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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대로 진입하는데 2시간”… 비 그쳐도 퇴근길 험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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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반포대로 잠수교와 올림픽대로 가양대교∼동작대교 양방향 구간 통제가 계속되고 있는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대교 인근 올림픽대로가 퇴근길 차량이 몰리면서 정체를 빚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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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9일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쏟아진 폭우 여파로 10일 오전 서울 대부분 지역에서 ‘출퇴근 대란’이 빚어졌다. 이날 오전 6시 이후부터 대부분 지역에서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지만 교통난은 오히려 비가 쏟아지던 9일 오전보다 더 심각했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특히 서울을 동서로 관통하는 핵심 도시고속도로인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 주요 구간이 통제되면서 연쇄적으로 도시 전체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왔다.

10일 서울시와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내내 서울 도시고속도로 강변북로에서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향하는 마포대교에서 한강대교 사이 구간과, 동쪽 동작대교에서 서쪽 한강대로로 항하는 구간이 전면 통제돼 있었다. 강변북로 총 29.43㎞ 중 3.5㎞ 구간이다. 또 올림픽대로 총 43.1㎞ 중 동작대교~가양대교 구간(12.8㎞)은 양방향이 10일 오후 9시45분까지 막혔다. 서초구에서 용산구를 잇는 반포대교 아래 잠수교도 물에 잠겨 통행이 금지된 상태였다.

문제는 이 구간이 모두 서울 한복판 도심에 맞닿은 길이라는 점이다. 한강을 사이에 두고 북쪽에 있는 강변북로, 남쪽에 있는 올림픽대로는 서울 동쪽과 서쪽을 오가는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 주요 루트다.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 일부 구간이 막히자 강남구, 서초구 등 동남권에서 광화문, 여의도, 마곡 등 서울 서부 지역으로 출퇴근하는 차량이 동작대교, 반포대교와 한남대교로 일시에 몰렸다. 그 결과 이날 오전 출근길은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이날 서초구에서 종로구 한 회사로 출근하는 50대 직장인 A씨는 “교대역에서 광화문까지 막혀도 보통 40분 안팎이면 오는데 이날은 2시간이 걸렸다”면서 “반포대교에 올라타는 데만 30분, 다리 위에서만 30분이 걸렸다. 다리 위에서 주변을 보니 한남대교에서 한강대교 방향 강변북로는 아예 주차장이 돼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교통은 흐름과 같아서 한 곳이 막히면 우회하는 차량들이 다른 길로 몰리면서 정체가 빚어진다”며 “동서를 잇는 도시고속도로 일부 구간이 통제되면서 남북축에도 함께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서울 시내 평균 차량 운행 속도는 평상시 시속 25㎞에서 이날은 18㎞에 그쳤다. 퇴근길도 정체가 심했다. 지난 8일과 9일 퇴근 시간(오후 5시~7시) 서울 전체 평균 시속은 19㎞, 도심권은 각 16~17㎞대였다. 이날은 오후 6시 기준 서울 전체 시속 17㎞, 도심권은 12.3㎞에 그치는 등 상황이 더 악화됐다.

비가 멎었지만 전날 경기 북부 등 한강 상류에서 비가 쏟아진 게 문제가 됐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팔당댐 방류랑은 초당 1만3000t까지 늘어났다. 서울시 관계자는 “당장 서울에는 비가 오지 않더라도 경기 북부 등 한강 상류 지역 집중호우로 인해 팔당댐 방류량이 늘면서 한강 수위도 급격히 올라갔다”며 통제 이유를 밝혔다. 강변북로 일부 구간 통제는 이날 오후 3시 40분 부로 해제됐다.

도시고속도로 통제는 일반 도로까지 영향을 미쳤다. 이날 오전 10시 한강대교 노들에서 용산 방면은 차 한 대가 통과하기까지 30분 이상 걸렸다.

퇴근길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오후 6시에 서울 강서구 마곡에 있는 사무실에서 출발한 직장인 김모(34)씨는 “퇴근길에 올림픽대로로 진입하려는 차량이 몰리면서 1시간 40분 동안 강서구를 벗어나지 못했다”며 “2시간째 도로에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폭우 이후 도로 곳곳이 파인 것도 교통 흐름에 영향을 줬다. 서울 관악구 서울대벤처타운역 앞에는 싱크홀이 발생해 구청에서 포대를 덮고 출입 통제 라인을 설치했다. 지하철 2호선 신림역 6번 출구 바로 앞 인도에도 싱크홀이 발생, 간이벽이 설치됐고 ‘폭우로 인한 지반 붕괴’라는 종이까지 붙어 있었다.

신대방역 인근 주택가 골목은 침수 이후 쏟아진 쓰레기와 주민들이 꺼내 놓은 가전 집기들로 빼곡히 채워지기도 했다. 신대방역 빌라촌에 거주하는 남윤석(68)씨는 “흙탕물을 뒤집어쓴 집기들이 너저분해서 길을 막았는데, 차와 오토바이가 아슬아슬하게 비켜가다가 청소하는 주민들과 부딪힐 뻔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해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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