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김광현의 역발상 "변화구 비율 80%면 좋은 투구인가?"[SS 인터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서울

SSG 김광현.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포츠서울 | 문학=장강훈기자] “변화구 비중이 80%이면 괜찮은 투구일까요?”

돌아온 에이스 김광현(34·SSG)은 발상의 전환으로 시즌 10승 고지에 올랐다. 최고구속이 시속 149㎞까지 측정됐고, 평균구속도 시속 145㎞인 KBO리그에서는 강속구 투수이지만 다양한 구종을 활용해 1점대 평균자책점(1.82)을 지키고 있다.

지난 1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치른 KT전에서도 5이닝 동안 94개를 던졌는데, 속구 비중은 27.7%(26개)였다. 슬라이더를 27개 던졌고, 체인지업을 29개 활용했다. 커브는 11개였다. 일각에서는 김광현이 변화구 투수로 변신한 것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특유의 다이내믹한 투구폼으로 꽂아 넣는 시속 150㎞ 강속구가 주는 청량감이 트레이드 마크여서 이른바 ‘맞혀잡는 투구’가 낯설다는 의미다.
스포츠서울

SSG 김광현은 다이내믹한 투구폼으로 꽂아 넣는 강속구가 트레이드 마크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김광현은 “모든 구종을 25%씩 적절히 배합하는 것이 목표”라며 “속구, 변화구로 이분화하는 것보다는 각 구종이 가진 특성을 봤으면 좋겠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은 궤적도 다르고 던지는 목적도 다르다. 속구 비중이 줄었다고 좋지 않은 투구를 하는 것은 아니다. 구종에 따라 타자의 반응이 달라지기 때문에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속구를 고집하다가 홈런을 맞고 팀이 패하면, 좋은 투구라 할 수 있는가. 투구의 목적은 팀이 이기도록 돕는 것”이라며 “경기 상황에 따라 대응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힘빼고 던지는 변화구는 선발 투수의 체력 안배를 돕는다. 긴 이닝을 소화해야 불펜진의 체력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다. 김광현은 “긴 이닝을 소화하려면 매구(球) 100% 힘으로 던질 수는 없다. 커맨드를 갖춘 변화구가 중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구위가 떨어지지 않는다면 완급조절로 선택과 집중을 하는 편이 훨씬 효율적이다. 특히 김광현은 상대 타자가 속구를 노리고 타석에 들어선다. 슬라이더 최고구속이 시속 144㎞까지 측정되기 때문에 속구 타이밍에 스윙하면 히팅 포인트 앞에서 걸릴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스포츠서울

SSG 김광현이 볼 판정에 아쉬워하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광현이 슬라이더 구속을 시속 120㎞대 중반까지 떨어뜨리려는 노력을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시즌 초 “속구 타이밍에 슬라이더가 걸리기 때문에 구속에 변화를 줘야한다. 타이밍을 빼앗기면 타자가 헷갈리기 때문에 운신의 폭이 넓어진다”고 말했다. 컷패스트볼처럼 빠르고 예리하게 꺾이는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던지려면 ‘무조건 속구 타이밍’이라는 타자들의 생각에 변화를 줘야한다는 의미다. 시행착오는 있었지만,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목표를 실현하고 있다.

2019년 이후 3년 만에 시즌 10승을 따냈고, 120이닝에 육박(118.1이닝)할 만큼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그는 “체력 부담을 걱정했는데, 트레이닝 파트에서 관리를 잘해주셔서 버티고 있다. 다음주에는 주 2회 등판할텐데 마지막 고비이지 않을까 싶다. 10승 고지도 밟았고, 약했던 KT에 승리를 따냈으니 남은 경기에서는 패전투수가 되지 않겠다는 목표로 뛸 것”이라고 자신했다.
zzang@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