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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트롤타워는커녕…대통령실, 폭우 대처 ‘우왕좌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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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불편 겪은 국민께 죄송한 마음” 취임 후 첫 사과

대통령실은 “사과 아니다”고 밝힌 직후 “사과다” 수정 ‘혼선’

반지하 참변 현장 홍보 포스터 활용에 시민들 “경악” 비판

경향신문

옹벽 붕괴 현장 방문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집중 호우로 옹벽이 무너진 서울 동작구 극동아파트 피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작은 사진은 윤 대통령이 전날 관악구 신림동 일가족 사망 현장을 둘러보는 사진을 담은 홍보 포스터.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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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수도권 집중호우 피해와 관련해 10일 “희생자의 명복을 빌며 불편을 겪은 국민께 정부를 대표해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호우 피해에 대한 사과이자 취임 후 첫 대국민 사과 메시지다. 윤 대통령은 정부서울청사에서 ‘폭우 피해상황 점검회의’와 ‘하천홍수 및 도심침수 대책회의’를 잇따라 주재했다. 아파트 옹벽 붕괴현장도 방문했다. ‘재택 지시’ 논란 이후 자세를 낮춰 폭우 피해 대책 마련에 부심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대통령실의 호우 대응은 다시 구설에 올랐다. 전날 윤 대통령의 신림동 호우 참사 현장 방문 사진을 카드뉴스 배경으로 사용한 것이 문제가 됐다. 일가족 3명이 수해로 사망한 사건 현장을 국정홍보로 이용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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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폭우 피해상황 점검 회의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야 된다는 것”이라며 각 부처에 복구 예산과 인력의 신속한 지원을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취약계층 보호를 당부했다. 하천홍수 및 도심침수 대책회의에서는 “다시 한번 희생자의 명복을 빌며 불편을 겪은 국민들께 정부를 대표해서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오후엔 서울 동작 극동아파트 옹벽 붕괴현장을 방문했다. 주민 160여명이 주민센터에서 임시로 머물고 있는 지역이다.

윤 대통령 사과 메시지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의 혼선이 빚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 발언을 취임 후 첫 사과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굳이 사과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국민 목소리를 듣겠다’는 말씀 중 하나”라고 했다. 답변을 명확히 해달라고 하자 “사과다. 첫번째라는 것에 너무 의미를 크게 두셔서 말씀드린 것”이라고 정리했다.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발언도 논란이 됐다. 강 수석은 KBS 라디오에서 “컨트롤타워가 부재했다고 야권이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무책임한 공격”이라며 “대통령이 계신 곳이 곧 상황실”이라고 말했다. 호우가 계속되는데 퇴근길에라도 차를 돌렸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비가 온다고 대통령이 퇴근을 안 하느냐. 상황이 왔을 때 그 상황에 대처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시민들은 윤 대통령이 서울 관악구 신림동 다세대주택 반지하에서 일가족 3명이 숨진 현장을 방문한 모습을 대통령실이 홍보 포스터에 활용한 데 대한 비난을 쏟아냈다. 직장인 김모씨(43)는 “불과 하루 전 국민이 안타깝게 죽은 현장을 구경하는 듯한 모습도 문제지만, 이를 포스터에 활용했다는 게 경악스럽다”며 “홍보실이 ‘안티’ 수준”이라고 했다. 김석민씨(34)는 “이번 문제만큼은 속에서부터 화가 치밀어 오른다”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참사 현장이라 불편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았다”면서 “부족한 점이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담당팀에 연락해 내리도록 요청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해당 카드뉴스는 이후 대통령실 홈페이지에서 삭제됐다.

윤 대통령의 ‘재택 지시’에 대해 대학생 김지은씨(27)는 “집과 현장에서 내리는 지시가 똑같다고 하더라도 국민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정도나 신뢰도 측면에서는 엄청난 차이가 있지 않나”라며 “대통령이 현장에 있다는 것 자체가 국민에게 주는 의미는 크다”고 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자택 지시가 문제없다는 대통령실 인식이 심각하다. 아크로비스타가 국가위기관리센터냐”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윤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 관리 실패를 주된 문제로 꼽는다. 장승진 국민대 교수는 “문제라고 지적받는 부분을 방어형으로 대응을 거듭하는 것이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는 “대통령은 위기 상황에서 국민에게 안정감을 줄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심진용·유경선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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