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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시장 침체 속으로… 美기업 실적 줄줄이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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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車 등 全분야 수요 악화

마이크론-엔비디아 실적전망 낮춰

삼성-SK도 영업이익 감소 전망

한국 수출 20%비중 반도체 비상

동아일보

바이든, ‘中견제’ 반도체 지원법 서명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가운데 앉은 사람)이 9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중국을 견제하고 미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반도체와 과학법’에 서명한 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에서 두 번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바이든 대통령 오른쪽에 분홍색 옷 입은 이)을 비롯해 상하원 의원과 백악관 참모진의 박수를 받고 있다. 2800억 달러를 투자하는 이 법은 미국에 공장을 짓는 반도체 기업에 세제 혜택을 주지만 해당 기업은 10년간 중국에 투자할 수 없다. 워싱턴=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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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호황을 누리던 반도체 산업에 ‘겨울’이 왔다는 징후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을 대표하는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과 엔비디아 등이 줄줄이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며 “반도체 수요가 악화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삼성과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 영업이익도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반도체 시장에 불황 조짐이 나타나면서 무역수지 악화에 시달리는 한국 경제에 더 큰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이어 세계 3위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은 9일(현지 시간) 자사 회계기준 4분기(6∼8월) 매출 전망치가 당초 예측했던 68억∼76억 달러(약 8조9000억∼9조9000억 원)를 밑돌 것이라고 공시했다.

특히 마크 머피 마이크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투자자 행사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시장이 더 악화됐다”며 “(반도체 수요가) 훨씬 광범위하게 악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PC와 스마트폰뿐 아니라 데이터센터, 자동차, 게임 등 전 산업 분야에서 반도체 수요가 줄고 있다는 의미다.

10일 금융정보 제공기업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7∼9월) 영업이익 전망치는 13조5472억 원, SK하이닉스는 3조166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35%, 24.1%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반도체 시장의 어두운 전망에 이날 반도체 주식 모임인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4.6% 급락했다. 10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도 전날보다 각각 1.5%, 3.47%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9일 중국을 견제하고 미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총 2800억 달러(약 367조 원)를 투자하는 ‘반도체와 과학(CHIPs)법’에 서명했다.

高물가에 PC-스마트폰-車 판매량 줄어… 반도체 수요 급감

반도체 시장 침체속으로
기업들, 투자 관련 분위기 달라져
美정부 등 인센티브 전략 주시


동아일보

척 슈머 미국 집권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운데)가 10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주먹을 불끈 쥐고 중국 견제를 위한 반도체과학법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에서 두 번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슈머 원내대표의 연설 직후 2800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는 이 법안에 서명했다. 워싱턴=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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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시장의 다운사이클(하강 국면) 조짐은 고물가에 경기 침체 우려가 겹쳐 PC와 스마트폰, 자동차 판매량이 줄어들면서 시작됐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PC 출하량이 전년 대비 9.5% 하락할 것으로 봤다.

세계 1위 그래픽처리장치(GPU)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도 전날 2분기 실적을 17% 하향 조정했다. 세계 최대 종합 반도체 기업인 인텔도 지난달 발표한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2% 하락했다. 블룸버그는 9일(현지 시간) “마이크론의 수요 악화 경고는 글로벌 반도체 수요 붕괴의 증거”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전 세계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D램(PC향 범용제품)은 지난달 말 고정거래가격이 2.88달러로 전월 대비 14.03% 급락했다. 2020년 12월 말 이후 19개월 만에 2달러대로 내려앉았다. 한국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 마이크론의 실적 전망치 하락은 수요의 둔화 속도가 기존 시장 예상치보다 빠르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 초까지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앞다퉈 대규모 시설투자 계획을 발표하던 것과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반도체 기업들이 시장의 실제 수요보다 미국 등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인센티브 전략에 기대 투자 결정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마이크론은 9일 “반도체 수요 악화”를 이유로 내년 설비투자를 줄이겠다면서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서명한 미국 반도체법을 계기로 2030년까지 400억 달러(약 52조 원) 투자를 약속했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반도체 기업 퀄컴도 미국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인 글로벌파운드리 뉴욕 공장에서 2028년까지 10조 원가량 물량을 사들이는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반도체법은 520억 달러(약 68조 원)를 반도체 산업에 직접 지원한다.

한국에선 반도체 시장 전망이 어두운 상태에서 주요 기업들의 중장기 투자가 미국에만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4일 시설투자 세액공제를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국회 통과까지 시일이 걸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법안 시행 시기를 보고 투자 규모와 시기를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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