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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정육점 아니죠"…핵심 상권 장악하는 대체육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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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신세계푸드가 서울 압구정로데오거리에 문을 연 국내 최초의 식물성 정육 델리 `더 베러(The Better)` 팝업스토어. 대체육 슬라이스 햄·미트볼·다짐육을 비롯해 오트밀크, 대체육 샌드위치 등 대체식품 50여 종을 선보인다. 오는 12월 31일까지 운영된다. [사진 제공 = 신세계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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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압구정 로데오 거리. 길을 가던 사람들이 한 매장 앞에 멈춰 서서 기웃거리길 반복했다. '정육점인 듯 정육점 아닌' 이곳은 국내 최초의 식물성 정육 델리인 '더 베러(The Better)'다. 지난해 대체육 전문 브랜드 '베러미트(Better Meat)'를 선보인 신세계푸드가 지난달 30일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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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월 31일까지 운영되는 더 베러에서는 베러미트의 슬라이스 햄·미트볼·다짐육·소시지·샌드위치 등 대체육 제품을 비롯해 대체 달걀로 만든 쿠키와 케이크, 오트밀크 등 100% 식물성 대체식품 50여 종을 판매한다. 붉은색 조명으로 정육점 분위기를 낸 매장 내 냉장·냉동 판매대에는 이처럼 다양한 식물성 대체식품들이 진열돼 있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더 베러는 기존 채식주의자(비건)보다는 대체육을 아직 접해보지 않은 일반 소비자들을 위한 공간으로 마련됐다"며 "대체육이 일반 육류보다 건강에 좋으면서도 맛에서도 뒤처지지 않는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정육점 콘셉트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신세계푸드는 대체육 가운데서도 햄, 소시지 같은 돼지고기 가공육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반 소비자들이 가장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형태라고 판단해서다. 지난해 7월 베러미트의 첫 제품으로 내놓은 B2B(기업 간 거래) 전용 대체육 슬라이스 햄 '콜드 컷'은 스타벅스 '플랜트 햄&루꼴라 샌드위치' 등에 적용되면서 스타벅스에서만 누적 70만개 이상 팔렸다. 신세계푸드는 올해 하반기 중 더 베러에서 선보인 신제품들을 B2C(기업과 고객 간 거래) 상품으로 대거 출시할 예정이다.

더 베러 매장 한편에는 더 베러의 브랜드 철학을 담은 굿즈(상품)가 전시돼 있었다. 사람들이 대체육을 먹어서 '휴가를 떠난 돼지'를 유쾌한 모습으로 그려낸 스티커가 대표적이다. '당신이 먹는 것이 당신이 누구인지 말해 준다(You are what you eat)' 같은 가치 소비 관련 문구가 새겨진 스탬프도 마련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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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원 `플랜튜드` 플랜트 소이불고기 덮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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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대체육 시장에 뛰어든 식품회사들은 최근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활용하고 있다. 앞서 지난 5월에는 풀무원과 농심이 나란히 비건 레스토랑을 오픈했다. 풀무원이 서울 강남구 코엑스몰에 문을 연 '플랜튜드(Plantude)'는 국내 식품기업이 운영하는 외식 매장 가운데서는 최초로 비건표준인증원의 비건 인증을 받았다. 100% 식물성 식재료를 사용하는 레스토랑임을 공식 인정받은 것이다. 플랜튜드는 식물성을 의미하는 '플랜트(plant)'와 태도를 의미하는 '애티튜드(attitude)'의 합성어다. 식물성 지향 식단으로 맛있고 즐거운 식사를 제공하고 지구와 환경까지 생각하는 태도를 지향한다는 뜻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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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튜드 두부 카츠 채소 덮밥과 순두부 스튜, 트리플 감태 화이트 떡볶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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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튜드는 캐주얼 비건 레스토랑으로 대체육 덮밥, 식물성 떡볶이, 두부 라자냐, 순두부 스튜 등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메뉴를 식물성으로 선보인다. 1호점은 144.6㎡ 규모로 조리과정을 지켜볼 수 있는 오픈 키친 형태로 1인석을 포함해 총 47석이 마련됐다. 풀무원은 올해 하반기 중 대체육 등 식물성 대체식품 전문 브랜드를 출시하고 사업 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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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포리스트 키친` 전채요리 `작은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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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식물성 대체식품 전문 브랜드 '베지가든'을 내놓은 농심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에 문을 연 비건 다이닝 레스토랑 '포리스트 키친'을 통해 다이닝 업계 최초로 대체육을 포함한 비건 코스 요리를 선보였다. 메뉴는 농심과 김태형 총괄셰프가 공동 개발했다. 대체육 꼬치구이가 포함된 전채 요리, 이탈리아식 만두에 대체육을 넣어 만든 코코넛 베이스 파스타, 흑마늘의 풍미와 숯불향을 머금은 대체육 함박스테이크 등을 포함해 점심 코스(7종)와 저녁 코스(10종) 각각 한 가지 코스로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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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리스트 키친 흑마늘 대체육함박스테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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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리스트 키친은 향후 시즌에 따라 다양한 메뉴를 개발해 선보일 계획이다. 100% 식물성 재료만을 사용한 다채로운 파인 다이닝 메뉴로 비건 음식의 격을 한층 높여 새로운 식문화를 이끌어 가겠다는 목표다. 바테이블 12석을 포함해 총 34석을 갖춘 레스토랑의 규모는 171.5㎡로 전부 사전예약제로 운영된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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