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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도 아들 죽을병인줄 알고 50억 줬다"…진단서엔 '현기증' [法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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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급 사원이 퇴직금으로 ‘로또 당첨금보다 큰돈’을 받아 논란의 중심에 선 곽상도 전 국회의원 아들 병채씨. 10일 법정에는 증인으로 선 이성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표는 “죽을병에 걸린 줄 알았다”면서 “병명이 뭔지는 몰랐다”는 취지로 증언했습니다. 화천대유 측은 이제껏 병채씨에게 건넨 50억원이 산재, 질병 위로금 성격이라고 주장했는데요, 이날 법정에서 검찰은 ‘현기증’, ‘기관지염’ 진단서 내용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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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 사업 관련 ‘50억 클럽’ 혐의를 받는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아들 병채씨가 법정을 나서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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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어지럼증 발생 뒤 30초 뒤 사라지는 경증 질병”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부장판사 이준철)는 10일 곽 전 의원의 뇌물 혐의 공판을 열었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병채씨의 진단서에 기록된 양성발작성 현기증은 어지러움증이 발생한 뒤 30초 뒤에 사라지는 경증 질병이고, 호산구성기관지염 역시 4주 치료로 호전을 기대할 수 있는 질병이라고 합니다. 검찰이 “이를 알았냐”고 묻자 이 대표는 “잘 모른다. 의학적 부분에 대해 답변이 힘들다”고 했습니다.

또 “곽병채가 제출한 진단서 가운데 일부는 1년 4개월 또는 1년 6개월 전에 진단받은 내용을 뒤늦게 발급받아 제출한 것”이라며 의문을 표했습니다. 이씨는 “세부 사항은 모른다”고 피해갔죠. 검찰은 재차 “대표이사로서 병을 이유로 퇴사하는 사람의 병명이 뭔지 증상이 어떤지 확인했어야 하지 않나”라고 추궁했습니다.

검찰이 “일반적이지 않은 거액이라는 사실 동의하나?”고 묻자 이 대표는 “판단을 보류하겠다”며 “(병채씨는) 사회생활을 못 할 질환이 있어 금액을 높여야 한다고 했고, 그런 병에 걸렸다 하면 그런 돈 받아도 된다고 했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검찰은 “그런 병이 어떤 것인지는 확인 안 하지 않았냐”고 다시 물었고 “프라이버시 때문에 말 안 한다 생각했다”고 했죠. 그러면서 이 대표는 “뇌에 중대한 질환이 있다거나 죽을 병에 걸렸다고 인식했다”는 취지로 답했습니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도 경찰 소환 때 “곽상도 의원 아들은 ‘산재’(산업재해)를 당했다”면서도, 어떤 일로 산재 처리를 받은 것인지에 대해선 “그분이 대답하지 않는 한 프라이버시라 제가 말씀드리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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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도 전 국회의원 페이스북 캡처





대표는 120억, 대리급 직원은 50억…차‧부장은 5억?



주로 부동산개발사업 분야에서 활동하던 변호사였던 이 전 대표는 2000년 초부터 대학 선배인 당시 법조기자 김만배씨와 교류하다 지난 2015년 1월 사업 제의를 받고 화천대유 대표직을 맡았다고 합니다. 화천대유 임직원의 성과급은 입사 초기보다 상향됐는데, 이 전 대표의 경우에는 총 120억원으로까지 늘었다네요.

이날 재판에서는 차‧부장급 사원이 5억원의 성과급을 받았다는 얘기도 나왔습니다. 이 전 대표는 이에 대해 “부동산 개발 회사에서 여직원까지 성과급을 몇천만원도 아니고 5억원을 주는 건 굉장히 드문 사례인데 김만배씨가 많이 배려를 해줬단 취지로 진술한 것”이라고 말했는데, ‘여직원’이라고 지칭한 사원 역시 직위는 차‧부장급이었습니다.

그러자 검찰은 곧장 “곽병채씨는 그것보다 하급이지 않으냐”고 꼬집었죠. 병채씨는 대리급 사원이거든요. 그러자 이 전 대표는 “우리 회사는 많이 준다는 뜻으로 진술한 건데 검사님에겐 그렇게 읽혔나보네요”라고 답했습니다.

병채씨의 채용 경위도 일반적인 절차와는 조금 다릅니다. 이 전 대표는 “그때 무슨 전문가를 채용하고 이런 게 아니니까, 일할 사람이 필요하니까 김회장님(김만배)한테 애가 씩씩하고 괜찮더라 해서 채용한 걸로 안다”는 취지로 설명했습니다. 되레 “병채가 입사할 때 대리로 들어왔는데, 상무도 아니고 연봉도 고액이 아니잖아요. 사실 이런 채용 과정은 작은 회사에서 흔히 있는 거 아닙니까?”고 되묻기도 했죠.

이 대표는 변호인 반대 신문에서 병채씨에 대해 “성실한 직원이고 자기 일을 열심히 했다”며 “(이름만 걸어놓은) 그런 건 아니고, 뭐 시키면 빨리빨리 했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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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을 돕고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을 마친 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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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풀려난 곽상도 “검찰 추측, 누구나 견딜 수 없다”



최근 보석으로 풀려난 곽 전 의원은 이날 불구속 상태로 처음 공판에 출석했습니다. 이날 오전 재판이 끝난 뒤 곽 전 의원은 취재진과 만나 퇴직금 등 명목으로 거액을 받은 직후 부자간 통화 횟수가 급증했다는 부분에 대해 반박했습니다.

그는 “검찰이 앞으로 통화한 것만 찾으면 자기들이 원하는 범죄 사실 때문에 통화했다고 다 얘기하면, 여러분들도 전부 그렇게 다 잡혀갈 것”이라며 “여러분들은 버틸 재간이 있나요. 그런 추측을 가지고 하기 시작하면 누구도 견딜 수 없다”고 주장했죠.

다음 재판에는 이 대표 증인 신문이 계속되고요. “곽 전 의원 아들한테 50억원 지급하는 부분은 조금 문제가 있는 거 같아 사인을 안 했다”고 말한 화천대유 양모 전무도 나옵니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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