 협력관계를 만들 수 있고, 많은 한국 기업들이 루마니아의 다양한 분야에 투자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한국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는 루마니아가 우리를 지지해 준다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고르기우 상원의장 직무대리는 "부산은 매우 좋은 자격 조건을 지닌 도시"라며 "양국이 국제기구 임원 선출 때 서로 도움을 줬던 아름다운 전통을 깨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티투스 코를러체안 상원 외교위원장도 "부산이 왜 개최도시가 되어야 하는지 이해하고 있고 긍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며 "의장님의 요청을 루마니아 의회 차원에서 정부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치올라쿠 루마니아 하원의장도 9일 회담에서 "아직 대외적으로 공식화되기 전이지만, 루마니아 정부는 2030 부산 엑스포 유치를 지지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외교부 장관을 포함해 내부 협의를 거쳐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부산 유치 지지를) 확정·발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치올라쿠 하원의장은 보건·의료 및 콘스탄차 항구 현대화 사업에 대한 한국의 참여를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김 의장에게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자금 지원을 통해 보건협력에 20억 유로(약 2조7000억원) 투자가 예정돼 있다"며 "한국이 보건·의료 선진국인 것으로 아는데, 한국의 관심과 투자 촉진을 요청한다"고 했다.

또 치올라쿠 하원의장은 루마니아 최대 항구인 콘스탄차 항구 현대화 사업을 위한 금융 투자를 확보했다면서 "한국이 현대적인 항만 건설·운영에 노하우와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한국 기업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항구 현대화 사업 협력을 제안했다.

김 의장은 양국의 제반 협력 사업에 대한 구체적 논의를 위해 '한·루마니아 정상회담'이 필요하다는 요청에 공감하면서 "귀국하면 윤석열 대통령에게 (한·루 정상회의를) 건의하고, 우리 외교부에도 의견을 전달해 양국 정상회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오는 19일 신임 국회의장단을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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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국회의장이 6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 올드타운(구시가지)를 시찰하던 도중 현지 10대 한류팬들을 만나 격려하고 있다. (국회 제공) 2022.8.7/뉴스1 ⓒ News1 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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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유럽 강타한 '한류 열풍'…김진표 'K팝 대사' 깜짝 변신도

한편 이번 순방에서는 중·동유럽권 내 '한류 열풍' 흔적이 곳곳에서 확인됐다. 루마니아 정부와 의회는 내년도 중·고등학교 정규과목에 '한국어'를 신설하는 내용의 교육법 개정을 추진한다. 김 의장은 폴란드에서 'K팝 홍보대사'로 깜짝 변신하기도 했다.

김 의장은 6일 폴란드 바르샤바 올드시티(구시가지)에서 주폴란드 대한민국 대사관 직원들과 격려 오찬을 한 뒤 거리 시찰에 나섰다가 현지 청소년 한류 팬들이 K팝 노래에 맞춰 거리 공연을 하는 모습을 목격하고 즉석에서 격려했다.

김 의장은 "우리는 K팝 노래는 들을 줄은 알아도 실제로는 못하는데, 여러분이 더 잘하시네"라며 10대 한류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이어 "우리 같이 사진 한번 찍으면 내가 그 사진을 BTS(방탄소년단)에 보내줄게요"라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하자 좌중에서 환호성이 터지기도 했다.

김 의장은 7일 부쿠레슈티 시내 JW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루마니아 주요 장관 접견식'에 올해 하반기 중·고등학교 제2외국어 정규과목에 한국어를 신설하는 내용의 교육법 개정을 추진 중이지만, 전문적인 한국어 강사가 부족하다는 말을 듣고 "루마니아에 한국어 강사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김 의장은 9일 부크레슈티 근교에서 진행한 순방 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순방 성과에 대해 "원전 수주, 2030 부산 엑스포 지지를 확보하는 문제, 그리고 방산 협력 등을 중심으로 생각했던 것보다 아주 구체적인 성과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순방에는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백혜련·신영대 의원이 동행했다. 또 박경미 국회의장 비서실장과 고재학 공보수석비서관, 서진웅 정책기획비서관, 조구래 외교특임대사, 곽현준 국제국장 등이 함께 순방길에 올랐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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