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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단독] 습도 40%→60% 높아지면 코로나 감염확률 14%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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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와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MIT) 공동연구팀이 실내에서는 습도가 높을수록 코로나 전파 확률이 낮아진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실내 습도가 높은 곳에서는 사람의 코나 입 등 호흡기에서 나온 침방울(비말)이 공기 중의 수분과 결합하면서 습도가 낮은 곳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빠르게 아래로 떨어져, 다른 사람의 호흡기에 감염자의 침방울이 닿을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게 연구진의 결론이다.

조선일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 속에 대전 지역 신규 확진자가 4900명대로 치솟아 117일사이 최다치를 기록했으며, 전국적으로 14만9897명이 확진된 가운데 9일 대전 유성구 월드컵경기장 주차장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2.8.9/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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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황원태 기계공학부 교수와 이수형 국제대학원 교수, MIT의 스티븐 바렛 교수 등이 참여한 연구진은 실내 상대습도(공기 중 수증기의 비율)가 40%에서 60%로 증가하면 코로나 감염 확률이 14%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실내 온도 변화는 코로나 전파 확률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11일 과학 및 의학을 다루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실린다. 연구진은 “232국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도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실내 온도와 습도를 통제한 채 실험해 종전 연구보다 신뢰도를 더 높였다”고 했다.

연구진은 실내 온도와 습도가 코로나 전파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밝히기 위해 침방울(비말)이 실내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 추적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연구진은 온도와 습도를 통제할 수 있는 실험실에서 일반적으로 사람이 내뱉는 비말 크기인 50~150㎛(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1m)의 비말이 특정 온도·습도하에서 증발하는 데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리는지 확인했다. 비말이 증발한 뒤에는 비말에 포함됐던 바이러스가 금세 사멸하면서 사람의 호흡기에 닿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한다.

연구진은 이 데이터를 컴퓨터에 입력해 각 비말 입자가 사람의 평균 입 높이인 1.6m에서 분출될 경우 특정 실내 온도와 습도에 따라 어떻게 이동하는지 시뮬레이션을 했다. 그 결과 크기가 큰 비말이 바닥으로 떨어질 때, 같은 온도에서 습도가 더 높으면 더 빨리 바닥으로 떨어졌다. 크기 130㎛인 경우 상대 습도가 40%일 때 바닥으로 떨어지는 데 5초가량 걸린 반면, 상대 습도가 60%인 경우에는 약 4초 만에 바닥으로 떨어졌다. 크기가 작은 비말의 경우 습도가 높을수록 코와 입보다 낮은 높이에서 증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순영 가톨릭의대 미생물학교실 명예교수는 “습도가 높으면 비말이 크고 무거워져 아래로 가라앉아 호흡기 높이에서 멀어지기 때문에 전파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다만 여름철 냉방 환경에서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우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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